메디컬 포커스_류마티스관절염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를 치료하는 일을 시작한 지 벌써 20년이 지났다. 얼마 전 수년 동안 치료하면서 정들었던 환자가 류마티스관절염에 합병된 폐질환이 급성으로 악화돼 가족의 곁을 떠났다. 가족만큼은 아니겠지만 주치의로서 마음이 너무 아팠고, 생활이 풍족하지 못했던 환자에게 보험 혜택이 되지 않는 고가의 약제 사용에 대해 설명하면서 주저했던 기억이 난다.류마티스관절염은 주로 손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을 침범해 관절을 변형시키는 만성 자가면역 질환이지만 전신을 침범할 수 있고 특히 폐를 침범하는 경우 생명이 위험할 수 있어서 잘 살펴야 한다. 아직까지도 관절만의 질병이라고 여겨 통증이나 관절염에만 중점을 두고 면역 약제 및 생물학적 약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비 전문가에게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있는 실정이다.
류마티스내과 전문의로서 희귀 질환과 난치 질환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자부심이 상당하지만, 정부의 주된 의료 정책이 발표될 때마다 유병률이 높지 않은 질환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정책에서 소외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항시 존재한다. 전신성홍반성루푸스와 같은 진단과 치료가 어려운 류마티스 질환을 가진 환자에게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동반됐을 때 근거를 가지고 사용할 수 있는 리툭시맙과 같은 약제들의 보험 적용이 안 되는 일은 대표적인 예다. 생명을 지키는 일과 경제적인 어려움 사이에서 고민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세계적인 치료 가이드라인은 새롭게 개정되는데 아직 류마티스 질환 환자들에 대한 치료 현장에서의 사용은 어려운 경우가 많다.
물론 한정된 자원으로 효과적인 보험 정책을 고민해야 하는 실정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이러한 경우는 필수 의료 개념의 범주에 넣고 적극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희귀 면역질환을 관리하고 환우들의 치료에 도움을 주는 정부 정책에 더해 이를 정책적으로 통합 관리하는 정부 조직이 필요하고 희귀 질환을 치료하는 하나의 축인 류마티스 전문의의 참여도 반드시 필요하다. 장기적인 의료 인력 양성을 위해 면역질환 관리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하고 수가에 반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리 류마티스 질환 환자들이 현재보다 더욱 안정적인 치료와 복지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기를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