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의학 칼럼] 류마티스 환자 위해 '중증난치질환 관리위원회' 설립을
윤종현 대한류마티스학회 의료정책이사(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입력 2024/11/27 09:41
진단 늦어지면 주요 장기 손상
치료제 보험 적용 안되는 경우도
◇진단 어려워 오진 흔하지만 정부 관심에서 소외
류마티스 질환은 일반인에게 생소해 사회적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학회에서 공식적으로 정책을 제안하면 복지부 공무원들도 처음 들어본다는 반응을 보이곤 한다. 최근에 필수의료에 대한 지원을 약속하면서 대통령 직속 특별위원회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발족하고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추진하고 있지만 '류마티스 질환'에 대한 지원책은 전혀 포함돼 있지 않다. 류마티스 질환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공무원이 없으니 정부 정책에 반영될 기회도 없구나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류마티스 질환의 발병 원인은 아직도 현대 의학이 풀지 못한 숙제다. 발열, 피로감, 관절통, 피부발진 등 일반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감별을 위해 고려해야 할 질병도 많다. 발병 원인이 규명되지 않았으니 확진이 가능한 검사 방법이 있는 질환도 드물다. 그래서 전문적인 수련을 받은 류마티스내과 전문의가 아니면 진단을 확신하기 어렵고 경험이 부족한 의사에 의해 오진되는 경우도 흔하다. 진단이 늦어지면서 이미 관절 또는 주요 장기가 손상돼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환자들도 쉽게 볼 수 있다. 국민들이 류마티스 질환에 대한 이해가 넓어진다면 진단 지연으로 인한 합병증은 피할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
◇다른 질환 약을 치료제로 사용…보험 안 돼 부담
류마티스 질환은 발생률이 낮아서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하기 어렵다. 특히 주요 장기를 침범해 생명이 위태로운 류마티스 질환자가 약제의 효능을 입증하기 위해 임상연구를 참여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기존에 다른 질환 치료를 위해 개발된 약제로 치료한 경험에 기반, 류마티스 전문의들의 합의로 치료 약제가 권고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약제들은 정부 기관에서 적응증을 인정해야 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지만 대규모 임상연구에 따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해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신홍반루푸스, 전신경화증, 전신혈관염, 염증근염 등 중증난치질환에서 주요 장기를 침범해 생명이 위험한 상태에서 사용하는 치료제들 중에 적응증이 없거나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약물들은 환자들이 비급여로 고가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비급여 사용에 동의하지 않거나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를 포기해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일들이 의료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다.
◇복지부 산하 '중증난치질환 관리위원회' 설립을
희귀중증난치질환이라는 류마티스 질환의 특성을 고려해 전문가들의 권고를 정부 기관에서 인정해 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지 않으면 이러한 현실은 개선될 여지가 없어 보인다. 대한류마티스학회는 복지부 산하에 류마티스 질환을 관리하는 '중증난치질환 관리위원회'설립을 요청하고 싶다. 위원회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배정되고 학회 전문가들과 지속적인 논의를 진행한다면 진단 검사와 약물에 대한 적절한 보험 적용을 결정할 수 있고, 환자들에게 더 좋은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의료 환경이 마련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