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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는 다양한 이점이 있지만, 날씨가 추워지면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부상 위험이 커지므로 주의가 필요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초겨울 찬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여전히 야외에서 러닝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실제로 달리기는 겨울에도 다양한 이점을 준다. 기온이 떨어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신진대사가 평소보다 느려지지만, 달리기를 하면 대사율을 끌어올려 체중 감량에 더욱 효과적이다. 또 낮은 온도에서 운동하면 염증과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는 ‘백색 지방’이 칼로리 소모를 돕는 ‘갈색 지방’으로 전환되는 데 기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다만 겨울철에는 부상 위험이 커지는 만큼 몇 가지 기본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준비 운동에 더 많은 시간을
겨울철 달리기 전에는 준비 운동을 평소보다 더 충분히 해야 한다. 부산 마이리얼바디 연산토곡점 정현우 트레이너는 "날씨가 추워지면 근육과 인대가 경직돼 탄성이 떨어지고, 이로 인해 부상 위험이 커진다"며 "늘려만 주는 정적 스트레칭보다는 몸을 움직여 관절을 부드럽게 만드는 동적 스트레칭이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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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레그 스윙, 트위스트 런지 동작. 겨울철 러닝 전에는 동적 스트레칭으로 몸을 충분히 푸는 것이 좋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특히 발·무릎·고관절처럼 충격이 반복적으로 쌓이는 하체 관절은 더욱 세심하게 풀어주는 것이 좋다. 정 트레이너는 다리를 앞뒤·좌우로 크게 흔드는 ‘레그 스윙’, 고관절과 척추 주변을 안정화해 달릴 준비를 돕는 ‘트위스트 런지’를 추천했다. 발목을 크게 돌려 주변 인대를 부드럽게 만드는 스트레칭도 착지 충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몸을 충분히 풀어준 후에는 5분 정도 가볍게 걷다가 달리는 속도를 점차 높이는 것이 안전하다.

운동을 마친 뒤에도 근육 긴장 완화를 위한 스트레칭이 필요하다. 한쪽 발을 잡아 엉덩이 쪽으로 당겨 허벅지 앞쪽을 늘리는 대퇴사두근 스트레칭, 두 손을 깍지 낀 뒤 숨을 내쉬며 상체를 앞으로 숙이는 전신 스트레칭 등이 회복에 효과적이다.

◇얇은 옷 여러 겹 입기… 모자·장갑은 필수
초겨울 러닝의 기본은 체온 유지다.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으면 찬 공기와 피부의 직접 접촉을 줄여 체감 온도를 높일 수 있다. 땀을 빠르게 배출하는 폴리프로필렌 소재의 이너웨어나 러닝 전용 바람막이, 기능성 레깅스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반면 면 소재는 땀을 흡수한 뒤 쉽게 젖어 체온 조절이 어려워지므로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체열이 쉽게 빠져나가는 머리와 손을 보호하기 위해 모자와 장갑 착용은 필수다. 해가 짧아지는 계절인 만큼 어두운 아침·저녁 시간대에는 밝은 색상이나 반사 소재가 포함된 옷을 입어 사고 위험을 줄여야 한다. 운동을 마친 후에는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도록 곧바로 따뜻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좋다.


◇가능한 낮 시간대에 달리기
겨울철에는 해가 떠 있는 낮 시간대에 달리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이른 새벽이나 늦은 밤에는 기온이 더 떨어질 뿐 아니라 공기 흐름이 적어 아황산가스가 지표면에 머무르기 쉽다. 이러한 오염물질에 장시간 노출되면 호흡기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미끄러짐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흙길이나 잔디밭처럼 충격을 흡수하고 접지력이 좋은 코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눈·비가 온 직후에는 지면이 얼어 미끄러질 위험이 커지므로 러닝을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바람을 정면에서 맞으면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므로, 가급적 찬 바람을 등지고 달리는 것이 좋다.

◇고혈압·노인은 야외 러닝 주의
고혈압 환자나 노인은 추운 날씨에 야외 달리기를 자제해야 한다. 외부 온도가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뇌졸중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근육과 관절이 굳기 쉬운 노년층 역시 부상 위험이 크므로, 이들의 경우 실내 러닝머신이나 가벼운 근력 운동을 권장한다.

한편 건강한 사람이라도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강추위에는 실내 운동을 고려해야 한다. 무리하게 야외 러닝을 지속하면 동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