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초가공식품 섭취가 50세 미만 여성의 대장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사진=클립아트코리아
초가공식품 섭취가 50세 미만 여성의 대장암 위험을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과 하버드 의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최근 수십 년 동안 50세 미만 대장암 발병률이 급격히 증가한 것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여성 간호사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장기 연구인 ‘Nurses’ Health Study II’의 자료를 활용해 초가공식품 섭취와 대장암 전구 병변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1991~2015년까지 2만9105명의 여성(등록 당시 24~42세)을 상대로 진행한 연구에서, 여성들은 4년마다 식단 설문을 작성하고 50세 이전 최소 한 번 이상 대장내시경 또는 하부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연구팀은 이 중 대상자들의 선종과 톱니모양병변 진단 기록을 분석했다. 선종은 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더 높은 병변으로, 용종을 제거한 후 조직을 분석해 암으로 진행할 수 있는 특정 유형임을 확인했을 때 사용하는 진단명이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에 따르면 실제 대장암의 약 75%는 선종에서 시작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톱니모양병변은 선종에 비해 절대적인 암 발생 건수는 작지만, 개별 병변당 암으로 진행될 위험성을 비교할 때는 상황이 다르다. 특정 고위험 톱니 병변은 암으로 발전할 위험도가 높으며, 진행 속도 또한 빠를 수 있다.


분석 결과, 초가공식품 섭취가 많을수록 조기 선종 발생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초가공식품 섭취량이 가장 높은 상위 20% 여성은 가장 낮은 하위 20%와 비교해 50세 이전 선종 진단 위험이 약 45% 높았다. 약 1200명의 여성에게서 선종이 발생했는데, 일일 칼로리 섭취의 3분의 1을 초가공식품으로 채운 그룹에서는 위험이 약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탕·인공감미료 함량이 높은 식품, 소스·스프레드·조미료류 섭취량이 많은 경우 선종 발생률 상승과 가장 큰 연관성을 보였다. 연구팀의 첸 왕 박사는 “초가공식품이 장내 미생물 군집을 변화시키고 염증을 촉발해 장 점막 세포가 암세포로 발전할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반면 톱니모양병변과 초가공식품 섭취 사이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다만 이번 연구는 주로 백인 여성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한계가 있다. 첸 왕 박사는 “성별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근거는 없다”며 “초가공식품과 대장암 위험의 연관성이 남성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자마 온콜로지(JAMA Oncology)’에 지난 11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