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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부위에서 염증이 반복되거나, 덩어리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다래끼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사진=Richmond Dermatology
눈꺼풀에 작은 염증이 생겨 붉게 부어오르는 '다래끼'는 대부분의 사람이 한 번쯤 겪는 흔한 증상이다. 주로 눈꺼풀이 붓고 따끔거리며, 며칠 지나면 자연스럽게 가라앉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그러나 같은 부위에서 염증이 반복되거나, 덩어리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 단순한 다래끼가 아닐 가능성도 있다.

◇다래끼 반복되면 피지샘암 의심해야
다래끼는 눈꺼풀에 있는 마이봄샘·짜이샘·몰샘 등에 세균이 침투하면서 생기는 감염성 염증이다. 손으로 눈을 비비거나 위생 상태가 좋지 않을 때 흔히 발생하며, 온찜질이나 연고 치료만으로도 금세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염증이 수주 이상 지속되거나, 같은 부위에서 재발이 반복되면 피지샘암을 의심해야 한다. 밝은눈안과 강남 천현철 원장은 "피지샘암은 눈꺼풀의 피지선에서 생기는 악성종양으로, 겉모양이 다래끼와 비슷해 초기에 구별하기 어렵다"며 "이 암이 생기면 염증이 오랫동안 가라앉지 않거나, 병변의 색과 형태가 변하고, 덩어리가 딱딱해지며 점점 커지는 양상을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눈앞에서 벌레가 날아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비문증이나 시력 저하가 나타나기도 한다. 통증이 거의 없다는 점도 특징이다. 발생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령, 가족력, 과도한 자외선 노출, 호르몬 변화 등이 위험 요인으로 거론된다.

◇전이 위험 높아 조기 진단이 핵심
피지샘암은 주변 조직으로 퍼지는 속도가 빠르고, 진행 단계에서는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눈꺼풀은 외관상 잘 보이는 부위이기 때문에 작은 변화도 비교적 일찍 발견할 수 있다. 천현철 원장은 "평소 다래끼와 다른 이상 징후가 계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조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고령층에서 영양주사 등을 맞은 뒤 기존에 있던 작은 종괴가 갑자기 커졌다면 더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는 암의 범위와 전이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천 원장은 "암이 눈꺼풀에만 국한된 경우에는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이 우선이며, 필요에 따라 항암화학요법이나 냉동치료, 외부 방사선치료, 근접 방사선치료가 병행될 수 있다"며 "만약 종양이 크게 진행되거나 뇌 등으로 전이가 우려될 때는 안구를 제거하고 의안을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