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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이 10대와 20대 청년 세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 사진 = 클립아트코리아
11월 14일은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당뇨병연맹(IDF)이 지정한 ‘세계 당뇨병의 날’이다. 그러나 올해는 그 의미가 더욱 무겁다. 당뇨병이 더 이상 중장년층의 질환이 아닌, 10대와 20대 청년 세대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2008년부터 2021년까지 13만 명의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30세 미만 2형 당뇨병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27.6명에서 60.5명으로 2.2배로 증가했고, 유병률은 73.3명에서 270.4명으로 약 4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1형 당뇨병 유병률도 21.8명에서 46.4명으로 두 배가 됐다.

연령별로는 1형 당뇨병이 영유아기(0~5세)에서, 2형은 청소년기(13~18세)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다. 성별 차이도 뚜렷해, 1형은 여성에게서 26% 많았고 2형은 남성에게서 17% 더 많았다.

사회경제적 격차 또한 문제로 지적된다. 저소득층의 경우 1형 당뇨병은 중·고소득층보다 2.9배, 2형은 3.7배 높게 나타났다.

국립보건연구원 박현영 원장은 “소아와 젊은 연령층에서 당뇨병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관리가 시급하다”며 “특히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계층에서의 건강 형평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젊은 세대의 생활 습관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배달 음식, 가공식품, 고당 음료의 일상화로 고탄수화물·고지방 식단이 늘었고, 운동 부족과 스트레스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있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활동량이 줄면서 ‘보이지 않는 비만’이 급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30세대의 당뇨 전단계(공복혈당장애) 비율은 10년 전보다 약 1.8배 증가했다. 특히나, 젊은 층은 증상이 거의 없어 수년간 혈당이 높은 상태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아서 정기적인 혈당 검사를 해야 한다.

당뇨병은 별다른 통증 없이 서서히 진행되지만 조기 발견과 관리만으로 충분히 통제가 가능한 질환이다. 식단 조절, 유산소 운동, 체중 감량만으로도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최근에는 혈당 측정기를 스마트폰과 연동하는 디지털 헬스 케어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실시간 데이터 기록과 AI 기반 맞춤 피드백이 가능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치료 중심’에서 ‘예방 중심’으로의 건강관리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는 청년층 건강검진 지원 확대, 직장 내 웰니스 프로그램 도입, 혈당 관리 캠페인 등을 강화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도 ‘당뇨 예방형 건강 포인트 제도’ 도입을 검토 중이다. 하지만 결국 당뇨병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조기 인식과 행동 변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