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독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만큼 고령층을 중심으로 폐렴에 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11일, 통계청 ‘2024년 사망원인 통계’에 따르면 폐렴은 암, 심혈관질환에 이어 국내 사망원인 3위를 차지했다. 보건의료빅데이터 자료를 보면 폐렴 환자 수는 2021년 51만 3065명에서 2024년 188만 4821명으로 3년 새 367%로 증가했다. 고령 인구 확대와 면역력 저하로 인해 발병 속도도 빨라지는 추세다.
폐렴은 세균, 바이러스, 곰팡이 등 미생물에 감염돼 폐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초기 증상은 기침, 가래, 근육통으로 감기나 독감과 비슷하다. 하지만 38도 이상의 고열이 반복되거나 누런 가래, 가슴 통증, 호흡곤란이 나타나면 즉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
경희대병원 곽원건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폐의 중요한 기능은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교환하는 것인데, 염증으로 인해 산소 교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호흡부전이 발생할 수 있다”며 “특히 고령자나 만성질환자는 폐기능이 약해 폐렴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고 말했다.
고령자는 독감이 폐렴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다. 나이가 들면 면역체계가 서서히 약해지는데 특히 백신에 대한 반응이 떨어지고 독감을 비롯한 감염병에 걸렸을 때 회복이 더디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2010~2020년 65세 이상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는 독감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하부 호흡기 감염(폐렴 포함)은 2021년 기준 여성 사망 원인 3위, 남성은 2위로 집계된 바 있다.
폐렴이 의심되면 흉부 엑스레이나 CT 촬영으로 염증 범위를 확인하고, 혈청검사나 객담검사를 통해 원인균을 진단한다. 세균성 폐렴은 원인균에 맞는 항생제를, 바이러스성 폐렴은 항바이러스제나 대증치료를 시행한다. 반복 발생 시에는 면역·기저질환 등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곽 교수는 “폐렴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폐렴구균 예방접종으로, 폐렴뿐 아니라 패혈증·뇌수막염 등 합병증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독감 바이러스는 해마다 바뀌므로 매년 접종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평소 손씻기를 생활화하고 단백질과 비타민이 풍부한 식사를 통해 면역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곽 교수가 조언한 생활 속 폐렴 예방법이다. ▲예방접종(폐렴구균 백신은 65세 이상 1회, 65세 이전 접종자는 5년 후 1회 재접종, 독감 백신은 매년 접종) ▲금연(폐 방어기능 회복과 구강 청결 유지) ▲흡인 예방(음식물·침이 기도로 들어가는 '흡인성 폐렴' 위험이 높은 고령층 주의) ▲손씻기 생활화(감염병 예방의 가장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 ▲충분한 영양 섭(단백질·비타민이 풍부한 식단으로 면역력 강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