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과류는 심장과 뇌 건강을 지키고 체중 조절에도 도움을 주는 대표적인 수퍼 푸드다. 열량은 낮지만 단백질과 건강한 지방,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면역력 강화와 노화 방지에도 이롭다. 최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이런 견과류를 더 건강하게 섭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소개했다.
◇가공은 최소로, 먹는다면 다크초콜릿 코팅 제품으로
견과류는 가능한 한 가공되지 않은 형태로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가공 과정이 적을수록 영양소 손실이 줄고 첨가물로 인한 불필요한 열량 섭취를 막을 수 있다. 다만 초콜릿 코팅이나 살짝 볶은 제품처럼 일부 가공이 들어간 경우라도, 올바른 제품을 선택하면 충분히 대안이 될 수 있다. 영국영양사협회 새미 길 대변인은 “코코아 함량이 70% 이상인 다크초콜릿은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식물에 풍부한 항산화 물질) 함량이 높아 밀크초콜릿보다 건강상 이점이 크다”며 “제품 라벨을 확인해 견과류 함량이 높고 당이 적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견과류별 강점 달라 골고루 먹는 게 좋아
견과류는 건강한 지방과 단백질, 식이섬유, 폴리페놀 등 유익한 성분이 풍부한 식품이다. 하지만 종류마다 함유된 영양소와 효능이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만 꾸준히 먹기보다 여러 종류를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영양과학과 사라 베리 교수는 “브라질너트는 세포 손상을 막는 데 도움이 되는 셀레늄의 가장 좋은 공급원이고, 호두는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ALA)이 가장 많다”며 “한 종류만 고집하기보다 여러 종류를 균형 있게 먹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다양한 견과류를 섭취하면 심혈관 질환, 당뇨병, 염증성 질환 등을 예방하는 데 복합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껍질째 먹으면 항산화·식이섬유 효과 증가
견과류는 껍질째 먹을 때 영양 효과가 가장 높다. 여기서 말하는 껍질은 땅콩이나 호두의 단단한 껍데기가 아닌, 먹을 수 있는 얇은 속껍질을 뜻한다. 껍질에는 항산화물질과 식이섬유가 다량 함유돼 염증 반응을 완화하고 장내 미생물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베리 교수는 “견과류 껍질의 약 60%는 식이섬유로 구성돼 장 건강에 유익하며, 항산화 성분은 세포 노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다만 껍질의 쓴맛이나 질감이 부담스럽다면 벗겨 먹어도 무방하다.
◇불리면 영양·위생 이점 사라져
한편, 섭취 방법에 대한 여러 속설 중에는 ‘견과류를 물에 불리면 더 건강하다’는 말도 있지만, 과학적 근거는 없다. 실제로는 영양 흡수율에 큰 차이가 없고, 오히려 세균 번식이나 곰팡이 오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 호주 디킨대 영양과학과 세옌 탄 교수는 “견과류를 불리면 항영양소(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는 물질)가 줄어든다는 근거는 없으며, 오히려 식품 안전 측면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치아가 약한 노년층처럼 단단한 음식을 씹기 어려울 때는, 견과류를 잠시 물에 불려 부드럽게 만들어 먹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건강상의 이점보다는 단순히 섭취 편의를 위한 것으로, 잘게 부수거나 분말 형태로 먹는 편이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