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 삶의 지혜는 깊어지지만, 우리 몸에는 점차 바람직하지 않은 변화가 찾아온다. 가장 대표적인 변화가 뱃살 등 체지방이 늘어나는 것이다. 충격을 먹은 많은 이들이 '체중 관리'에 돌입한다. 나이가 들면서 근육과 뼈도 줄어드는데, 체중을 빼는 데에만 집중해 이를 간과하곤 한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김경곤 교수는 "중년 이후의 건강한 체중 관리란 단순히 살을 빼는 것이 아니라, 근육량과 골밀도를 유지하면서 과도한 체지방으로 인한 합병증을 줄이는 과정"이라며 "‘건강한 체중’을 유지해 근육과 뼈를 지키는 일은 단순한 미용 문제가 아니라, 활력 있고 독립적인 노년을 위한 가장 중요한 투자"라고 했다.
◇ 체지방이 늘면 관절·혈관·뼈까지 위험하다… 근육 키워야
흔히 ‘나잇살’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여기지만, 과도한 체지방은 다양한 합병증으로 이어진다. 먼저 관절 건강이 악화한다. 체중이 늘수록 무릎, 엉덩이, 발목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퇴행성 관절염을 가속화하고 통증을 키운다. 만성질환의 위험도 올라간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등 성인병의 주요 원인이며, 혈관 노화를 앞당겨 심장병과 뇌졸중의 위험을 크게 높인다. 또 골밀도가 감소하고 골다공증 위험이 커진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은 근육이 줄어들고 체지방이 늘면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커진다. 김 교수는 “외형상 정상 체중이어도 근감소성 비만이 숨어 있을 수 있다”며 “근육이 줄고 그 자리를 지방이 채우는 상태로, 겉모습보다 훨씬 심각한 건강 위험을 초래한다“고 했다.
비만의 위험을 막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바로 근육이다. 김 교수는 “근육은 단순히 힘의 원천이 아니라 우리 몸의 대사 엔진”이라며 “근육량이 많을수록 가만히 있을 때도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고 체지방 축적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근육은 균형 감각과 낙상 예방의 최전방 방어선이다. 튼튼한 하체 근육은 낙상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하고,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움직이는 독립적인 삶을 가능하게 한다.
◇ 식사·운동 습관, ‘꾸준함’이 핵심
건강한 체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활 습관을 점검해 개선해야 한다. 식사는 단백질 위주의 균형 잡힌 구성을 유지해야 한다. 살코기, 생선, 두부, 콩, 계란 등 단백질 식품을 매 끼니 포함하고, 당분과 염분이 많은 음식은 줄이는 것이 좋다. 간식보다는 제 시간에 정규 식사를 하는 것이 체중 조절에 훨씬 도움이 된다.
김 교수는 “운동은 ‘건강을 위한 의무’가 아니라 ‘즐거움으로 지속할 수 있는 습관’이 돼야 한다”며 “파크골프처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하고, 주 2~3회 가벼운 근력운동(아령·물병 들기, 의자에서 일어나기 등)을 병행하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매일 30분 걷기를 더하면 체지방 감소와 근육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