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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나 관자놀이를 가볍게 마사지하면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된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을은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 불린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듯, 사람의 입맛도 좋아지는 시기다. 선선한 바람과 풍성한 제철 음식이 식욕을 자극하면서 다이어트 중인 사람에게는 유혹이 커진다. 하지만 단순한 의지로만 식욕을 억누르기란 쉽지 않다. 이럴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과학적인 식욕 조절 방법들을 소개한다.

◇페퍼민트·라벤더 향 맡기
특정 향을 맡으면 후각 수용체가 이를 감지해 뇌로 신호를 보내고, 포만감을 유도하는 호르몬 ‘렙틴’ 분비를 촉진한다. ‘식욕 저널(Journal of Appetit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두 시간마다 페퍼민트 향을 맡은 사람들은 배고픔을 덜 느꼈고, 일주일간 평균 섭취량이 약 2800kcal 감소했다. 페퍼민트 향은 정신을 맑게 하고 음식에 대한 집중을 분산시키며, 라벤더 향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완화해 식욕을 조절한다. 특히 수면을 돕는 효과가 있어, 수면 부족으로 인한 렙틴 감소도 막아준다.

◇격렬한 운동하기
심장이 두근거리는 격렬한 운동이 여성의 배고픔 조절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호르몬을 억제해서다. 미국 버지니아의대 연구팀이 8명의 남성과 6명의 여성에게 하룻밤 금식 후 다양한 강도의 운동을 하게 했다. 그 결과, 달리기나 수영 등 격렬한 운동을 했을 때 걷기나 요가 등 덜 격렬한 운동을 했을 때보다 그렐린 수치가 현저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반응은 여성에게만 나타났으며, 중간 강도의 운동은 효과가 없었다.


◇이마·관자놀이 마사지하기
이마나 관자놀이를 가볍게 마사지하는 것도 식욕 억제에 도움이 된다. 마사지를 하면 ‘세로토닌’ 분비가 증가하는데, 이 호르몬은 뇌에 식욕 억제 신호를 보내는 멜라토닌 분비를 촉진한다.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고도비만 남녀 55명을 대상으로 네 가지 식욕 억제 행동(이마 마사지, 귀 마사지, 발가락 마사지, 벽 응시)을 비교한 결과, 이마 마사지를 시행한 그룹의 식욕 억제 효과가 다른 그룹보다 약 10% 더 높았다.

◇파란색·밑이 높은 식기 사용하기
식기의 색상과 형태도 식욕에 영향을 준다. 파랑·보라·검정 등 차가운 색의 그릇은 쓴맛이나 상한 음식을 연상시켜 식욕을 억제한다. 반면 빨강·노랑·주황 같은 따뜻한 색은 매콤하거나 달콤한 음식을 떠올리게 해 식욕을 자극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밑이 높은 그릇을 사용하면 음식의 양이 실제보다 많아 보이는 시각적 착시 효과로 포만감을 더 쉽게 느낄 수 있다. 동덕여대 연구팀의 실험에서도 일반 그릇에 400g의 밥을 먹은 그룹과 밑이 높은 그릇에 300g의 밥을 먹은 그룹의 식후 포만감 차이가 거의 없었다.

◇식사 30분 전 물 마시기
폭식을 막고 싶다면 식사 30분 전에 물을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은 공복감을 완화하고, 체내 노폐물 배출을 도와 다이어트에도 긍정적이다. 캐나다 퀸스대 연구에 따르면, 식사 전 500mL의 물을 12주간 꾸준히 마신 사람들의 체중이 평균 2kg 감소했다. 단, 찬물을 급하게 마시는 것보다는 체온과 비슷한 미지근한 물을 천천히 마시는 것이 위에 부담을 덜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