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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의 규칙적인 운동이 미래 자녀의 체력과 대사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남성의 규칙적인 운동이 미래 자녀의 체력과 대사 건강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중국 난징대 연구팀은 쥐와 사람을 대상으로 임신 전 남성의 운동 습관이 자손의 체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규칙적인 운동이 정자 속 마이크로RNA 조성을 바꿔 자녀의 근육 기능과 대사 건강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8주간 트레드밀 운동을 한 수컷 생쥐와 운동하지 않은 수컷 생쥐를 각각 교배해 후대의 운동 능력을 비교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운동한 수컷 생쥐의 자손은 달리기 시간·거리·산소 소비량이 유의미하게 높았고, 인슐린 감수성이 향상돼 대사 건강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운동의 효과가 유전자의 변형이 아니라 정자 속 작은 RNA 조각인 마이크로RNA의 변화 때문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운동한 수컷 생쥐의 정자에서 추출한 작은 RNA를 수정란에 주입하자, 자손에서 동일한 체력 향상 효과가 나타났다. 반면 긴 RNA를 주입했을 때는 변화가 없었다.


특히 운동 후 정자에서 증가한 ‘miR-148a-3p’라는 마이크로RNA가 핵심 역할을 했다. 이 마이크로RNA는 자손의 근육세포 내 ‘NCoR1’ 유전자 발현을 억제해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촉진했고, 그 결과 근육의 에너지 활용 효율을 높였다. 이에 따라 자손은 지구력이 향상되고 피로 저항성이 큰 신체로 성장할 수 있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관찰됐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남성의 정자에서 운동한 생쥐와 동일한 형태의 마이크로RNA 변화가 총 10종 중 7종에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운동 습관이 단지 개인의 체력에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라, 정자 수준에서 다음 세대의 건강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NCoR1 유전자 발현 억제 경로를 표적으로 삼아, 이를 조절하는 특정 마이크로RNA 치료제나 약물 개발과 인간 임상 적용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세포대사(Cell Metabolism)’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