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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 ‘인도의 인삼’으로 불리는 아슈와간다가 주목받고 있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30대 직장인 A씨는 최근 ‘몸 만들기’에 푹 빠져 있다. 매일 퇴근 후 헬스장에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던 그는 트레이너로부터 ‘아슈와간다’라는 보충제를 추천받았다. 남성 호르몬을 높이고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실제로 헬스 커뮤니티를 찾아보니 운동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미 잘 알려진 성분이었고, 관련 유튜브 영상도 수없이 쏟아졌다. 호기심이 생긴 A씨는 결국 약국을 찾아 아슈와간다 제품을 구매했다.

아슈와간다는 최근 남성 활력과 운동 능력 향상 등에 도움이 된다는 입소문과 함께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수천 년 전부터 ‘피로 해소’ 위해 쓰인 성분
아슈와간다는 인도와 북아프리카 지역에서 자라는 가지과 관목의 뿌리 추출물로, 남성 활력과 운동 능력 향상보다도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되는 물질로 알려졌다. 인도 전통 의학 ‘아유르베다’에서는 수천 년 전부터 피로 해소와 활력 증진을 위한 강장제로 사용돼 왔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아슈와간다 추출물을 ‘수면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원료’로 인정하고 있다.

아슈와간다는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조절을 통해 숙면을 돕는다고 알려져 있다.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분비되면 불안, 피로, 불면이 생기는데, 아슈와간다는 이를 안정화해 신체가 스트레스에 적응하도록 한다. 실제로 여러 임상 연구에서 8주 이상 아슈와간다 추출물을 복용한 사람들은 잠드는 시간이 단축되고, 총 수면 시간과 수면 효율이 향상되는 결과를 보였다. 중앙약국 이준 약사는 “아슈와간다는 수면의 질이 낮거나 깊은 숙면이 어려운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능성 원료”라며 “멜라토닌처럼 생체 리듬을 직접 조절해 수면을 유도하기보다는 신경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숙면을 돕는다”고 말했다.

◇운동 능력 개선 가능성 확인 중
최근 들어 근력 향상과 남성 호르몬 개선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등장하며, 운동을 열심히 하는 남성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했다. 실제 2015년 국제스포츠영양학회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건강한 남성 57명이 8주간 저항운동과 함께 아슈와간다 뿌리 추출물(하루 600mg)을 복용했을 때 ▲벤치프레스·레그익스텐션 근력 향상 ▲운동 후 근육 회복 향상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 상승 등의 효과가 위약군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2023년 인도 연구에서도 성인 남녀 80명을 대상으로 아슈와간다를 투여한 결과, 지구력과 근력 모두 향상되는 결과가 관찰됐다.

남성 생식 능력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연구가 있다. 2013년 인도 연구에서는 정자부족증 환자 46명이 아슈와간다 추출물(225mg, 하루 3회)을 3개월간 복용한 결과, ▲정자 수 167% 증가 ▲정액량 53% 증가 ▲정자 운동성 57% 증가 등이 확인됐다. 혈중 테스토스테론 농도 역시 유의하게 상승했다. 2018년 발표된 메타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됐다. 연구진은 “아슈와간다가 산화스트레스를 완화하고 내분비 균형을 조절해 정자 생성 능력을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대부분 연구는 단기간·소규모로 진행돼 ‘효과가 확정됐다기보다는 가능성이 확인된 단계’로 해석하는 것이 적절하다.

◇임산부·간 질환자·어린이는 피해야
과도한 복용은 주의해야 한다. 독일 연방위해평가원(BfR)은 지난해 9월 “아슈와간다는 잠재적 간 독성 우려가 있으며, 어린이·임산부·간 질환자는 섭취를 금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식약처 개별인정형 원료의 일일섭취량 기준은 하루 120mg이며, 해외 연구에서 활용되는 용량은 하루 최대 4g까지 가능하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신경과 최지현 전문의는 “진정 작용이 있어 운전이나 기계 조작 전 복용은 피해야 한다”며 “임산부, 갑상선 질환자, 자가면역질환자, 간 질환자는 섭취를 삼가야 한다”고 했다. 단기간 복용 시 안전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간혹 메스꺼움, 복부 불편, 졸림, 저혈압 등의 경미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아슈와간다는 지용성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식후나 우유·오일 등 건강한 지방과 함께 복용하면 흡수율이 높아진다. 최지현 전문의는 “스트레스 완화나 활력 증진이 목적이라면 아침에, 수면 개선이 목적이라면 저녁 식후 또는 취침 전 섭취가 좋다”며 “무엇보다 제품별 권장량을 지켜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