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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방한한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황남빵을 맛있게 먹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주의 황남빵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사진=대통령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방한한 자리에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황남빵을 맛있게 먹었다”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경주의 황남빵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달 31일 시진핑 주석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만남에서 “황남빵을 맛있게 먹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1939년 경주 황남동에서 처음 만들어진 황남빵은 현재까지 경주의 대표 명물로 사랑받고 있다. 얇은 밀피 속에 부드럽고 달콤한 팥소를 듬뿍 채운 것이 특징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에서는 공식 협찬 디저트로 선정돼 명성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현장 판매처 앞에 3시간 이상 줄을 서야 살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황남빵과 함께 각 지역을 대표하는 ‘K-명물 빵’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 명물 빵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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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명물 오미사 꿀빵/사진=오미사 꿀빵 인스타그램
◇통영 ‘오미사 꿀빵’, 어민들의 에너지 간식
통영의 명물은 ‘꿀빵’이다. 통영 꿀빵의 원조로 알려진 ‘오미사 꿀빵’은 1963년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당시 별다른 상호가 없어 사람들이 인근 세탁소 이름인 ‘오미사’를 빌려와 ‘오미사 빵집’이라 부르게 됐고, 이후 시간이 지나 지금의 이름이 생겼다. 겉은 쫀득하고 속은 달콤한 팥앙금으로 채워진 튀김빵이지만, 느끼하지 않고 담백한 맛이 특징이다. 조청으로 코팅해 빵의 수분 손실을 막고 보존성을 높였는데, 이는 오랜 시간 바닷바람을 맞으며 일해야 하는 어민들에게 제격인 간식이었다. 요즘은 팥 외에도 고구마, 단호박 등 다양한 앙금을 활용해 맛의 변화를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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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의 명물 호두과자/사진=할머니학화호도과자 인스타그램
◇천안 ‘호두과자’, 90년 가까이 이어진 전통
천안의 명물인 ‘호두과자’는 일제강점기인 1934년, 조귀금·심복순 부부가 운영하던 ‘학화호도과자’에서 시작됐다. 천안 지역의 풍부한 호두를 활용해 고급 간식을 만들겠다는 아이디어로 탄생했다. 밀가루 반죽 속에 달콤한 팥소와 호두를 넣어 구운 과자는 시간이 지나면서 전국으로 퍼졌다. 특히 천안 호두과자는 다른 지역 제품과 달리 흰 팥소를 사용해 덜 달고 깊은 맛이 난다. 호두는 오메가3 지방산과 단백질, 비타민이 풍부해 건강 간식으로도 주목받는다. 최근에는 앙버터·튀김 호두과자 등 현대적인 변주 메뉴가 등장해 젊은 층과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도 인기가 높다. 한편, 이번 APEC 정상회의 공식 디저트에는 ‘이장우 호두과자’로 알려진 부창제과의 호두과자가 선정돼 주요 정상 회의 테이블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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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PNB 풍년제과 초코파이/사진=PNB풍년제과 인스타그램
◇전주를 대표하는 ‘PNB 풍년제과 초코파이’
전주의 대표 빵은 ‘PNB 풍년제과 초코파이’다. 1951년 문을 연 풍년제과는 3대째 이어오는 전통 제과점으로, 1978년 ‘수제 초코파이’를 개발하며 전국적인 인기를 얻었다. 부드러운 초코빵 사이에 생크림과 잼을 넣고 초콜릿 시럽으로 코팅해 만든 수제 초코파이는 공장제 제품보다 훨씬 촉촉하고 진한 초콜릿 풍미를 자랑한다. 이곳의 생강·땅콩 센베와 초코파이는 전주한옥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꼭 들르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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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성심당의 튀김소보로/사진=성심당 인스타그램
◇대전의 자랑 ‘성심당 튀김소보로’
대전의 상징이라 불리는 ‘성심당’의 대표 메뉴는 튀김소보로다. 소보로빵 속에 팥앙금을 넣고 겉을 바싹하게 튀긴 빵으로, 겉의 고소한 바삭함과 속의 부드러운 단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1980년대 처음 개발된 뒤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이 1억 개를 넘겼으며, ‘튀소(튀김소보로)’를 변주한 고구마소·초코소 등 다양한 제품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성심당은 “빵으로 세상을 행복하게 한다”는 슬로건처럼 대전을 대표하는 베이커리 문화의 아이콘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