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돌에 천식 진단을 받았다. 천식은 알레르기 염증으로 기관지가 좁아지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하루 종일 심한 기침에 시달리고,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A씨는 약도 잘 듣지 않는 중증 천식이었다. 어떤 날은 열 알이 넘는 약을 먹어도 숨이 잘 쉬어지지 않았다. 이때 A씨의 어머니가 할 수 있는 일은, A씨를 데리고 응급실로 뛰는 것밖에 없었다. 환경을 바꾸면 나아질 수 있다는 주치의의 이야기에, 이사를 가느라 초등학교만 세 번 바꿨다. 하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증상이 심해지는 가을이면, A씨 어머니의 이부자리는 A씨 침대 밑으로 바뀌었다. 자다가 호흡곤란이 오면, 어머니가 일으켜 세워야 하기 때문. A씨 일상은 점점 어려움에서 고통으로 바뀌었다. 심한 기침에 갈비뼈가 부서지는 건 다반사고, 스테로이드제를 너무 많이 먹어 당뇨·골다공증 전단계로 몸이 안 좋아졌다. 여드름이 올라오고, 약물 부작용으로 머리도 빠졌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지난 3일 개최한 '중증 천식 치료 보장성 확대와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심포지엄'에서 A씨 어머니가 한 이야기다.
A씨와 같은 중증 천식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은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천식 악화를 최대 87%까지 감소시키며,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가격이 매우 비싸다.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 중인 환자의 연평균 약제비는 약 803만원. 입원하게 되면 1회당 평균 220만원에, 응급실 방문 시 약 58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 환자 인식 조사 결과, 의료 비용 부담 탓에 중증 천식 환자 10명 중 9명이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중단했다고 답했다. 이들 전원 모두 약제비 가격이 낮아지면, 치료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국내 천식 사망률, OECD국가 중 2위
천식은 우리나라 의료의 사각지대에 있는 질환이다. 천식 환자 사망률이 OECD 국가 중 2위이고, 의료수준이 유사한 다른 나라보다는 두세 배 이상 높은 실정이다. 중증 천식 환자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김주희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천식 환자 80%가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지속 관리 체계가 취약한 실정"이라고 했다. 천식 적정성 평가 결과, 가장 많은 환자가 찾는 1차 병원에서 ▲폐기능검사 시행률 ▲지속방문 환자 비율 ▲흡입 스테로이드 처방 환자 비율 등이 모두 낮았다. 관리가 안 되는 상황에도, 중증 환자 관련 지표는 개선되지 않았다. 7차 적정성 평가와 10차 적정성 평가 결과를 비교한 결과, 천식 환자가 입원하거나, 응급실을 찾는 비율은 크게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약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중증 천식으로 중증 호산구성 천식이 있다. 염증에 관여하는 백혈구 종류인 호산구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상태로, 일반적인 치료로 증상 조절이 어렵다. 이 환자들은 잦은 악화와 응급실 방문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으로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한양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상헌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전신스테로이드 사용량에 비례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며 "천식치료 비용보다 합병증 치료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 효과·삶의 질 높일 수 있어
중증 천식 환자에게 생물학적 제제는 하나의 희망이다. 천식은 흡입용스테로이드를 저용량부터 고용량까지 용량과 빈도를 다섯 단계에 걸쳐 높여가며, 증상을 조절한다. 그래도 안 되면 5단계에서 생물학적 제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김상헌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는 살아있는 생물체에서 유래한 물질로, 사람마다 다른 제제를 맞춤형으로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며 "임상 시험 결과 악화 빈도를 조절하고, 폐 기능을 호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고, 경구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환자의 생물학적 제제 사용 만족도는 높다. 지난 9월~10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생물학적 제제(오말리주맙, 메폴리주맙, 벤라리주맙, 레슬리주맙, 듀필루맙) 처방 경험이 있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경험한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10점 만점)는 평균 6.5점으로 기존 흡입기와 경구제 치료(3.3점)에 비해 두 배가량 높았다. 천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어려움 지수도 생물학적제제 치료 전 평균 6.1점에서 치료 후 2.6점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응답자들은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는데 부담이 되는 요인으로 ‘치료 비용’(96.8%)을 가장 많이 선택했고 이어 병원 방문·대기 시간(56.8%), 건강보험 혜택 적용의 어려움(49.5%), 어려운 치료비 환급 행정절차(37.9%) 순으로 답했다. 산정특례가 적용되어 본인 부담이 10%로 낮아진다면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지속 또는 다시 시작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전원이 그렇다고 답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지난 3일 개최한 '중증 천식 치료 보장성 확대와 의료전달체계 개선 방안 심포지엄'에서 A씨 어머니가 한 이야기다.
A씨와 같은 중증 천식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는 약은 있다. 생물학적 제제는 천식 악화를 최대 87%까지 감소시키며,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가격이 매우 비싸다. 생물학적 제제를 투여 중인 환자의 연평균 약제비는 약 803만원. 입원하게 되면 1회당 평균 220만원에, 응급실 방문 시 약 58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든다. 환자 인식 조사 결과, 의료 비용 부담 탓에 중증 천식 환자 10명 중 9명이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중단했다고 답했다. 이들 전원 모두 약제비 가격이 낮아지면, 치료를 재개하겠다고 했다.
◇국내 천식 사망률, OECD국가 중 2위
천식은 우리나라 의료의 사각지대에 있는 질환이다. 천식 환자 사망률이 OECD 국가 중 2위이고, 의료수준이 유사한 다른 나라보다는 두세 배 이상 높은 실정이다. 중증 천식 환자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 알레르기내과 김주희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 천식 환자 80%가 1차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며 "지속 관리 체계가 취약한 실정"이라고 했다. 천식 적정성 평가 결과, 가장 많은 환자가 찾는 1차 병원에서 ▲폐기능검사 시행률 ▲지속방문 환자 비율 ▲흡입 스테로이드 처방 환자 비율 등이 모두 낮았다. 관리가 안 되는 상황에도, 중증 환자 관련 지표는 개선되지 않았다. 7차 적정성 평가와 10차 적정성 평가 결과를 비교한 결과, 천식 환자가 입원하거나, 응급실을 찾는 비율은 크게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약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대표적인 중증 천식으로 중증 호산구성 천식이 있다. 염증에 관여하는 백혈구 종류인 호산구가 비정상적으로 증가한 상태로, 일반적인 치료로 증상 조절이 어렵다. 이 환자들은 잦은 악화와 응급실 방문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스테로이드 장기 복용으로 부작용을 겪기도 한다. 한양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김상헌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전신스테로이드 사용량에 비례해 합병증 발생 위험이 커진다"며 "천식치료 비용보다 합병증 치료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생물학적 제제로 치료 효과·삶의 질 높일 수 있어
중증 천식 환자에게 생물학적 제제는 하나의 희망이다. 천식은 흡입용스테로이드를 저용량부터 고용량까지 용량과 빈도를 다섯 단계에 걸쳐 높여가며, 증상을 조절한다. 그래도 안 되면 5단계에서 생물학적 제제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 김상헌 교수는 "생물학적 제제는 살아있는 생물체에서 유래한 물질로, 사람마다 다른 제제를 맞춤형으로 선택해 사용해야 한다"며 "임상 시험 결과 악화 빈도를 조절하고, 폐 기능을 호전시키고, 삶의 질을 개선하고, 경구 스테로이드 사용량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환자의 생물학적 제제 사용 만족도는 높다. 지난 9월~10월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는 생물학적 제제(오말리주맙, 메폴리주맙, 벤라리주맙, 레슬리주맙, 듀필루맙) 처방 경험이 있는 중증 호산구성 천식 환자 1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경험한 환자들의 치료 만족도(10점 만점)는 평균 6.5점으로 기존 흡입기와 경구제 치료(3.3점)에 비해 두 배가량 높았다. 천식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어려움 지수도 생물학적제제 치료 전 평균 6.1점에서 치료 후 2.6점으로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응답자들은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받는데 부담이 되는 요인으로 ‘치료 비용’(96.8%)을 가장 많이 선택했고 이어 병원 방문·대기 시간(56.8%), 건강보험 혜택 적용의 어려움(49.5%), 어려운 치료비 환급 행정절차(37.9%) 순으로 답했다. 산정특례가 적용되어 본인 부담이 10%로 낮아진다면 생물학적 제제 치료를 지속 또는 다시 시작할 의향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전원이 그렇다고 답했다.
								  ◇"환자 부담 경감 위해 산정특례 고려해야"
전문가들은 일제히 중증 천식 환자가 비용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보험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헌 교수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임에도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며 “비용 문제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없도록 산정특례와 보험 기준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현재 중증 호산구성 천식은 생물학적제제가 급여 등재되고 있지만, 여전히 본인부담률 60%로 높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2023년 1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단 284명의 환자만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며, 급여 등재 이후에도 활발하게 상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원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허가 이후 급여 등재까지 중증 천식은 오말리주맙 제외 평균 6년 7개월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중증 천식은 중증난치질환의 기준에 충분히 포함되는 질환이므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 경감을 위해 산정특례 지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산정특례는 암·뇌혈관·중증질환 등의 본인 부담률을 0~10%로 낮추는 제도로, 희귀·중증난치질환은 10%를 부담한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유정민 과장은 "사례와 상황을 접할 때는 같이 마음 아파하며 정책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화 전에는 명확히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면서도 "마음 놓고 진료받을 수 없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보고 있으므로, 적정 부담을 완화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일제히 중증 천식 환자가 비용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보험 기준을 개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상헌 교수는 "생명을 위협하는 질병임에도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낮다"며 “비용 문제로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없도록 산정특례와 보험 기준 개선이 시급하다”고 했다. 현재 중증 호산구성 천식은 생물학적제제가 급여 등재되고 있지만, 여전히 본인부담률 60%로 높아 적극적인 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2023년 11월부터 2024년 8월까지 단 284명의 환자만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며, 급여 등재 이후에도 활발하게 상용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산백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원 교수는 심포지엄에서 "허가 이후 급여 등재까지 중증 천식은 오말리주맙 제외 평균 6년 7개월 정도로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며 "중증 천식은 중증난치질환의 기준에 충분히 포함되는 질환이므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 경감을 위해 산정특례 지정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산정특례는 암·뇌혈관·중증질환 등의 본인 부담률을 0~10%로 낮추는 제도로, 희귀·중증난치질환은 10%를 부담한다.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 유정민 과장은 "사례와 상황을 접할 때는 같이 마음 아파하며 정책 추진하고 있지만, 구체화 전에는 명확히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면서도 "마음 놓고 진료받을 수 없는 상황은 막아야 한다고 보고 있으므로, 적정 부담을 완화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