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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의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본인을 의사라고 지칭하는 이들이 “우리도 주 100시간씩 일한다”는 글을 올려 논란이다./사진=인스타그램,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유명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의 과로사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본인을 의사라고 지칭하는 이들이 “우리도 주 100시간씩 일한다”며 불만을 내비쳐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9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런던 베이글 과로사 기사에 본인들이 더 힘들다고 주장하는 의사들'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는 의사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남긴 글이 다수 담겼다.

작성자 A씨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주 80시간 과로사가 이렇게 이슈가 될 일인가"라며 "물론 돌아가신 분이야 안타깝고 산재 받았으면 좋겠지만, 주 100시간씩 일하면서 '처단한다'는 협박을 듣고 있는 직종도 있다”고 했다. 이어 “자영업자들도 물론 (근무 시간이) 주 80시간은 넘을 거다. 거기에 사람마다 역치가 다르다고 하는 건 오버라고 생각한다”면서 “선택적 공감이 역겹다”고 했다.

실제로 전공의들의 장시간 노동은 통계로 확인된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 조사 결과, 전공의의 53.1%가 주 72시간 이상, 27.8%는 주 80시간 초과 근무를 하고 있었으며 3.3%는 주 104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했다.


해당 글에는 의사로 추정되는 누리꾼들이 공감의 댓글을 남기기도 했다. 한 누리꾼은 “법적으로 당당히 주 52시간 이상 굴려도 되는 직업은 의사(전공의)뿐이다"라며 "심하면 주 130시간도 일했는데 그 상한을 주 80시간으로 정해둔 게 불과 몇 년 전이지만, 일선 현장에선 지켜지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외에도 "젊은 의사들은 다 주 80시간 이상 일한다", "왜 베이커리에서 일한 사람은 이슈가 되고 전공의들에게는 당연한 거냐"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온라인상에서는 "그럼 의사 그만둬라" "모두의 근로 환경이 나아질 수 있도록 연대를 하면 되는 일 아니냐"며 비판이 거세다.

앞서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한 직원이 지난 7월 16일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오픈 당시 주당 80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을 했으며, 직원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 전날에는 약 15시간 동안 식사도 하지 못한 채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회사가 과로사 의혹을 부정하며 자료 제공을 거부해왔으며, 고인의 근로계약서는 주 14시간 이상 초과근로를 기준으로 작성돼 주 52시간 상한제를 위반하고 있고 실제 근무 시간은 이보다도 훨씬 길다고 주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