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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기간부터 아이가 생후 2세가 될 때까지 당 섭취를 최소화하면 성인이 된 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임신 기간부터 아이가 생후 2세가 될 때까지 당 섭취를 최소화하면 성인이 된 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대·모나시대·보스턴대·시드니대·도쿄대·리버풀대 등 국제 공동 연구팀은 설탕 섭취 제한과 심장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알아보는 연구를 진행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1950년대 초반 ‘설탕 배급제’ 시기에 태어난 영국 성인 6만3000여 명의 전자의무기록을 추적 분석했다. 당시 임산부의 하루 당 섭취량은 40g 이하로 제한됐고, 2세 미만 영유아에게는 설탕이 첨가된 음식을 전혀 주지 않았다.

그 결과, 태아기부터 생후 2세까지 설탕 섭취가 제한된 그룹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주요 심장질환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았다. 구체적으로 보면 ▲전체 심혈관질환(CVD) 위험은 20% 감소 ▲심근경색은 25% 감소 ▲심부전은 26% 감소 ▲심방세동은 24% 감소 ▲뇌졸중은 31% 감소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은 27% 감소했다.

연구팀은 어린 시절 설탕 섭취를 줄이면 비만·고혈압·당뇨병 등의 위험이 낮아지고, 이것이 평생의 심혈관 건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인과관계를 증명하는 것은 아니지만, 임신 중과 유아기 초기의 당 섭취를 최소화하라는 현재의 영양 가이드라인을 강력히 뒷받침한다"고 말했다.이와 비슷하게, 태아기와 유아기 시절 설탕 섭취를 제한하면 성인이 됐을 때 당뇨병과 고혈압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과거 발표된 바 있다.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은 영국에서 1942년부터 약 10년간 시행된 ‘설탕 배급제’ 시기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태아기부터 평균 1000일간 설탕 섭취가 제한된 아이들은 성인이 된 뒤 2형 당뇨병과 고혈압 발병률이 현저히 낮았다.

흥미로운 점은, 태아기 동안만 설탕 제한을 경험하고 출생 후에는 제한이 해제된 경우에도 당뇨병과 고혈압 위험이 낮았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는 임신 중 산모의 식습관이 아이의 대사 건강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영유아 1일 당류 섭취 권장량은 5개월 미만 13.8g, 6~11개월 17.5g, 1~2세 25g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영국의학저널(BMJ)' 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