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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 미국 성인 90%가 'CKM 증후군' 위험군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질환을 관리하기는커녕, 질환명을 알고 있는 사람조차 소수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심장협회(AHA) 설문조사 결과 'CKM 증후군'이라는 질환을 '들어봤다'고 답한 사람은 단 12%에 불과했다.

CKM 증후군은 '심혈관-콩팥-대사(Cardiovascular-Kidney-Metabolic)' 관련 질환이 상호 연관되어 있으므로, 하나의 질환처럼 봐야 한다는 새로운 개념적 증후군이다. AHA에서 지난 2023년, 이 개념을 공식 도입했다. 국내에서는 최근에서야 이 개념에 대한 인식을 확산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에도 미국 못지않게 많은 위험군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혈압, 당뇨병, 비만, 콩팥 질환 중 하나라도 앓고 있다면, CKM 위험 고리에 발을 담근 셈이다. 이 질환들은 줄줄이 잇달아 발병하기 때문에, 이제 한 가지 수치를 낮추는 데 집중하기보다 모든 관련 수치를 함께 돌봐야 한다.

◇심장·콩팥·대사질환… 알고 보니 모두 같은 질환?
CKM 증후군이 생긴 이유는 ①콩팥 기능 저하 ②심혈관계 기능 이상 ③대사 이상이 모두 연계돼, 한 축이 무너지면 전체적인 장기 기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대사 이상 증상이 생기면 지방 조직에서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인 사이토카인이 과다 분비된다. 이 물질은 심장, 콩팥 등 주요 장기 기능도 떨어뜨린다. 또 혈당이 올라가면 콩팥에서 나트륨 재흡수율이 올라가고 혈압까지 증가할 수 있다. 심장과 콩팥은 혈역학적, 신경 호르몬적, 염증 매개 경로 등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 세 질환 중 어떤 질환이든 병기가 길어질수록 악순환 고리에 들어가, 세 가지 모든 질환에 걸리고 상태가 악화될 수 있다. AHA 예방 부문 최고의료책임자 에두아르도 산체스 박사는 "심장, 콩팥, 대사 시스템이 서로 연결돼 있으므로 조율된 방식으로 치료해야 하고, 환자와 의료진 등은 협력 치료의 중요성을 이해해야 한다"며 "혈압, 콜레스테롤, 체중, 혈당, 콩팥 기능 등을 정기적으로 검사해 전반적인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고 했다.

CKM 증후군은 스테이지0~4까지 다섯 단계로 나뉜다. ▲0단계는 위험 인자가 전혀 존재하지 않는 상태 ▲1단계는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 위험인자가 있지만, 명확한 장기 손상이 나타나진 않은 상태 ▲2단계는 공복혈당장애, 고인슐린혈증 등 초기 대사 이상 단계 ▲3단계는 심실비대, 사구체여과율 감소 등 실제 질환이 발병한 단계 ▲4단계는 명확히 질환이 진단돼 임상적으로 중증화된 단계다. 미국 성인 1만여 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연구에서 최근 미국 성인 약 90%가, 1단계 이상 요건을 충족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도 비만 환자가 약 37%(2022년 기준)에 달하는 걸 고려하면, 적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임상 현장에도 최근 도입 중
우리나라 의료계에서는 이 증후군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순환기내과 강민경 교수는 "개념이 나온 지 5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라, 아직 국내 공식적인 보건 자료는 없다"면서도 "이미 대사증후군, 심혈관질환, 콩팥 질환 환자들에 대한 국내 역학 자료가 많이 누적돼 있고, 국내 여러 학회에서 연구와 조사를 이어가고 있어 우리나라 데이터를 기반한 역학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실제 올해 5월 대한임상순환기학회는 CKM 증후군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진행했다. 대한임상순환기학회 류재춘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CKM 증후군에 대한 1차 의료기관의 이해를 높이고, 최신 지견을 실제 진료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대한혈관학회와의 공동 세션을 통해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당뇨병, 부정맥, 약물 치료 등 CKM 관련 5대 핵심 주제를 중심으로 실용적 진료지침과 사례 중심 접근법을 논의했다"고 했다.

임상 현장에 CKM 증후군 개념이 도입되면, 관련 질환으로 악화하는 것을 빠르게 파악하고 치료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 교수는 "다른 장기 질환도 예방하기 위해 포괄적인 접근을 하다 보니 조금 더 초기 단계에서 추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심혈관합병증 예방을 위한 표적치료제 약물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도 있다"고 했다.

◇개인 스스로 인지하고 관리해야
심장 질환, 콩팥 질환 그리고 대사 질환(당뇨병, 비만 등) 중 하나라도 앓고 있는 환자라면, 스스로도 나머지 두 질환과 관련된 증상이 생기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강 교수는 "CKM 1단계에 자발적으로 건강관리를 시작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환자가 2단계부터 병원을 찾는다"며 "이때부터 CKM 증후군을 의심하고 예방을 위해 노력을 하는 게 좋다"고 했다. 이어 "3~4단계로 넘어가면 중증에 해당하게 된다"고 했다.

1~2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꾸준한 건강 검진과 생활 습관 교정이다. 대사증후군의 위험인자, 고혈압, 당뇨병, 무증상의 심질환, 콩팥병 등이 없는지 검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일상에서는 혈당과 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저나트륨, 저가공, 저당류 식단을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질환 발병 위험이 많이 감소한다. 중강도 유산소 운동은 일주일에 150분 이상, 근력 운동은 일주일에 2회 이상 하는 것을 권장한다. 강 교수는 "가족력이 있다면 더욱 적극적인 검진을 하고,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조기에 전문의 상담을 통해 개인에게 맞는 치료 전략을 짜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