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을 기반으로 한 다국적 제약사들이 비만 치료제를 시장에 내놓은 가운데, 최근 한국과 중국에서도 주목할 만한 신약 연구 결과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이미 허가를 획득한 상태며, 국내 또한 내년 허가를 목표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中이노벤트 “‘마즈두타이드’, 위고비보다 효과 좋아”
27일(현지 시간) 미국 의약전문매체 피어스파마에 따르면, 중국 제약사 이노벤트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6일 GLP-1 비만 치료제로 개발 중인 ‘마즈두타이드’의 네 번째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마즈두타이드는 이노벤트가 2019년 일라이 릴리로부터 중국 내 권리를 도입한 약으로, 지난 6월 중국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으로부터 비만 치료제로 허가를 획득했다. 현재까지 승인받은 비만 치료제 중 최초의 글루카곤·GLP-1 수용체 이중 작용제다.
이번 임상 시험은 마즈두타이드와 노보 노디스크의 ‘세마글루티드’를 직접 비교한 연구다. 세마글루티드는 당뇨병 치료제 ‘오젬픽’, 비만 치료제 ‘위고비’ 등 GLP-1 치료제에 쓰이는 성분이다.
이노벤트는 초기 제2형 당뇨병과 비만을 동반한 중국인 환자 349명을 1대 1로 무작위 배정해 각각 마즈두타이드 6mg 또는 세마글루티드 1mg을 투여했다. 환자는 모두 생활습관 개선에도 불구하고 혈당과 체중 조절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이들이었다.
연구 결과, 마즈두타이드는 세마글루티드보다 혈당·체중 조절 효과가 좋았다. 투약 32주차 시점에서 혈당 측정 지표인 ‘헤모글로빈 당화혈색소’가 7% 미만이면서 체중이 10% 이상 감소한 환자 비율이 마즈두타이드 투여군 48%, 세마글루티드 투약군이 21%로, 마즈두타이드를 투여한 경우에 2배 이상 높았다.
헤모글로빈 당화혈색소 평균 감소율은 마즈두타이드 투여군이 2.03%로 세마글루티드의 1.84%보다 더 폭이 컸다. 평균 체중 감소율은 마즈두타이 투여군 10.29%, 세마글루티드 투여군 6%였다. 마즈두타이드의 안전성은 이전 연구에서 확인된 결과와 일치했고 새로운 문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노벤트 레이 첸 최고연구개발책임자는 “중국에는 비만과 동반 질환을 가진 환자가 많아 효과적이고 편리한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크다”며 “마즈두타이드는 당뇨병·비만 동반 환자에서 혈당 조절, 체중 감소, 여러 대사 지표 전반에 걸쳐 효과를 입증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새 비만약 내년 출시 목표”
국내에서도 지난 27일 한미약품이 비만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임상은 국내 여러 대학병원에서 당뇨병을 동반하지 않은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무작위 배정과 이중 눈가림, 위약 대조, 평행 비교 방식으로 진행했다. 체중 변화율과 체중 감소율이 5% 이상인 시험대상자 비율에 대한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의 위약군 대비 우월성을 평가했다.
투약 40주차 시점 분석 결과, 5% 이상 체중이 감량된 시험 대상자는 79.42%로 위약의 14.49%보다 비율이 높았다. 체중이 10% 이상 빠진 대상자는 49.46%(위약 6.52%), 15% 이상은 19.86%(위약 2.90%)로 나타났다. 기저치 대비 평균 체중 변화율은 에페글레나타이드 투여군 9.75% 감소, 위약 투여군 0.95% 감소로 확인됐다.
이번 임상에서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초고도비만이 아닌 체질량지수(BMI) 30 이하 여성에서도 타 시험 대상자 대비 더 우수한 효과를 나타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구토나 오심, 설사 등 위장관계 이상 사례가 기존에 알려진 발현율 대비 두 자릿수 이상 비율로 낮았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연내 허가신청 목표를 차질 없이 추진하고 내년 하반기경 출시될 수 있도록 전사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