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컵 이상 물을 마시면 뇌 속에 치매 단백질이 쌓이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공동 연구팀은 인지 기능이 정상인 노인 287명을 대상으로 한국인 뇌 노화 코호트(KBASE)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임상 평가와 하루 수분 섭취량 조사를 시행하고, 뇌 영상 검사를 통해 아밀로이드 단백질 축적 정도와 백질 고신호(뇌혈관 손상의 지표)를 확인했다.
그 결과, 하루 물 섭취량이 5컵 미만인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뇌 속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더 많이 쌓여 있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축적 속도가 더 빨랐다. 특히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이는 APOE4 유전자가 없는 노인에게서는 하루 5컵 이상 물을 마셨을 때 아밀로이드 축적이 약 30% 억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분 섭취가 부족한 집단에서는 뇌혈관 손상을 시사하는 백질 고신호가 더 높게 관찰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생활습관 중 하나인 물 섭취가 알츠하이머병 관련 뇌 변화와 연관이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관찰연구이기 때문에 인과관계를 단정하기 어렵고, 수분 섭취량을 설문으로 평가한 점과 추적 기간이 2년으로 짧다는 한계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Alzheimer’s Disease’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