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조선 명의 톡톡' 명의 인터뷰
'망막색소변성증 명의' 하늘안과의원 망막센터 유형곤센터장
밤에 시야가 흐려지거나 잘 보이지 않고, 시야가 점점 좁아진다면 '망막색소변성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눈에 들어온 빛을 감지하는 망막에 색소가 축적되면서 기능이 서서히 소실되는 유전성 질환으로, 후천성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문제는 대부분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가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진단받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코미디언 이동우, 배우 송승환, 유튜버 쯔양 등이 이 질환을 앓고 있다고 알려지며 사회적 관심이 높아졌지만, 아직까지 완치법은 없는 병으로 분류된다.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관리하고 치료해야 할까. 유전성 망막질환 분야의 명의로 꼽히는 하늘안과병원 망막센터 유형곤 센터장에게 물었다.
-망막색소변성증은 흔한 질환인가?
"망막색소변성증은 유전성 망막 질환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3000~50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며, 인종에 관계없이 비슷한 빈도를 보인다. 유전성 망막 질환의 99% 이상은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며, 현재까지 원인 유전자가 밝혀진 경우가 약 60~70% 정도다."
-나이에 상관없이 발병할 수 있나?
"이 병은 태어날 때 이미 유전적 결함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다. 다만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은 사람마다 매우 다르다. 일부는 유아기부터 시력이 떨어지는 ‘레버 선천성 흑암시’ 형태로 나타나지만, 어떤 환자는 40대가 돼서야 이상을 느끼고 진단받기도 한다. 보통 어릴 때 시작할수록 변성이 빠르고 예후가 나쁜 경향이 있다."
-유전병이면 자녀에게 반드시 물려가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전체의 20~25%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가족 중 유사 질환이 없는 ‘산발적(독립적)’ 발생 형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전 양상이 명확하므로 자녀나 형제에게 정기적인 검사를 권장하지만, 가족력이 없는 경우라도 본인에게서 유전자 이상이 생겨 발생할 수 있다."
-환자들이 처음 느끼는 대표 증상은 어떤 게 있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밤에 잘 안 보이는 야맹증이다. 물체의 명암을 구분하는 망막 막대세포 기능부터 떨어지기 때문이다. 초기부터 야맹증이 심한 사람이 있는 반면, 이 증상이 없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이때는 시야 장애로 나타난다.
이후에는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시야 결손이 서서히 진행한다. 시야가 서서히 줄어들기 때문에 환자는 초기에 잘 인지하지 못하고, 사람과 부딪히거나 계단이나 돌에 넘어지는 사고를 통해 깨닫는 경우가 많다. 약 40% 환자에서는 황반부 합병증이 일찍 나타나 시력 저하로 먼저 병원을 찾기도 한다."
-일반적인 시력 저하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일반적인 시력 저하는 중심부 시세포 손상으로 인한 것이지만, 망막색소변성증은 주변부부터 신경세포가 변성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주변 시야가 좁아지는 형태로 진행하고, 말기가 돼서야 중심 시력까지 떨어진다."
-병원에서는 어떤 검사를 통해 진단하나?
"기본적으로 안저 촬영과 망막 단층촬영(OCT)을 시행해 구조적 이상을 확인한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땐 사진상으로 정상으로 보일 수 있어, 기능을 봐야 한다. 기능적인 검사는 망막전위도(ERG)를 통해 이뤄진다. 이는 에 빛을 비춰 망막 신경세포가 생성하는 전기 신호를 측정하는 검사로, 병이 진행된 경우 60% 이상 신경세포가 손상돼 명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추가로 형광안저촬영이나 다초점 망막전위도 검사를 통해 중심 시야 기능을 세밀히 평가한다."
-감별해야 할 비슷한 질환도 있나?
"그렇다. 그래서 감별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망막염, 그중에서도 베체트병에 의한 포도막염이다. 이 경우도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이 떨어져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마치 관절염처럼 염증이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는 염증성 질환이므로 적극적인 항염 치료로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드물게 비타민 A 결핍이나 영양 불균형으로 유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행하지 않지만 색소변성으로 보이는 병도 있어서 진단을 확실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
-완치가 어렵다던데. 실제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망막색소변성증은 흔한 질환인가?
"망막색소변성증은 유전성 망막 질환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3000~5000명 중 한 명꼴로 발생하며, 인종에 관계없이 비슷한 빈도를 보인다. 유전성 망막 질환의 99% 이상은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며, 현재까지 원인 유전자가 밝혀진 경우가 약 60~70% 정도다."
-나이에 상관없이 발병할 수 있나?
"이 병은 태어날 때 이미 유전적 결함을 갖고 태어나는 것이다. 다만 증상이 나타나는 시점은 사람마다 매우 다르다. 일부는 유아기부터 시력이 떨어지는 ‘레버 선천성 흑암시’ 형태로 나타나지만, 어떤 환자는 40대가 돼서야 이상을 느끼고 진단받기도 한다. 보통 어릴 때 시작할수록 변성이 빠르고 예후가 나쁜 경향이 있다."
-유전병이면 자녀에게 반드시 물려가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유전자 이상으로 생기지만, 가족력이 있는 경우는 전체의 20~25%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가족 중 유사 질환이 없는 ‘산발적(독립적)’ 발생 형태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 유전 양상이 명확하므로 자녀나 형제에게 정기적인 검사를 권장하지만, 가족력이 없는 경우라도 본인에게서 유전자 이상이 생겨 발생할 수 있다."
-환자들이 처음 느끼는 대표 증상은 어떤 게 있나?
"가장 흔한 초기 증상은 밤에 잘 안 보이는 야맹증이다. 물체의 명암을 구분하는 망막 막대세포 기능부터 떨어지기 때문이다. 초기부터 야맹증이 심한 사람이 있는 반면, 이 증상이 없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이때는 시야 장애로 나타난다.
이후에는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시야 결손이 서서히 진행한다. 시야가 서서히 줄어들기 때문에 환자는 초기에 잘 인지하지 못하고, 사람과 부딪히거나 계단이나 돌에 넘어지는 사고를 통해 깨닫는 경우가 많다. 약 40% 환자에서는 황반부 합병증이 일찍 나타나 시력 저하로 먼저 병원을 찾기도 한다."
-일반적인 시력 저하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일반적인 시력 저하는 중심부 시세포 손상으로 인한 것이지만, 망막색소변성증은 주변부부터 신경세포가 변성되기 시작한다. 따라서 주변 시야가 좁아지는 형태로 진행하고, 말기가 돼서야 중심 시력까지 떨어진다."
-병원에서는 어떤 검사를 통해 진단하나?
"기본적으로 안저 촬영과 망막 단층촬영(OCT)을 시행해 구조적 이상을 확인한다. 그러나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땐 사진상으로 정상으로 보일 수 있어, 기능을 봐야 한다. 기능적인 검사는 망막전위도(ERG)를 통해 이뤄진다. 이는 에 빛을 비춰 망막 신경세포가 생성하는 전기 신호를 측정하는 검사로, 병이 진행된 경우 60% 이상 신경세포가 손상돼 명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추가로 형광안저촬영이나 다초점 망막전위도 검사를 통해 중심 시야 기능을 세밀히 평가한다."
-감별해야 할 비슷한 질환도 있나?
"그렇다. 그래서 감별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망막염, 그중에서도 베체트병에 의한 포도막염이다. 이 경우도 시야가 좁아지고 시력이 떨어져 겉보기엔 비슷하지만, 마치 관절염처럼 염증이 재발과 호전을 반복하는 염증성 질환이므로 적극적인 항염 치료로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또한 드물게 비타민 A 결핍이나 영양 불균형으로 유사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진행하지 않지만 색소변성으로 보이는 병도 있어서 진단을 확실하게 하는 게 필요하다."
-완치가 어렵다던데. 실제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
"아직 완치 가능한 치료법은 없다. 근본 치료는 유전자 치료이며, 현재까지 ‘RPE65 유전자 이상’에 대한 치료제 ‘럭스터나(Luxturna)’만이 FDA 승인을 받았다. 국내에선 3년 전쯤 도입된 치료인데, 기존 손상된 신경세포를 되살리진 못하지만, 진행을 늦추고 남은 기능을 유지하는 효과가 보고되고 있다. 그 외 40개 정도의 유전자나 RNA 기반 치료나 줄기세포 치료가 임상 단계 있다."
-앞으로 치료 전망은 어떤가?
"망막 신경세포는 손상되면 자연 재생이 어렵지만, 국내외에서 유전자·줄기세포·재생의학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아직 드라마틱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환자에서 시력 개선 효과가 보고되고 있어 머지않아 근본 치료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에게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녹내장, 백내장 등 합병증은 수술이나 약물 치료로 관리가 가능하다. 따라서 근본 치료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한 치료 전략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복지 제도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으나, 실제 환자들이 혜택을 활용하기에는 절차가 복잡하고 정보 접근이 쉽지 않다. 따라서 건강·재정·심리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 적절한 지원을 연결해 줄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고 본다. 근본 치료가 어렵더라도 환자는 정기 검진과 상담을 통해 시야 변화를 점검하고, 제도적 지원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관리 방법은 무엇인가?
"현재로서는 생활 관리와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 망막 신경세포에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을 피해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휴대폰을 오래 보거나 강한 햇빛·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다. 야외에 나갈 땐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게 좋다. 음주와 흡연은 피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항산화 영양소 섭취가 도움이 된다. 눈에 좋은 영양제를 복용할 때는 인증된 제품인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성분인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비타민A 결핍이 없는 경우 고농도 비타민A 보충제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시야 변화와 합병증을 조기에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진료 현장에서 많은 환자를 만나는데, 질환의 어려움 속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담담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환자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보면 오히려 배우는 점이 크다. 질병은 대부분 우연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유전적 원인이 있다고 해도 누구나 일정 부분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으며, 단지 불운하게 조합이 맞아 병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왜 나에게 이런 병이 생겼을까’라는 원망보다는, 질환을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진행 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결국 삶의 질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병뿐 아니라 인생 전반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여정을 걸어가고 있는 환자들에게 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치료 전망은 어떤가?
"망막 신경세포는 손상되면 자연 재생이 어렵지만, 국내외에서 유전자·줄기세포·재생의학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다. 아직 드라마틱한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일부 환자에서 시력 개선 효과가 보고되고 있어 머지않아 근본 치료로 나아가는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망막색소변성증 환자에게 2차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녹내장, 백내장 등 합병증은 수술이나 약물 치료로 관리가 가능하다. 따라서 근본 치료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한 치료 전략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복지 제도는 비교적 잘 갖춰져 있으나, 실제 환자들이 혜택을 활용하기에는 절차가 복잡하고 정보 접근이 쉽지 않다. 따라서 건강·재정·심리 상태를 종합적으로 살펴 적절한 지원을 연결해 줄 ‘코디네이터’가 필요하다고 본다. 근본 치료가 어렵더라도 환자는 정기 검진과 상담을 통해 시야 변화를 점검하고, 제도적 지원을 체계적으로 받을 수 있는 관리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
-환자 스스로 할 수 있는 관리 방법은 무엇인가?
"현재로서는 생활 관리와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 망막 신경세포에 스트레스를 주는 요인을 피해야 한다. 어두운 곳에서 휴대폰을 오래 보거나 강한 햇빛·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은 좋지 않다. 야외에 나갈 땐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게 좋다. 음주와 흡연은 피하고, 균형 잡힌 식사와 항산화 영양소 섭취가 도움이 된다. 눈에 좋은 영양제를 복용할 때는 인증된 제품인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성분인지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비타민A 결핍이 없는 경우 고농도 비타민A 보충제는 피하는 것이 좋으며,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시야 변화와 합병증을 조기에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망막색소변성증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
"진료 현장에서 많은 환자를 만나는데, 질환의 어려움 속에서도 놀라울 정도로 담담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살아가는 환자들이 많다. 그런 분들을 보면 오히려 배우는 점이 크다. 질병은 대부분 우연한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유전적 원인이 있다고 해도 누구나 일정 부분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으며, 단지 불운하게 조합이 맞아 병으로 발현되는 경우가 있을 뿐이다. 따라서 ‘왜 나에게 이런 병이 생겼을까’라는 원망보다는, 질환을 받아들이고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망막색소변성증은 진행 속도에 차이가 있지만, 결국 삶의 질은 마음가짐에 달려 있다. 병뿐 아니라 인생 전반을 어떤 시각으로 바라보느냐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여정을 걸어가고 있는 환자들에게 늘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유형곤 센터장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안과 전문의로, 현재 하늘안과의원 망막센터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진료과목은 망막, 황반, 포도막 질환이다. 그는 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며, 대한베체트병학회와 대한검안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2001년부터 약 20년간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로 재직하며 망막질환의 연구와 치료에 헌신해 온 국내 대표적인 망막 전문의로 평가받는다. 2022년에는 보다 가까이에서 환자들과 소통하며 진료하기 위해 하늘안과의원에 합류했다. 지금까지 망막질환 관련 국제 학술 논문 200편 이상을 발표했고, 망막·백내장 수술 2000례 이상을 집도한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지고 있다.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안과 전문의로, 현재 하늘안과의원 망막센터 센터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진료과목은 망막, 황반, 포도막 질환이다. 그는 한국망막변성협회 회장으로 활동 중이며, 대한베체트병학회와 대한검안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2001년부터 약 20년간 서울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로 재직하며 망막질환의 연구와 치료에 헌신해 온 국내 대표적인 망막 전문의로 평가받는다. 2022년에는 보다 가까이에서 환자들과 소통하며 진료하기 위해 하늘안과의원에 합류했다. 지금까지 망막질환 관련 국제 학술 논문 200편 이상을 발표했고, 망막·백내장 수술 2000례 이상을 집도한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