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이 1963년 ‘우지(소기름)’로 만들었던 국내 최초 라면을 ‘삼양라면 1963’이라는 이름으로 재출시한다고 밝혔다. ‘우지’ 삼양라면은 대한민국 대표 라면으로 큰 인기를 끌다가, 1989년 공업용 기름을 사용했다는 ‘우지 파동’으로 단종됐다. 삼양식품은 “1980년대 먹던 삼양라면의 맛을 다시 내달라는 소비자 요청이 많았다”며 “우지는 포화지방산 함량이 약 43%로, 라면 제조에 주로 쓰이는 팜유(약 50%)보다 낮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과거 논란의 중심이었던 ‘우지’는 정말 팜유보다 건강한 식재료일까?
◇‘공업용 우지’ 논란 이후 사라졌던 소기름 라면
1960~1970년대 라면업계는 주로 돈지(돼지기름)와 우지(소기름)를 혼합해 사용했다. 이후 농심이 1972년 ‘야자라면’을 출시하며 처음으로 식물성 팜유를 도입했고, 1979년부터는 위생과 품질 안정성을 이유로 전면 전환했다. 삼양식품은 1980년대 들어 팜유를 병용했지만 일부 제품엔 여전히 우지를 사용했다. 그러다가 1989년 ‘공업용 우지를 썼다’는 익명 투서가 검찰에 접수되면서 ‘우지 파동’이 촉발됐다. 당시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는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미 ‘공업용 기름 라면’이라는 낙인은 돌이킬 수 없었다. 결국 삼양라면의 시장 점유율은 급락했고, 1997년 대법원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국내 라면업계는 전 제품에 팜유를 사용하는 체제로 완전히 전환됐다.
◇우지 vs 팜유… “둘 다 건강하진 않아”
우지는 소의 지방을 정제한 동물성 유지, 팜유는 야자수 열매에서 얻는 식물성 유지다. 가천대 길병원 허정연 영양실장은 “두 기름 모두 포화지방 함량이 높아, 어느 쪽이 더 ‘건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과량 섭취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식품 데이터에 따르면 포화지방 함량(100g 기준)은 우지 41g, 팜유 46g이다.
다만 지방산 구성에는 차이가 있다. 허정연 영양실장은 “팜유에는 라우르산·팔미트산 비율이 높아 LDL(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지만, 우지는 스테아르산 함량이 많아 LDL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상대적으로 우지가 심혈관 위험을 덜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팜유는 정제·경화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이 생성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허정연 영양실장은 “트랜스지방은 포화지방보다 더 해로워, 심혈관 질환과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며 “가공 과정이 단순한 우지가 상대적으로 ‘덜 나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조은미 영양사도 “우지는 포화지방 비율이 약 50%지만, 상당 부분은 올리브유에도 들어 있는 올레산으로 구성돼 있어서 적정 섭취 시 에너지원이 된다”면서도 “과다 섭취하면 LDL 상승, 지방간, 비만 위험이 커진다”고 했다.
◇풍미는 살아났지만, 여전히 주의 필요
‘라면의 역사’ 저자인 지영준 라면 평론가는 “라면의 고소한 풍미는 면을 튀길 때 쓰는 기름에서 나온다”며 “스프가 같다면, 우지 라면과 팜유 라면의 맛 차이는 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지 라면을 ‘최고의 라면’으로 기억하는 소비자도 많지만, 맛보다 향이 강하다는 평가도 있었다”며 “결국 풍미 차이가 크다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한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이 과거 더 비싼 우지를 고집한 이유도 ‘풍미와 영양’이었다. 당시 우지 수입 가격은 팜유보다 톤당 100달러가량 비쌌지만, 삼양은 “맛과 영양을 위해 필요하다”며 사용을 이어갔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지가 덜 나쁠 수는 있지만 건강한 기름은 아니라는 걸 명심하라”고 말한다. 조은미 영양사는 “라면은 우지뿐 아니라 나트륨·탄수화물·포화지방이 함께 들어 있다”며 “매일 혹은 주 3회 이상 섭취하면 심혈관계에 부담을 준다”고 경고했다. 특히 고혈압·당뇨병·심혈관질환 환자, 고령층은 우지 라면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그는 “이들은 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혈관 탄력이 낮아 포화지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국물형 라면보다는 건면이나 우동면이 낫다”고 말했다.
물론 라면은 조리법과 섭취량 조절에 따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면은 한 번 끓여낸 뒤 헹궈 기름기를 줄이고, 국물은 절반 이하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스프는 3분의 2만 넣고, 채소나 달걀, 두부 등 단백질 식재료를 함께 넣으면 면 영양 균형을 잡을 수 있다. 또한 라면을 고를 때는 해바라기유·올리브유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기름을 사용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공업용 우지’ 논란 이후 사라졌던 소기름 라면
1960~1970년대 라면업계는 주로 돈지(돼지기름)와 우지(소기름)를 혼합해 사용했다. 이후 농심이 1972년 ‘야자라면’을 출시하며 처음으로 식물성 팜유를 도입했고, 1979년부터는 위생과 품질 안정성을 이유로 전면 전환했다. 삼양식품은 1980년대 들어 팜유를 병용했지만 일부 제품엔 여전히 우지를 사용했다. 그러다가 1989년 ‘공업용 우지를 썼다’는 익명 투서가 검찰에 접수되면서 ‘우지 파동’이 촉발됐다. 당시 보건사회부(현 보건복지부)는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없다”고 밝혔지만, 이미 ‘공업용 기름 라면’이라는 낙인은 돌이킬 수 없었다. 결국 삼양라면의 시장 점유율은 급락했고, 1997년 대법원 무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회복하지 못했다. 이후 국내 라면업계는 전 제품에 팜유를 사용하는 체제로 완전히 전환됐다.
◇우지 vs 팜유… “둘 다 건강하진 않아”
우지는 소의 지방을 정제한 동물성 유지, 팜유는 야자수 열매에서 얻는 식물성 유지다. 가천대 길병원 허정연 영양실장은 “두 기름 모두 포화지방 함량이 높아, 어느 쪽이 더 ‘건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과량 섭취는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식품 데이터에 따르면 포화지방 함량(100g 기준)은 우지 41g, 팜유 46g이다.
다만 지방산 구성에는 차이가 있다. 허정연 영양실장은 “팜유에는 라우르산·팔미트산 비율이 높아 LDL(나쁜)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키지만, 우지는 스테아르산 함량이 많아 LDL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상대적으로 우지가 심혈관 위험을 덜 높일 수 있다”고 했다.
또한 팜유는 정제·경화 과정에서 트랜스지방이 생성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허정연 영양실장은 “트랜스지방은 포화지방보다 더 해로워, 심혈관 질환과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며 “가공 과정이 단순한 우지가 상대적으로 ‘덜 나쁜’ 선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조은미 영양사도 “우지는 포화지방 비율이 약 50%지만, 상당 부분은 올리브유에도 들어 있는 올레산으로 구성돼 있어서 적정 섭취 시 에너지원이 된다”면서도 “과다 섭취하면 LDL 상승, 지방간, 비만 위험이 커진다”고 했다.
◇풍미는 살아났지만, 여전히 주의 필요
‘라면의 역사’ 저자인 지영준 라면 평론가는 “라면의 고소한 풍미는 면을 튀길 때 쓰는 기름에서 나온다”며 “스프가 같다면, 우지 라면과 팜유 라면의 맛 차이는 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지 라면을 ‘최고의 라면’으로 기억하는 소비자도 많지만, 맛보다 향이 강하다는 평가도 있었다”며 “결국 풍미 차이가 크다는 점에는 대부분 동의한다”고 말했다. 삼양식품이 과거 더 비싼 우지를 고집한 이유도 ‘풍미와 영양’이었다. 당시 우지 수입 가격은 팜유보다 톤당 100달러가량 비쌌지만, 삼양은 “맛과 영양을 위해 필요하다”며 사용을 이어갔다.
다만, 전문가들은 “우지가 덜 나쁠 수는 있지만 건강한 기름은 아니라는 걸 명심하라”고 말한다. 조은미 영양사는 “라면은 우지뿐 아니라 나트륨·탄수화물·포화지방이 함께 들어 있다”며 “매일 혹은 주 3회 이상 섭취하면 심혈관계에 부담을 준다”고 경고했다. 특히 고혈압·당뇨병·심혈관질환 환자, 고령층은 우지 라면 섭취를 삼가는 것이 좋다. 그는 “이들은 대사 기능이 떨어지고 혈관 탄력이 낮아 포화지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국물형 라면보다는 건면이나 우동면이 낫다”고 말했다.
물론 라면은 조리법과 섭취량 조절에 따라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면은 한 번 끓여낸 뒤 헹궈 기름기를 줄이고, 국물은 절반 이하만 섭취하는 것이 좋다. 스프는 3분의 2만 넣고, 채소나 달걀, 두부 등 단백질 식재료를 함께 넣으면 면 영양 균형을 잡을 수 있다. 또한 라면을 고를 때는 해바라기유·올리브유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기름을 사용한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