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마운자로 7.5mg, 10mg/사진=일라이 릴리
일라이릴리가 당뇨병·비만 치료제 '마운자로'의 저용량 제품을 출시한 지 약 2달 만에 고용량 제품을 국내에 선보인다. 이번 고용량 제품 도입으로 노보 노디스크 비만 치료제 '위고비'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공급가 52만원 수준… 다음 달 초 10mg 도입
23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한국릴리는 23일부터 전국 유통사를 통해 마운자로의 7.5㎎ 제품 공급을 시작한다. 지난 8월 14일 2.5㎎과 5㎎ 등 저용량 제품을 출시한 지 두 달 만이다.

도매 공급 이후 1~2일, 유통사에서 약국까지 도달하는데 1~2일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다음 주부터 처방이 가능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역·유통사마다 편차가 있어 정확한 출시 일정은 유동적이다. 공급 가격은 2.5mg·5mg이 각각 28만원·37만원 수준이며, 7.5mg 제형의 공급가는 약 52만원이다.

마운자로는 주 1회 피하주사제로, GIP와 GLP-1(위 억제 펩타이드/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호르몬을 모방한 이중작용제다. 두 호르몬은 인슐린 분비 촉진, 인슐린 민감도 개선, 글루카곤(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 분비 감소를 통해 식욕 조절·포만감 유지에 영향을 미친다. 직접 비교 임상 3상 시험 'SURMOUNT-5'에 따르면, 체중 감량 효과는 마운자로가 위고비 대비 약 47%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운자로는 첫 치료를 2.5mg 제형으로 시작한 뒤 4주에 한 번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용량을 2.5mg 단위로 증량할 수 있다. 이번 고용량 제품 공급은 저용량 제품 출시 이후 두 달이 지난 시점에 맞춰 이뤄진 것으로, 8주 치료 이후 더 높은 용량이 필요한 환자들은 7.5mg 제형으로 용량을 늘려 투여할 수 있다.


회사는 오늘(11일)부터 7.5mg을 먼저 공급한 후, 오는 11월 초 10mg을 순차적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8주 후 순차적으로 더 높은 12.5mg과 15mg 용량 투여가 필요한 환자를 위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5, 6단계에 해당하는 12.5㎎과 15㎎ 용량 제품도 연내 출시를 목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10mg 제형은 11월 초부터 국내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라며 "치료가 필요한 2형 당뇨병, 비만,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 환자들에게 마운자로가 안정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형 당뇨병 급여, 시간 더 걸릴 예정
마운자로의 매출이 높아질 또 다른 변수는 2형 당뇨병 적응증의 급여 적용이다. 노보 노디스크의 당뇨병 GLP-1 주사제 '오젬픽'이 지난 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약평위) 관문을 통과한 반면, 마운자로의 급여 적용 논의는 좀 더 길어지고 있다. 현재 논의는 심평원 심사위원회 산하 소위원회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약평위 상정을 기다리는 중이다.

이는 오젬픽의 과거 급여 협상 이력과 관련 있다. 노보 노디스크는 허가 후 2023년 약평위를 한 번 통과한 바 있으나 공급 부족 문제에 직면해 약가 협상을 중단한 이력이 있으며, 지난 5월 재도전에 나서면서 약평위 단계를 빠르게 넘었다. 반면, 일라이 릴리의 경우 마운자로의 급여 신청을 처음부터 진행하고 있어 임상적 유용성·비용 효과성 등 가치 검토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뇨병의 경우 이미 급여가 인정되고 있는 기존 치료제들이 많아 경제성 평가에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전망이다.

한국릴리 관계자는 "지난해 마운자로를 2형 당뇨병 치료제로 급여 신청한 이후 비교대상 약제 대비 임상적 유용성 개선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보건 당국과 경제성평가 기반 비용효과성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2형 당뇨병 치로제로서 경제성 평가가 적용되는 사례는 드물기 때문에 관련 논의가 심도 있게 진행되고 있어 협상기간이 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