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집과 일반 업소 등에서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가스레인지가 인체에 해로운 물질을 내뿜어 위험하다는 전문가 경고가 나왔다.
최근 강상욱 상명대 화학에너지공학과 교수는 유튜브 채널 ‘의사친’에 출연해 “가스레인지를 켜는 것만으로도 일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 등 유해 물질이 발생한다”며 “미국 화학협회조차 전기레인지로 교체하라는 입장문을 낸 상황”이라고 밝혔다.
강상욱 교수에 따르면, 최근 국내 급식업계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폐 건강 검사 결과, 하루 8시간 이상 가스레인지 앞에서 일하는 종사자 중 30%가 폐 이상소견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도 예외 없이 이상 소견이 발견됐다. 그는 “하루이틀 노출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매일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호흡기 손상이 누적될 수밖에 없다”며 “여성 폐암 환자의 90%가 비흡연자인데, 의학계에서는 그 주요 원인으로 주방 문화를 꼽고 있다”고 말했다.
가스레인지의 주요 연료인 메탄가스는 연소 과정에서 순간적으로 산소가 부족해지면 일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실제로 가스레인지 작동 직후 일산화탄소 측정기를 사용하면 경보음이 울릴 정도로 수치가 급상승한다고 한다. 강상욱 교수는 “과거 연탄가스 중독 사례도 모두 일산화탄소 중독에 의한 사망이었다”며 “후드를 켜더라도 코로 흡입되는 양이 상당하다”고 했다.
또한, 800~1300도에 달하는 고온에서는 공기 중 산소와 질소가 화학 반응을 일으켜 이산화질소가 발생한다. 이산화질소는 자동차 배기가스와 동일한 성분으로, 장기간 노출 시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강상욱 교수는 “자동차 배기가스 수준의 물질을 매일 들이마시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이국 일부 주에서는 가스레인지 사용 제한·금지를 추진 중이다. 캘리포니아주는 신규 가스레인지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뉴욕주도 유사한 입법을 검토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해당 지역에서는 가스레인지의 신규 판매가 사실상 중단된다.
미국 화학협회 역시 2017년, 가스레인지 사용 시 방출되는 유해 물질에 대한 실험 결과를 발표하며 ‘전기레인지로 교체하라’는 공식 입장문을 내놓은 바 있다.
한편, ‘가스레인지가 더 위험한가, 전기레인지(인덕션 등)가 더 위험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강상욱 교수는 “가스레인지가 전기레인지보다 훨씬 위험하다”며 “전자파를 맞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말했다. 다만 즉시 교체가 어렵다면, 조리할 때 창문을 반드시 두 곳 이상 열어 환기를 유도할 것을 조언했다. 그는 “전기레인지도 전자파는 있지만, 조리 중 약간만 뒤로 물러서거나 불 세기를 중간으로 줄이면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