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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시험관 시술을 받으면 남자 아이를 임신할 가능성이 56%인 것으로 드러났다.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은 21일 전통적인 시험관 시술은 남성 배아 이식 편향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흔히 시험관 시술이라고 부르는 체외 수정은 말 그대로 자궁 외부에서 수정란을 만들어, 자궁으로 이식하는 방법이다. 최대한 많은 수정란을 만들기 위해 여러 난자와 정자를 넣고, 수정란이 세포 분열을 거쳐 배아가 될 때까지 약 5일을 배양한다. 대다수 병원에서는 전통적으로 의사나 연구원이 현미경으로 가장 건강해 보이는 배아를 선택해 자궁으로 이식한다.

여러 연구를 통해 남성 배아가 자궁으로 이식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드러났다. 남성 배아가 여성 배아보다 조금 더 빠르게 자라, 질 좋은 배아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헬렌 오닐 교수는 "더 건강한 배아를 선별할 때, 빨리 성장한 배아를 고르게 되는 경향이 있다"며 "남성 배아가 유리하게 선택된다"고 했다. 이어 "그 차이가 크지 않아, 의식적으로 성별을 인식하고 고를 정도는 아니다"고 했다.


남성 배아는 성염색체 X와 Y 각각 하나씩, 여성 배아는 X 염색체 두 개를 갖는다. 이 탓에 여성 배아는 유전자가 두배로 작동할 위험이 있어, 남성 배아와 달리 X염색체 비활성화 작업을 수행해야 한다. 초기 발달 단계에서 추가 유전자 조정 작업을 하지 않는 남성 배아가 비교적 빠르게 자라게 된다.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성별 편향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오닐 교수팀은 지난해 의사와 두가지 AI 기술(KIDScore, CHLOE)을 활용해 배아 선택 경향성을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유전자 검사로 성별이 확인된 1300개의 배아를 대상으로 평가하도록 했다. 그 결과 의사와 사람이 설정한 기준으로 배아 품질 점수를 매기는 AI 기술(KIDScore)은 남아 배아 점수를 유의하게 높게 평가했다. 의사는 남아 배아 중 69%를, 여성 배아는 57%만 좋은 품질이라고 점수를 매겼다.

모든 시간축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분석해 딥러닝 기술로 발달 패턴을 학습한 AI(CHLOE)는 남성과 여성 배아 품질 평가 점수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오닐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시험관 시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이때 나타날 수 있는 알고리즘 편향은 인식하고, 모든 배아를 공평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