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의 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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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지환이 6년간 다슬기즙을 꾸준히 복용하며 효과를 체감했다고 밝혔다./사진=JTBC ‘냉장고를 부탁해 since 2014’ 방송 화면 캡처
배우 박지환(45)이 6년간 다슬기즙을 꾸준히 복용하며 효과를 체감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since 2014’에는 배우 조우진과 박지환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박지환은 자신의 냉장고 속 재료를 소개하며 다슬기즙을 적극 추천했다. 그는 “복용한 지 6년 됐는데, 효과를 많이 봤다”며 “면역력에 너무 좋고, 안구 건조랑 눈에 좋고, 생각이 잘 안 날 때 한 포씩 까먹으면 생각이 나더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가 잘 안되고 답답할 때 다슬기즙을 먹으면 연기가 터져 나온다”며 다슬기 만병통치설을 주장했다. 박지환이 강력 추천한 다슬기즙, 과학적으로 정말 효과가 있을까?

◇전통 의학서에 언급된 효능… 현대 의학 근거는 ‘동물실험 수준’
다슬기는 민물에 사는 연체동물로, 예로부터 간 해독·피로 회복·눈 충혈 완화 등에 좋다는 민간요법 식품으로 전해진다. ‘동의보감’에는 다슬기가 간 질환 치료와 숙취 해소, 시력 보호에 효과가 있다는 기록이 있고, ‘본초강목’에서도 간 기능 회복과 황달 제거, 눈을 맑게 하는 효능이 언급돼 있다.


현대 의학 연구에서도 일부 긍정적인 실험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2009년 국내 연구에서는 다슬기 추출물이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을 보였고, 2022년 동물실험에서는 달팽이류(연체동물) 추출물이 염증을 유발하는 물질(TNF-α)을 줄이고, 염증을 완화하는 물질(IL-10)을 높이는 효과를 보였다. 또 다슬기 열수 추출물을 투여한 쥐의 간 손상과 염증이 완화되는 경향도 관찰됐다. 다만, 이들 연구는 모두 동물 또는 세포 실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시험이나 공신력 있는 국제 학술지 논문은 아직 없다.

◇“간 기능 저하, 대부분 습관 문제… 건강식품으로 해결 안 돼”
전문가들은 다슬기즙이 간 기능을 개선하거나 면역력을 높인다는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한다. 고대구로병원 간센터(내과) 유양재 교수는 “특별한 간 질환이 없는 사람에게서 간 기능 저하로 인한 피로감이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다”며 “대부분의 피로는 수면 부족, 운동 부족, 음주, 스트레스 등 생활 습관 문제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했다. 유 교수는 “소수의 동물실험에서 다슬기 추출물이 알코올성 간 손상을 일부 완화했다는 보고는 있으나, 사람에게서의 적정 용량이나 효능은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며 “임상 근거가 없는 상태에서 건강기능식품처럼 복용하는 것은 효과도 없고, 오히려 부작용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안전성도 불확실… 기생충 감염 주의해야
현재 시중에는 다양한 브랜드의 다슬기즙 제품이 건강보조식품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제품마다 제조 방식·농도·첨가물이 달라 효능과 안전성을 일반화하기 어렵다. 특히 충분히 가열하지 않은 다슬기는 폐흡충이나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기생충의 숙주가 될 수 있어 날 것이나 덜 익힌 상태로 섭취하는 것은 위험하다. 유양재 교수는 “다슬기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삶아 음식으로 섭취하는 것은 큰 문제가 없지만, 간 기능 개선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한 간·신장 질환자나 알레르기 체질의 경우에는 복용 전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