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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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선 때문에 피부가 붉은 케이든./사진=더 선
희귀질환을 갖고 태어나 피부가 계속 벗겨지는 영국 남자아이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9일(현지시각) 더 선 등 외신에 따르면 리애나 벤틀리(35)는 2019년 6월에 아들 케이든(6)을 낳았다. 벤틀리는 “케이든이 태어났을 때 분만실에 있던 모든 의료진이 조용했다”며 “아이를 보니 전신이 두꺼운 노란색 막으로 덮여 있었고 눈꺼풀은 뒤집혀 있었다”고 말했다. 의료진에 따르면 케이든에게 나타난 노란색 막은 ‘콜로디온 막(collodion membrane)’이다. 피부 각질이 정상적으로 탈락하지 못하면서 생기며 투명하거나 노란색을 띤 막이 전신을 덮는 형태다.


케이든은 어린선으로 알려진 ‘선천성 비늘증(congenital ichthyosis)’이라는 희귀 피부질환을 진단받았다. 어린선 때문에 피부 장벽이 무너졌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의료진은 그를 곧바로 인큐베이터로 이동시켰다. 벤틀리는 “케이든이 태어난 지 2주가 지나고서야 아이를 안을 수 있었다”며 “심지어 그때도 장갑을 끼고 안아야 했고 케이든의 피부가 감염에 매우 취약해서 입을 맞추는 것도 금지됐다”고 말했다.

케이든은 태어난 지 3주 지났을 때 퇴원했지만, 이후로도 끊임없이 관리를 해줘야 했다. 어린선 때문에 귀와 눈 주변의 피부 각질이 너무 빠르게 자라 청력과 시력에 지장이 생겼다. 끊임없이 생기는 각질 때문에 손가락 지문도 사라졌다. 벤틀리는 “케이든의 피부는 매우 건조해서 두 시간마다 전신에 보습제를 발라줘야 한다”며 “계속 각질이 떨어지니까 고통스러워하고 피부가 항상 붉은색이다”라고 말했다. 벤틀리는 피부에 수분을 공급해주고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 기계를 구매하기 위해 모금 중이다. 그는 “케이든이 조금이나마 통증에서 벗어나 다른 아이들처럼 평범한 하루를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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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든은 출생 당시 노란색 막인 콜로디온 막으로 뒤덮였다./사진=더 선
케이든이 겪고 있는 어린선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각질층이 지나치게 성장해 피부를 건조하게 하고 비늘 같은 각질을 만드는 유전질환이다. 대부분 영아기나 아동기에 발병한다. 피부과학연구저널(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에 2010년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일부 어린선 환자들은 케이든처럼 콜로디온 막에 덮인 채 태어난다. 연세스타피부과 강남본점 김영구 대표원장은 “어린선이 있으면 피부가 심하게 건조해지거나 가렵고 당기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어린선이 있는 피부는 아주 가벼운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 이 질환은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발병할 때가 많다.

어린선은 난치성 질환이어서 완치보다는 증상 완화에 집중해 치료한다. 김영구 대표원장은 “보습제를 꾸준히 발라줘야 하고 필요한 경우 각질용해제를 사용할 수 있다”며 “두 가지로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으면 약물치료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약물치료로는 각질을 제거하는 살리실산 성분의 연고를 국소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할 경우 레티노이드제 연고를 발라 각질을 치료한다. 벗겨진 피부를 통해 2차 감염이 발생했다면 항생제나 항진균제도 사용한다.


어린선은 유전질환이라 예방법이 없다. 어린선을 진단받은 환자들은 각질이 많이 생겨도 이를 제거하기 위해 때를 밀지 말아야 한다. 피부가 더욱 건조해져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너무 뜨겁지 않은 물로 씻어야 한다. 샤워 후 3분 이내에 전신에 보습제를 바르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