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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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세 남아에게서 나타난 레이노 현상이 뒤늦게 심장 종양 때문인 것으로 확인된 사례가 저널에 공개됐다. 남아의 발가락이 두 개만 창백한 모습./사진=큐레우스
심장 종양으로 인해 발가락이 창백해지는 레이노 현상이 나타난 소아 사례가 해외 저널에 공개됐다.

모로코 셰이크 자이드 병원(Cheikh Zaid Hospital) 의료진은 7세 남아 A군이 4세 때부터 발가락 일부 변색 증상으로 ‘레이노 증후군’ 진단을 받고 추적 관찰을 받아왔다고 했다.

레이노 증후군은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반응하면서 손가락, 발가락 등의 혈관이 극도로 수축해 혈액순환 장애가 발생하는 것이다. 주로 추운 곳에 장시간 있거나 찬물에 손·발을 담갔을 때 나타난다. 손발이 차가워지거나, 저리고, 색이 하얗게 바뀌기도 한다.

A군 역시 추위에 노출됐을 때나 걸을 때 발가락이 일시적으로 창백해지고 통증이 나타나는 이상 증세를 보였다. 이 때문에 또래들에 비해 신체 활동에 제약이 컸다.


처음 레이노 현상을 발견하고 3년이 지났을 때 A군은 오른쪽 팔 근력 약화와 안면 비대칭이 발생해 병원을 찾았다. MRI 검사 결과, 뇌졸중이 확인됐다. 또한 심장 초음파 검사에서 정체 모를 덩어리가 좌심방(심장 왼쪽 위에 있는 방) 안을 완전히 차지하고 있는 것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응급 수술을 시행했고, 심장에서 종양을 떼어냈다. 6cm x 4cm 크기의 좌심방 근육종이었다. 다행히 수술 후 약 3개월이 지나자 A군은 평소 몸을 많이 썼을 때 겪었던 호흡곤란이 사라지고, 레이노 증후군 증상도 크게 감소한 것이 확인됐다.

의료진은 “심장 근육종은 성인에서 가장 흔한 심장 종양이지만, 12세 미만 어린에게서는 극히 드물다”며 “A군이 앓았던 레이노 현상은 종양 관련 사이토카인(염증 물질) 생성 때문에 발생했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레이노 현상이 심장 근육종과 연관된다는 보고들이 있다”며 “인과 관계를 확실히 밝힐 순 없지만 심장 종양 제거 후 레이노 현상이 해소되거나 나아진 사례들이 보고돼 연관성이 있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소아에게서 레이노 현상이나 뇌졸중이 발생했을 때 심장 종양 감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사례는 ‘큐레우스’ 저널에 지난 6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