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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대 중년 여성들이 초가공식품 중독에 가장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챗gpt
50~60대 중년 여성들이 초가공식품 중독에 가장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가공식품은 원재료의 형태가 거의 사라지고, 여러 첨가물과 화학 성분이 들어간 식품으로 대표적으로 패스트푸드·냉동식품·과자·사탕·즉석식품 등이 해당한다.

미국 미시간대 연구팀은 ‘전국 노화 건강 여론조사(National Poll on Healthy Aging)’ 데이터를 토대로 50~80세 성인 2,000여 명을 조사했다. 연구진은 예일 식품중독 척도 2.0 수정판’을 사용했는데, 이는 원래 술이나 담배 같은 물질 의존 여부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여기에는 강한 갈망, 줄이려는 반복적 실패, 금단 증상, 과식 때문에 사회생활을 피하는 행동 등이 포함된다. 연구팀은 이 기준을 사탕, 패스트푸드, 가당 음료 같은 초가공식품에 적용해 ‘중독 여부’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50~60대 여성의 약 21%가 중독 기준을 충족했다. 같은 연령대 남성(10%)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고령층(65~80세)에서는 여성 12%, 남성 4%로 나타나 상대적으로 낮았다. 즉, 중년 여성이 초가공식품 중독에 가장 취약한 집단으로 확인됐다.

초가공식품 중독은 체중 인식, 건강 상태, 사회적 고립감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스스로 과체중이라고 생각한 남성은 중독 위험이 19배, 여성은 11배 컸다. 신체 건강이 ‘나쁘다’고 답한 남성은 3배, 여성은 2배 더 위험했다. 정신 건강이 좋지 않다고 응답한 경우 남성은 약 4배, 여성은 약 3배 가까이 중독 위험이 컸다. 사회적 고립감을 느낀 이들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중독 위험이 약 3배 더 컸다.


연구 책임자인 애슐리 기어하트 심리학과 교수는 “초가공식품 중독 비율은 같은 연령대의 알코올이나 니코틴 중독률보다 훨씬 높다”며 “특히 여성에게는 1980년대 다이어트 식품으로 포장된 초가공식품이 심리적으로 각인돼 중독 가능성이 더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릴 때 초가공식품에 노출된 경험이 평생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아동·청소년기에 대한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횡단면 조사로, 초가공식품 중독이 건강을 악화시킨 것인지, 건강이 좋지 않아서 해당 식품을 더 찾게 된 것인지는 명확히 밝히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구진은 “초가공식품이 비만·당뇨·심혈관질환 등 만성질환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기존 연구들을 들어, 이번 결과가 중장년층의 식습관 개선과 정책 마련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중독(Addiction)’에 지난달 29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