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가슴이 타는 것처럼 속이 쓰리고, 입안으로 신물이 올라오는 역류성 식도염을 앓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2001년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약 50만 명에 불과했지만, 2008년 200만 명을 넘으며 네 배 가까이 빠르게 증가했다. 지난 2021년에는 483만 여 명이 역류성 식도염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나 소화액이 식도로 역류해 식도 점막에 손상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정상적으로는 하부식도괄약근이 위산 역류를 막아야 하지만, 여러 원인으로 이 기능이 저하되면 위산이 역류해 식도 점막이 손상을 입으면서 식도염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고려대 구로병원 소화기내과 김승한 교수는 "최근 10년 사이 생활 습관의 서구화, 과로, 스트레스가 늘어나면서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며 "과거에는 중장년층에서 흔히 발생했지만, 최근 생활 습관 변화로 젊은 층에서도 흔히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하부식도괄약근은 노화로 약해지기도 하지만, '잘못된 생활 습관'이 가장 큰 기능 저하 촉발 요인이다. 특히 늦은 밤에 과식하거나, 기름진 음식 섭취하면 위내 압력이 증가해 소화액이 식도로 쉽게 역류하게 된다. 수면 부족도 위장 운동을 저하시켜 증상을 악호한다. 이 외에도 커피·탄산·알코올·흡연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고 괄약근을 이완시켜 역류 가능성을 높인다.


김승한 교수는 "일부 환자는 심장질환이나 기관지질환으로 착각해 진료시기를 놓치기도 하고, 증상이 불규칙하거나 경미해 스스로 소화불량으로만 여기는 경우도 많다"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화돼 여러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조기에 병원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대표적인 합병증으로는 식도 점막이 좁아지는 식도 협착, 궤양, 그리고 전암성 병변인 바렛식도가 발생할 수 있다. 바렛식도는 장기간 위산에 노출된 식도 점막이 변성된 상태로, 향후 식도선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역류된 위산이 호흡기를 자극해 만성 기침, 기관지염, 천식 악화, 후두염 등도 유발할 수 있다.

내시경 검사를 통해 식도 점막 손상 정도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하다면 식도 산도 검사(pH 모니터링)와 식도 내압 검사로 역류 빈도와 괄약근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

치료의 가장 중요한 원칙은 역시 생활 습관 개선이다. 과식, 야식, 기름진 음식, 카페인 음료, 탄산, 알코올은 피하고, 식사 후에는 바로 눕지 않는다. 체중을 줄이고 규칙적인 식사를 유지하며, 금연·절주를 실천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크게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

약물 치료는 위산분비억제제인 프로톤펌프억제제(PPI)가 가장 널리 사용된다. 위산을 중화하는 제산제, 위장 운동 촉진제 등이 함께 쓰이기도 한다. 최근에는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이 도입돼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 환자는 약물과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호전되지만, 일부 중증 환자나 약물에 반응이 없는 경우에는 내시경적 시술이나 항역류 수술이 고려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