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2일 기자회견장에서 임신 중 타이레놀을 복용하면 아기에게 자폐증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혀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과장 천근아 교수가 관련한 개인 입장을 본인 소셜미디어를 24일 통해 공개했다. 천근아 교수는 현재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식품의약국을 통해 의사들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항암제 보조제로 사용되는 류코보린을 자폐증 치료제로 확대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천근아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서 불완전한 증거로 광범위한 결론을 끌어내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무모하며 공중보건의 토대인 대중의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는데, 전문가로서 적극 동의한다"며 "자폐증은 단일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경발달장애"라고 했다.
자폐증은 3세 이전부터 언어 표현과 이해, 보호자와 애착 행동, 사람들과의 놀이에 대해 관심이 저조해지는 양상이 나타나는 발달 장애다. 임신·출생 전후 환경뿐 아니라 유전적 요인, 뇌 발달 과정, 면역과 대사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원인부터 증상까지 매우 다양한 특징으로 자폐증은 '자폐스펙트럼장애'라고 불린다.
천근아 교수는 "가장 엄격하게 진행된 2024년 스웨덴 형제 비교 연구에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증 사이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단순 관찰연구로서의 연관과 인과는 명백히 구분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류코보린 역시 특정 생물학적 하위군에서 잠재적 가능성이 연구되는 단계일 뿐, 자폐 치료제로 단정하기엔 이르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모두 류코보린을 자폐증 치료제로 승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천 교수는 이번 사태가 보호자에게 미칠 영향도 고려했다. 천 이사장은 "부모는 내가 잘못해서 아이가 자폐가 되었다는 식의 죄책감을 버려야 한다"며 "우리가 할 일은 아이의 잠재력과 강점을 최대한 발견하고 검증된 치료와 교육 방법을 통해 발달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천 교수는 보건 정책이 정치 아젠다화 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치적 발언이 과학적 사실을 앞설 때, 대중은 불안과 혼란 속에 놓이게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느낌이나 정치적 필요가 아니라, 철저한 과학적 근거가 우리 사회의 보건 정책과 부모의 선택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태가 큰 파장을 유발한 이유는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이 비교적 임산부에게 안전하다고 여겨진 진통제였기 때문이다. 이부프로펜 계열이나 나프록센 계열의 진통제는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어 권장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후 FDA에서는 마틴 마카리 국장 명의로 공지문을 냈다. FDA는 "최근 몇 년간 임신부의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녀의 자폐증 및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신경학적 질환 발병 위험 증가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증거가 누적됐다"면서도 "명확히 하자면,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은 다수의 연구에서 기술됐지만,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으며 과학 문헌에는 반대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FDA는 "이 연관성은 지속되는 과학 논쟁 분야이며, 임신부와 영유아의 대부분 단기 발열은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상의는 임상 결정에서 이를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천 교수 입장문의 전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임신 중 타이레놀 복용이 자폐아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식품의약국을 통해 의사들에게 통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항암제 보조제로 사용되는 류코보린을 자폐증 치료제로 확대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천근아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서 불완전한 증거로 광범위한 결론을 끌어내는 것은 시기상조이고 무모하며 공중보건의 토대인 대중의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는데, 전문가로서 적극 동의한다"며 "자폐증은 단일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는 신경발달장애"라고 했다.
자폐증은 3세 이전부터 언어 표현과 이해, 보호자와 애착 행동, 사람들과의 놀이에 대해 관심이 저조해지는 양상이 나타나는 발달 장애다. 임신·출생 전후 환경뿐 아니라 유전적 요인, 뇌 발달 과정, 면역과 대사 요인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난다고 알려졌다. 원인부터 증상까지 매우 다양한 특징으로 자폐증은 '자폐스펙트럼장애'라고 불린다.
천근아 교수는 "가장 엄격하게 진행된 2024년 스웨덴 형제 비교 연구에서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증 사이 연관성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단순 관찰연구로서의 연관과 인과는 명백히 구분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류코보린 역시 특정 생물학적 하위군에서 잠재적 가능성이 연구되는 단계일 뿐, 자폐 치료제로 단정하기엔 이르다"며 "미국 식품의약국(FDA), 유럽 의약품청(EMA),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 모두 류코보린을 자폐증 치료제로 승인하지 않았다"고 했다.
천 교수는 이번 사태가 보호자에게 미칠 영향도 고려했다. 천 이사장은 "부모는 내가 잘못해서 아이가 자폐가 되었다는 식의 죄책감을 버려야 한다"며 "우리가 할 일은 아이의 잠재력과 강점을 최대한 발견하고 검증된 치료와 교육 방법을 통해 발달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천 교수는 보건 정책이 정치 아젠다화 되는 것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정치적 발언이 과학적 사실을 앞설 때, 대중은 불안과 혼란 속에 놓이게 된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느낌이나 정치적 필요가 아니라, 철저한 과학적 근거가 우리 사회의 보건 정책과 부모의 선택을 이끌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사태가 큰 파장을 유발한 이유는 타이레놀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이 비교적 임산부에게 안전하다고 여겨진 진통제였기 때문이다. 이부프로펜 계열이나 나프록센 계열의 진통제는 태아에게 해로울 수 있어 권장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후 FDA에서는 마틴 마카리 국장 명의로 공지문을 냈다. FDA는 "최근 몇 년간 임신부의 아세트아미노펜 복용과, 자녀의 자폐증 및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같은 신경학적 질환 발병 위험 증가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증거가 누적됐다"면서도 "명확히 하자면, 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 사이의 연관성은 다수의 연구에서 기술됐지만, 인과관계는 입증되지 않았으며 과학 문헌에는 반대 연구 결과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FDA는 "이 연관성은 지속되는 과학 논쟁 분야이며, 임신부와 영유아의 대부분 단기 발열은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임상의는 임상 결정에서 이를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천 교수 입장문의 전문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브리핑에서 “타이레놀을 복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임신 중에는 피해야 한다.”라고 경고하며, 타이레놀(아세트아미노펜)과 자폐증을 연결 짓는 발언을 했습니다. 그는 또한 항암제 보조제로 쓰이는 류코보린(leucovorin)을 자폐증 치료제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러나 워싱턴포스트에서 논평한, “불완전한 증거에서 광범위한 결론을 끌어내는 것은 시기상조일 뿐 아니라 무모하다. 이는 공중보건의 토대인 대중의 신뢰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경고에 전문가로서 적극 동의합니다.
1. 자폐는 단일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1. 자폐는 단일 원인으로 설명되지 않습니다.
자폐증은 유전적 요인, 뇌 발달 과정, 임신·출생 전후 환경, 면역 및 대사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나는 신경발달장애입니다. 따라서 특정 약물 복용 여부 하나로 원인을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으로 전혀 맞지 않습니다. 실제로 가장 엄격한 2024년 스웨덴 형제 비교 연구(JAMA)는 임신 중 아세트아미노펜 사용과 자폐증 사이에 연관성이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이런 결과는 단순 관찰연구로서의 “연관(association)”과 “인과(causation)”는 명백히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을 다시 보여줍니다.
2. 그럼 왜 ‘자폐 핵심 치료제’가 아직까지 없을까요?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자폐증의 핵심 증상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약물은 승인된 적이 없습니다. 이는 자폐증 자체가 하나의 단일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학적·환경적 경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한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 증상을 보이늠 스펙트럼 장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폐스펙트럼장애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일부 문제행동(예: 자극과민성, 과잉행동, 공격성 조절)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은 FDA, KFDA에서 승인되어 사용 중이지만, 이는 핵심 자폐 증상 즉, 사회적-의사소통 결함을 직접 개선하는 치료제가 아닙니다.
류코보린(leucovorin) 역시 특정한 생물학적 하위군에서 잠재적 가능성이 연구되는 단계일 뿐, 자폐 치료제로 단정하기엔 매우매우 이릅니다. 류코보린은 엽산(folic acid)의 활성형 대사체에 해당하는 물질로서 소규모 이중맹검 무작위대조시험(RCT)에서 류코보린을 투여받은 자폐 아동의 일부가 언어,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 영역에서 개선을 보였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지만, 대상 수가 작고 연구 기간이 짧으며, 모든 아동에게 동일하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님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FRα 자가항체 양성 아동에서 효과가 더 뚜렷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엽산은 “자폐증 치료제”라기보다 특정 하위군에서의 보조 요법 정도로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 FDA, 유럽 EMA, 한국 식약처 모두에서 류코보린을 자폐증 치료제로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3. 부모님께 드리는 메시지
자폐증은 부모가 어떤 약을 썼거나 쓰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워싱턴포스트도 보도했듯, 의사들은 “이런 경고가 임신부로 하여금 고열에 시달리더라도 타이레놀 복용이 주저하게 되거나, 부모들이 충분한 의학적 감독 없이 류코보린을 시도하도록 만들 위험이 있다”고 우려합니다.
부모님들은 “내가 잘못해서 아이가 자폐가 되었다”는 식의 죄책감을 버리셔야 합니다. 과학은 그런식의 결론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아이의 잠재력과 강점을 최대한 발견하고, 검증된 치료와 교육 방법을 통해 발달을 돕는 것입니다.
4. 과학적·사회적 책임
정치적 발언이 과학적 사실을 앞설 때, 대중은 불안과 혼란 속에 놓이게 됩니다. 자폐증 연구는 지난 30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여전히 다양한 원인과 기전이 존재하며 모든 답을 찾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과학은 아직 확실히 말할 수 없을 때 더 신중해져야 합니다. 자폐는 부모가 뭘 해서, 또는 뭘 안해서 생기는 장애가 아닙니다. 답답하더라도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을 통해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느낌”이나 “정치적 필요”가 아니라, 철저한 과학적 근거가 우리 사회의 보건 정책과 부모의 선택을 이끌어야 합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한 복합적 현상이며, 우리는 ’과학적 근거 위에 ‘ 희망을 세워야 합니다.
2. 그럼 왜 ‘자폐 핵심 치료제’가 아직까지 없을까요?
전 세계적으로 현재까지 자폐증의 핵심 증상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거나 완치할 수 있는 약물은 승인된 적이 없습니다. 이는 자폐증 자체가 하나의 단일 질환이 아니라 다양한 생물학적·환경적 경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한 매우 다양하고 이질적인 증상을 보이늠 스펙트럼 장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자폐스펙트럼장애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일부 문제행동(예: 자극과민성, 과잉행동, 공격성 조절)을 치료하기 위한 약물은 FDA, KFDA에서 승인되어 사용 중이지만, 이는 핵심 자폐 증상 즉, 사회적-의사소통 결함을 직접 개선하는 치료제가 아닙니다.
류코보린(leucovorin) 역시 특정한 생물학적 하위군에서 잠재적 가능성이 연구되는 단계일 뿐, 자폐 치료제로 단정하기엔 매우매우 이릅니다. 류코보린은 엽산(folic acid)의 활성형 대사체에 해당하는 물질로서 소규모 이중맹검 무작위대조시험(RCT)에서 류코보린을 투여받은 자폐 아동의 일부가 언어, 사회적 상호작용, 의사소통 영역에서 개선을 보였다는 결과가 보고되었지만, 대상 수가 작고 연구 기간이 짧으며, 모든 아동에게 동일하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님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FRα 자가항체 양성 아동에서 효과가 더 뚜렷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엽산은 “자폐증 치료제”라기보다 특정 하위군에서의 보조 요법 정도로 이해해야 합니다. 미국 FDA, 유럽 EMA, 한국 식약처 모두에서 류코보린을 자폐증 치료제로 승인하지 않았습니다.
3. 부모님께 드리는 메시지
자폐증은 부모가 어떤 약을 썼거나 쓰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워싱턴포스트도 보도했듯, 의사들은 “이런 경고가 임신부로 하여금 고열에 시달리더라도 타이레놀 복용이 주저하게 되거나, 부모들이 충분한 의학적 감독 없이 류코보린을 시도하도록 만들 위험이 있다”고 우려합니다.
부모님들은 “내가 잘못해서 아이가 자폐가 되었다”는 식의 죄책감을 버리셔야 합니다. 과학은 그런식의 결론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아이의 잠재력과 강점을 최대한 발견하고, 검증된 치료와 교육 방법을 통해 발달을 돕는 것입니다.
4. 과학적·사회적 책임
정치적 발언이 과학적 사실을 앞설 때, 대중은 불안과 혼란 속에 놓이게 됩니다. 자폐증 연구는 지난 30년 동안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여전히 다양한 원인과 기전이 존재하며 모든 답을 찾는 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과학은 아직 확실히 말할 수 없을 때 더 신중해져야 합니다. 자폐는 부모가 뭘 해서, 또는 뭘 안해서 생기는 장애가 아닙니다. 답답하더라도 과학적으로 검증된 방법을 통해 아이와 함께 성장하는 것이 최선의 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느낌”이나 “정치적 필요”가 아니라, 철저한 과학적 근거가 우리 사회의 보건 정책과 부모의 선택을 이끌어야 합니다. 자폐스펙트럼장애는 여전히 많은 연구가 필요한 복합적 현상이며, 우리는 ’과학적 근거 위에 ‘ 희망을 세워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