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털모발증후군’을 가지고 태어나 29년째 가발을 착용해 온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양털모발증후군은 모발이 양털처럼 가늘고 곱슬거리며 성장 속도가 극히 느리거나 멈추는 특징을 보이는 희귀 유전 질환이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양털모발증후군을 앓고 있는 한 여성이 출연했다. 가발 회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연자는 “선천적으로 모발이 얇고 곱슬인 양털 모발을 가지고 태어나서 29년 동안 가발을 쓰고 있다”며 “머리카락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혹시 나를 닮을까 봐 걱정이고, 나중에 자라서 엄마가 가발을 쓴 사실로 상처받을까 걱정”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사연자의 아이는 현재 생후 7개월로, 그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저보다 머리카락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사연자는 가족들 모두 머리숱이 풍성했지만 자신만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엄마가 데리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지만, 원인은 불명이었다”며 “의사가 ‘머리가 빠지지도 자라지도 않을 거니까 모자 또는 가발을 씌워 밝게 키우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만 5세부터 가발을 착용했다는 그는 학창 시절 겪었던 어려움도 전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벤치에 앉아있다가 남자애들이 가발인 줄 모르고 잡아당겼는데 전교생 앞에서 벗겨졌다”며 “집으로 울면서 뛰어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엄마는 계속 내가 숨을까 봐 학교에 다시 데려다 앉혔다”며 “그러면서 나한테 ‘눈이 나쁘면 안경 쓰는 것처럼, 머리카락이 없어서 가발 쓰는 거야’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용기를 줘서 밝게 자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 피부·심장에 영향도
사연자가 앓고 있는 양털모발증후군(Woolly Hair Syndrome)은 매우 드문 유전질환으로, 비(非)흑인 인종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모발이 얇고 곱슬거리는 데다 자라는 속도가 극히 느리거나 거의 멈추는 특징이 있다. 성장 정체가 오래 지속되면 머리카락이 부서지기 쉽고, 두피 전체 혹은 일부 부위만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속눈썹, 눈썹, 체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외모적 부담이 클 수 있다.
이 질환은 주로 특정 유전자의 이상, 즉 돌연변이 때문에 생긴다. 대표적으로 JUP나 DSP 유전자에 문제가 생기면, 머리카락이 양털처럼 바뀌는 것뿐 아니라 손발바닥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심장 근육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낙소스 병(Naxos disease)’이나 ‘카르바할 증후군(Carvajal syndrome)’ 같은 질환과 연관되어 있다. 이 외에도 LIPH나 LPAR6 같은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에는 피부나 심장 이상은 없이 모발 자체만 얇고 잘 자라지 않는 비증후군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국 연구진이 올해 7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유전자 이상은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구조를 약하게 만들거나, 모근 안에서 모발을 자라게 하는 신호 체계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머리카락이 정상보다 훨씬 가늘고 약하게 자라며, 잘 끊어지거나 빠지기 쉬운 형태가 되는 것이다.
◇완치 어려워 정밀 진단과 꾸준한 관리 중요
양털모발증후군은 보통 의사의 육안 진찰과 함께, 모발을 확대해서 보는 검사(트리코스코피), 현미경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머리카락을 한 가닥 뽑아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굵기가 들쑥날쑥하거나, 비정상적으로 꼬여 있거나, 단면이 납작하고 타원형인 경우가 많다. 또, 트리코스코피라고 불리는 확대 장비로 머리카락이나 두피를 들여다보면, 모발과 피부의 구조에 이상이 있는지 더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유전질환이 의심되거나 손발바닥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심장에 관련된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심장 검사가 꼭 필요하다. 처음엔 단순히 머리카락 문제처럼 보였다가 나중에 심장에 문제가 발견된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현재까지 완치법은 없다. 치료는 증상을 잘 관리하면서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자극이 적은 샴푸 사용, 화학적 시술이나 고열 사용을 피하기, 보습 유지, 스트레스 관리 등이 기본이다. 외형적인 문제 때문에 고민이 크다면 가발이나 모자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가족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있을 수 있으니,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 미리 준비하는 게 좋으며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심장 또는 기타 내과적 이상이 없는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난 22일 방송된 KBS Joy ‘무엇이든 물어보살’에는 양털모발증후군을 앓고 있는 한 여성이 출연했다. 가발 회사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는 사연자는 “선천적으로 모발이 얇고 곱슬인 양털 모발을 가지고 태어나서 29년 동안 가발을 쓰고 있다”며 “머리카락이 더 이상 자라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아이가 혹시 나를 닮을까 봐 걱정이고, 나중에 자라서 엄마가 가발을 쓴 사실로 상처받을까 걱정”이라고 고민을 털어놨다. 사연자의 아이는 현재 생후 7개월로, 그는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저보다 머리카락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사연자는 가족들 모두 머리숱이 풍성했지만 자신만 머리카락이 자라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엄마가 데리고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지만, 원인은 불명이었다”며 “의사가 ‘머리가 빠지지도 자라지도 않을 거니까 모자 또는 가발을 씌워 밝게 키우라’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만 5세부터 가발을 착용했다는 그는 학창 시절 겪었던 어려움도 전했다. 그는 “초등학교 3학년 때 벤치에 앉아있다가 남자애들이 가발인 줄 모르고 잡아당겼는데 전교생 앞에서 벗겨졌다”며 “집으로 울면서 뛰어갔다”고 회상했다. 이어 “엄마는 계속 내가 숨을까 봐 학교에 다시 데려다 앉혔다”며 “그러면서 나한테 ‘눈이 나쁘면 안경 쓰는 것처럼, 머리카락이 없어서 가발 쓰는 거야’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가 용기를 줘서 밝게 자랄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했다.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 피부·심장에 영향도
사연자가 앓고 있는 양털모발증후군(Woolly Hair Syndrome)은 매우 드문 유전질환으로, 비(非)흑인 인종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모발이 얇고 곱슬거리는 데다 자라는 속도가 극히 느리거나 거의 멈추는 특징이 있다. 성장 정체가 오래 지속되면 머리카락이 부서지기 쉽고, 두피 전체 혹은 일부 부위만 증상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속눈썹, 눈썹, 체모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외모적 부담이 클 수 있다.
이 질환은 주로 특정 유전자의 이상, 즉 돌연변이 때문에 생긴다. 대표적으로 JUP나 DSP 유전자에 문제가 생기면, 머리카락이 양털처럼 바뀌는 것뿐 아니라 손발바닥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심장 근육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는 ‘낙소스 병(Naxos disease)’이나 ‘카르바할 증후군(Carvajal syndrome)’ 같은 질환과 연관되어 있다. 이 외에도 LIPH나 LPAR6 같은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에는 피부나 심장 이상은 없이 모발 자체만 얇고 잘 자라지 않는 비증후군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중국 연구진이 올해 7월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유전자 이상은 머리카락을 구성하는 단백질의 구조를 약하게 만들거나, 모근 안에서 모발을 자라게 하는 신호 체계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머리카락이 정상보다 훨씬 가늘고 약하게 자라며, 잘 끊어지거나 빠지기 쉬운 형태가 되는 것이다.
◇완치 어려워 정밀 진단과 꾸준한 관리 중요
양털모발증후군은 보통 의사의 육안 진찰과 함께, 모발을 확대해서 보는 검사(트리코스코피), 현미경 검사,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머리카락을 한 가닥 뽑아 현미경으로 살펴보면, 굵기가 들쑥날쑥하거나, 비정상적으로 꼬여 있거나, 단면이 납작하고 타원형인 경우가 많다. 또, 트리코스코피라고 불리는 확대 장비로 머리카락이나 두피를 들여다보면, 모발과 피부의 구조에 이상이 있는지 더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유전질환이 의심되거나 손발바닥 피부가 두꺼워지거나 심장에 관련된 증상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에는 심장 검사가 꼭 필요하다. 처음엔 단순히 머리카락 문제처럼 보였다가 나중에 심장에 문제가 발견된 사례가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현재까지 완치법은 없다. 치료는 증상을 잘 관리하면서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진행된다. 자극이 적은 샴푸 사용, 화학적 시술이나 고열 사용을 피하기, 보습 유지, 스트레스 관리 등이 기본이다. 외형적인 문제 때문에 고민이 크다면 가발이나 모자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또한 가족에게 유전될 가능성이 있을 수 있으니,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 미리 준비하는 게 좋으며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해 심장 또는 기타 내과적 이상이 없는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