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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미국의 한 여성이 SNS에 올린 메이크업 영상이 화제다./사진=레카 재니스 틱톡 영상 캡처
‘젊은 파킨슨병’ 진단을 받은 미국의 한 여성이 SNS에 올린 메이크업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매체 피플지에 따르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에 거주하는 레카 재니스(42)는 세 아이의 엄마이면서 금융회사 뱅크오브아메리카 직원, 피트니스 강사로 바쁘게 활동하던 워킹맘이었다. 하지만 2022년 4월, 그는 39세의 나이에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 흔히 노년층에서 발병하는 질환으로 알려진 파킨슨병을 젊은 나이에 마주한 것이다. 재니스는 진단 이후 1년 반 동안 슬픔과 분노, 두려움에 시달렸지만, 결국 병을 숨기지 않기로 했다. 그는 2023년 11월, SNS에 진단 사실을 처음 공개한 뒤 꾸준히 투병 일기를 나누고 있다.

특히 최근 올린 메이크업 영상은 40만 회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영상에서 그는 손 떨림 증상에도 불구하고 조심스레 속눈썹을 붙이고,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를 따라 부르며 화장을 이어간다. 자막에는 “월요일 아침, 파킨슨병과 함께 화장을 하고 있다”며 “떨림은 심하고 스트레스도 크지만, 속눈썹만 안 뽑히면 괜찮다”라는 유쾌한 메시지가 담겼다.

그는 “아침마다 화장과 옷차림이 쉽지 않지만, 스스로를 단정히 꾸미는 과정이 정신 건강에 큰 힘이 된다”고 했다. 재니스에게 화장은 단순한 외모 관리가 아니라 하루를 살아가는 활력소가 된 것이다.

파킨슨병 진단 이후 재니스의 생활은 크게 변했다. 술을 끊고 식습관을 개선했으며 약 27kg을 감량했다.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오전 5시부터 운동을 시작하고, 아이들을 챙긴 뒤 직장에 출근하는 규칙적인 루틴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젊은 나이에 이런 병을 겪는 건 나뿐인가’라는 고립감이었다.


재니스는 그 감정을 극복하기 위해 SNS 계정을 운영하며 파킨슨병 환자들이 정보를 나누고 감정을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그는 “직장과 가족, 친구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환자들도 있다”며 “온라인 커뮤니티가 그들에게 작은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재니스가 겪고 있는 파킨슨병은 뇌의 도파민 신경세포가 점차 소실되며 발생하는 만성 퇴행성 질환이다. 도파민이 줄어들면 손 떨림, 근육 경직, 느린 동작, 균형 감각 저하 등이 나타난다.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으나 유전·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 파킨슨재단에 따르면 전체 환자의 약 4%는 50세 이전에 진단을 받으며, 이처럼 비교적 이른 나이에 발병한 경우를 ‘젊은 파킨슨병(YOPD)’이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구 10만 명당 약 10.2명이 젊은 발병형 파킨슨병(YOPD) 환자인 것으로 보고됐다.

파킨슨병은 조금씩,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에 언제부터 병이 시작됐는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 주요 증상으로는 몸의 움직임이 느려지는 서동, 몸에 힘을 빼고 있을 때 발생하는 떨림, 근육이 뻣뻣해지는 강직 등이 있다. 다만, 이러한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심한 잠꼬대나 우울감, 후각 저하, 변비 등 비운동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는 조기 진단의 단서가 되기도 한다.

아직 파킨슨병의 완치법은 없지만, 약물·수술·재활 운동으로 증상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운동은 질환의 진행을 늦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 학술지 네이처 파킨슨스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유산소 운동이 보행 속도, 균형, 운동 기능을 유의미하게 개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미국 러시대 연구에서는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주 3회, 6개월간 지속한 환자군에서 증상 진행이 더뎠다는 결과가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