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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녹색 지중해 식단이 뇌 노화를 늦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스라엘 벤구리온대·미국 하버드대·독일 라이프치히대 국제 공동 연구팀은 식단이 뇌 노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실제 나이와 뇌 나이는 다를 수 있다. 젊어도 고혈압·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뇌 노화가 가속될 수 있다. 뇌 나이는 주로 MRI(자기공명영상)를 통해 예측된다. 뇌 노화가 가속할수록 인지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런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위험 인자는 '식습관'이다. 연구팀은 세계 최대 규모의 뇌 MRI 식이 연구 중 하나인 'DIRECT PLUS' 시험 결괏값을 기반으로, 뇌 노화와 식단의 관계를 분석했다. DIRECT PLUS 시험은 300여 명을, ▲건강한 식생활 지침 제공군(대조군) ▲표준 지중해식 섭취군 ▲녹색 지중해식 섭취군으로 무작위 배정해 18개월 동안 식단을 유지하도록 했다.

대조군은 단순히 국가 권장 식사 지침에 따라 일반적인 건강식 권고만 제공됐다. 표준 지중해식 섭취군은 올리브유 기반의 적당한 지방 섭취와 견과류, 채소, 과일, 통곡물, 콩류, 생선 섭취가 권장됐다. 적색육과 가공식품 섭취는 제한했고, 연구에서는 매일 14g의 호두를 섭취하도록 했다. 녹색 지중해식은 표준 지중해식에 폴리페놀 섭취를 늘린 것으로, 매일 28g의 호두와 3~4컵의 녹차 그리고 만카이라는 수생 식품을 추가로 먹도록 했다. 육류 섭취는 더 엄격하게 제한했다.

DIRECT PLUS 시험에서는 18개월 시험 전후 뇌 건강 변화를 추적하기 위해 뇌의 모든 부위를 MRI 촬영했다. 혈청 단백질 87개도 측정·분석했다.


연구팀은 이 데이터를 뇌 나이 예측 모델에 넣어, 식이 요법 개입 전후 참가자들의 뇌 노화 정도를 측정했다. 낮은 체중, 허리둘레, 이완기 혈압, 당화혈색소 수치가 젊은 뇌 나이와 관련이 있었다. 또 갈렉틴-9과 데코린이라는 단백질의 수치가 높을수록 뇌 노화가 가속화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갈렉틴-9은 특정 수용체에 결합하면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유도해 알츠하이머병 위험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경도인지장애 환자나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갈렉틴-9 수치가 증가하곤 한다. 데코린은 세포외 기질 구조 단백질로, 뇌척수액 내 데코린 수치 증가는 알츠하이머병의 초기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분석 결과, 녹색 지중해식과 표준 지중해식을 섭취한 그룹에서 뇌 노화가 늦춰진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녹색 지중해식을 섭취한 그룹에서 뇌 노화가 크게 늦춰졌다. 식단을 하는 18개월 사이, 녹색 지중해식단을 섭취한 사람은 갈렉틴-9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한 반면, 지침만 들은 대조군은 데코린 수치가 증가했다. 뇌 노화가 빨라졌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 연구를 주도한 이스라엘 벤구리온대 아이리스 샤이 교수(하버드대 겸임교수)는 "이 연구는 신경 질환의 진행을 늦추기 위해 어떤 식단을 개발해야 하는지 전략을 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로 간단하고, 접근하기 쉬운 혈액 검사로 뇌 상태를 확인하는 지표를 확인했다"며 "만카이, 녹차, 호두 등 폴리페놀이 풍부한 녹색 지중해 식단의 신경 보호 효과도 확인했다"고 했다.

앞서 DIRECT PLUS 시험에서는 두 지중해 식단 모두 뇌 위축을 약 50% 늦추는 것으로 보고했다. 두 식단은 혈당 조절 능력을 개선하고, 당화혈색소 수치도 감소시켰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Clinical Nutrition'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