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 정신질환을 동시에 앓는 사람은 치매에 걸릴 위험이 11배까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우울증과 불안장애가 함께 있는 경우, 치매 위험이 가장 컸다.
프랑스 폴 브루스 병원 연구진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14년에 걸쳐, 파리 비세트르 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은 45세 이상 환자 36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모두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사람들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의 정신질환 유형과 치매 진단 여부 사이의 연관성을 추적했다.
분석 대상이 된 정신질환은 총 여섯 가지로,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등 정신병적 장애, 물질 사용 장애(알코올·약물 등), 인격장애, 양극성 장애 등이다. 연구진은 각 환자가 이 중 몇 가지를 동시에 앓고 있는지와 치매 진단 여부를 함께 살펴봤다.
분석 결과, 두 가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한 가지만 앓는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약 2.3배 높았다. 세 가지를 동시에 앓는 경우에는 4.6배, 네 가지 이상을 앓는 경우에는 11.1배까지 치매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신질환이 하나씩 더 늘어날수록 치매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조합이었다. 이 두 질환을 함께 앓는 환자의 경우, 치매로 진단될 확률이 최대 89.6%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특정 조합은 치매 위험을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여러 정신질환을 함께 앓을 때 치매 위험이 얼마나 가파르게 커지는지를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첫 사례다. 기존에도 우울증과 불안장애 같은 정신질환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었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치매 위험이 약 1.9배, 불안장애는 약 2.2배 높다는 것이 대표적인 통계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여기에 ‘여러 정신질환이 겹치면 위험이 단순 합이 아니라 훨씬 더 커진다’는 사실을 수치로 처음 제시했다.
정신질환이 치매로 이어지는 원인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뇌의 미세혈관이 손상되거나, 염증 반응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변화가 뇌의 노화와 신경 퇴행성 변화, 즉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신질환이 치매의 초기 징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는 치매 진단 5년 전부터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환자들도 다수 포함됐으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치매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정신질환이 두 가지 이상 동반된 환자에 대해 조기 치매 선별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혈액 검사나 뇌척수액 검사,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영상 검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치매를 증상이 생기기 전에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특히 정신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일부는, 사실상 이미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 정밀한 검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동반은 그 자체로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이 환자군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인지 기능 평가와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J Mental Health’에 지난 9일 게재됐다.
프랑스 폴 브루스 병원 연구진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14년에 걸쳐, 파리 비세트르 병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은 45세 이상 환자 36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들은 모두 한 가지 이상의 정신질환을 진단받은 사람들이었다. 연구진은 이들의 정신질환 유형과 치매 진단 여부 사이의 연관성을 추적했다.
분석 대상이 된 정신질환은 총 여섯 가지로, 우울증, 불안장애, 조현병 등 정신병적 장애, 물질 사용 장애(알코올·약물 등), 인격장애, 양극성 장애 등이다. 연구진은 각 환자가 이 중 몇 가지를 동시에 앓고 있는지와 치매 진단 여부를 함께 살펴봤다.
분석 결과, 두 가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한 가지만 앓는 사람보다 치매 위험이 약 2.3배 높았다. 세 가지를 동시에 앓는 경우에는 4.6배, 네 가지 이상을 앓는 경우에는 11.1배까지 치매 위험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신질환이 하나씩 더 늘어날수록 치매 위험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조합이었다. 이 두 질환을 함께 앓는 환자의 경우, 치매로 진단될 확률이 최대 89.6%에 달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특정 조합은 치매 위험을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여러 정신질환을 함께 앓을 때 치매 위험이 얼마나 가파르게 커지는지를 정량적으로 보여주는 첫 사례다. 기존에도 우울증과 불안장애 같은 정신질환이 치매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여럿 있었다. 우울증 환자의 경우 치매 위험이 약 1.9배, 불안장애는 약 2.2배 높다는 것이 대표적인 통계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여기에 ‘여러 정신질환이 겹치면 위험이 단순 합이 아니라 훨씬 더 커진다’는 사실을 수치로 처음 제시했다.
정신질환이 치매로 이어지는 원인에 대해서는 몇 가지 설명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뇌의 미세혈관이 손상되거나, 염증 반응이 만성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변화가 뇌의 노화와 신경 퇴행성 변화, 즉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신질환이 치매의 초기 징후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는 치매 진단 5년 전부터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던 환자들도 다수 포함됐으며, 우울증이나 불안장애가 치매의 전조 증상일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정신질환이 두 가지 이상 동반된 환자에 대해 조기 치매 선별 검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혈액 검사나 뇌척수액 검사,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영상 검사 기술이 발전하면서, 치매를 증상이 생기기 전에 조기에 찾아내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특히 정신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일부는, 사실상 이미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 정밀한 검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우울증과 불안장애의 동반은 그 자체로 위험도가 높기 때문에, 이 환자군에 대해서는 심층적인 인지 기능 평가와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BMJ Mental Health’에 지난 9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