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인물사전]

이를 하얗게 만드는 라미네이트, 얼굴을 갸름하게 하는 양악수술. 많은 현대인은 아름다움을 위해 얼굴을 바꾸는 데 거리낌이 없다. 그런데, 정작 얼굴의 뼈가 어떻게 구성되고 어떤 기능을 하는지에 대한 관심은 적다. 지난 10일 출간된 책《얼굴의 인문학》 저자 서울아산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이지호 교수는 인류사를 통해 얼굴뼈가 해부학적으로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 알기 쉽게 풀었다. 이 교수는 현재 대한구강악안면외과학회 이사, 대한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이사로 활동하며 구강암 환자의 치료와 회복에 힘쓰고 있다. 20년 넘게 수많은 환자의 얼굴뼈를 다룬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 들어봤다.
- 이 책 쓰게 된 계기는?
“20년 동안 진료를 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보통 환자를 한 번 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짧게는 몇 년, 길게는 거의 평생 봐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면 환자들의 아픈 이야기 말고 인간으로서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듣게 된다. 단순히 의술을 응용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해부학을 사람에 관한 이야기와 엮어서 책으로 쓰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구강악안면외과가 생소한 사람도 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구강악안면외과는 구강, 턱, 얼굴 부위의 질환, 외상, 기형, 종양 등을 진단하고 외과적 치료를 시행하는 치과의 한 전문 분과다. 치과에는 여러 분과가 있는데 구강악안면외과는 수술에 특화된 과다. 간단하게는 사랑니 발치부터 고난이도 임플란트, 뼈 이식, 턱과 안면의 외상을 치료한다. 구강암을 포함한 악안면 영역의 종양 제거와 재건 수술도 시행한다. 사고나 기형으로 인한 안면부 손상의 회복과 안면윤곽, 양악 수술까지 담당한다.”
- 얼굴뼈, 특히 중요한 이유는?
“사실 우리 몸에 필요 없는 장기는 하나도 없다. 특별히 얼굴뼈가 가진 중요성이 있다면 외부 자극을 가장 먼저 받는다는 것이다. 오감(五感)이 얼굴에 몰려 있다 보니 해부학적으로 복잡할 수밖에 없고 똑같은 손상이 오더라도 다른 부위보다 손상이 훨씬 크다. 예를 들어 대포알이 날아와서 팔에 맞는 것과 얼굴에 맞는 것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그만큼 얼굴과 얼굴뼈는 치명적인 공간이다. 또, 얼굴은 우리가 살면서 1차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말해야 하고 냄새를 맡고 표정으로 표현을 해야 한다. 음식을 먹고 숨 쉬는 것까지 모두 얼굴에서 시작된다. 게다가 책에서 언급했듯이 진단 장비가 잘 발달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얼굴의 점막 등으로 전반적인 건강을 진단했다. 얼굴뼈는 바로 이런 얼굴을 지지하는 근간이다.”
- 얼굴뼈에 대해 흔히 갖고 있는 오해는?
“책을 쓰는 과정에서 전공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았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얼굴뼈가 단순히 몇 개의 뼈 덩어리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하더라. 그래서 책의 1장에서부터 얼굴뼈를 구성하는 22개의 뼈를 나열하고 복잡한 ‘3D 퍼즐’이라고 별명을 붙였다. 그만큼 복잡하면서도 신기한 공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독자들이 이런 얼굴뼈를 갖고 있는 귀하고 신비로운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 책에서는 라미네이트, 양악수술 등처럼 이와 턱을 변형하는 시도가 고대 시대부터 있었다고 언급됐던데?
“그렇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조사하다가 놀랐던 게 옛날 사람들이나 요즘 사람이나 예뻐지고 싶은 욕망은 똑같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에 일부러 구멍을 내거나 위아래 턱뼈를 몇 주간 묶거나, 이를 억지로 당기는 등의 시도를 했다. (물론 고대와 달리) 오늘날 치료는 기술의 발전으로 정교해지면서 더 드라마틱한 변화를 얻을 수 있다. 수술은 물론, 3D 기술도 도움이 되고 있다.”
- 이 책 쓰게 된 계기는?
“20년 동안 진료를 보면서 많은 사람을 만났다. 보통 환자를 한 번 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짧게는 몇 년, 길게는 거의 평생 봐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면 환자들의 아픈 이야기 말고 인간으로서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듣게 된다. 단순히 의술을 응용하는 게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다 보니 ‘사람’에 대한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해부학을 사람에 관한 이야기와 엮어서 책으로 쓰면 의미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구강악안면외과가 생소한 사람도 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구강악안면외과는 구강, 턱, 얼굴 부위의 질환, 외상, 기형, 종양 등을 진단하고 외과적 치료를 시행하는 치과의 한 전문 분과다. 치과에는 여러 분과가 있는데 구강악안면외과는 수술에 특화된 과다. 간단하게는 사랑니 발치부터 고난이도 임플란트, 뼈 이식, 턱과 안면의 외상을 치료한다. 구강암을 포함한 악안면 영역의 종양 제거와 재건 수술도 시행한다. 사고나 기형으로 인한 안면부 손상의 회복과 안면윤곽, 양악 수술까지 담당한다.”
- 얼굴뼈, 특히 중요한 이유는?
“사실 우리 몸에 필요 없는 장기는 하나도 없다. 특별히 얼굴뼈가 가진 중요성이 있다면 외부 자극을 가장 먼저 받는다는 것이다. 오감(五感)이 얼굴에 몰려 있다 보니 해부학적으로 복잡할 수밖에 없고 똑같은 손상이 오더라도 다른 부위보다 손상이 훨씬 크다. 예를 들어 대포알이 날아와서 팔에 맞는 것과 얼굴에 맞는 것은 어마어마한 차이가 있다. 그만큼 얼굴과 얼굴뼈는 치명적인 공간이다. 또, 얼굴은 우리가 살면서 1차적으로 소통하는 공간이다. 말해야 하고 냄새를 맡고 표정으로 표현을 해야 한다. 음식을 먹고 숨 쉬는 것까지 모두 얼굴에서 시작된다. 게다가 책에서 언급했듯이 진단 장비가 잘 발달되지 않았던 과거에는 얼굴의 점막 등으로 전반적인 건강을 진단했다. 얼굴뼈는 바로 이런 얼굴을 지지하는 근간이다.”
- 얼굴뼈에 대해 흔히 갖고 있는 오해는?
“책을 쓰는 과정에서 전공자가 아닌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많았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얼굴뼈가 단순히 몇 개의 뼈 덩어리로만 되어 있다고 생각하더라. 그래서 책의 1장에서부터 얼굴뼈를 구성하는 22개의 뼈를 나열하고 복잡한 ‘3D 퍼즐’이라고 별명을 붙였다. 그만큼 복잡하면서도 신기한 공간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었다. 평범한 삶을 살고 있지만 독자들이 이런 얼굴뼈를 갖고 있는 귀하고 신비로운 존재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다.”
- 책에서는 라미네이트, 양악수술 등처럼 이와 턱을 변형하는 시도가 고대 시대부터 있었다고 언급됐던데?
“그렇다. 책을 쓰는 과정에서 조사하다가 놀랐던 게 옛날 사람들이나 요즘 사람이나 예뻐지고 싶은 욕망은 똑같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에 일부러 구멍을 내거나 위아래 턱뼈를 몇 주간 묶거나, 이를 억지로 당기는 등의 시도를 했다. (물론 고대와 달리) 오늘날 치료는 기술의 발전으로 정교해지면서 더 드라마틱한 변화를 얻을 수 있다. 수술은 물론, 3D 기술도 도움이 되고 있다.”

- ‘뇌머리뼈는 오피스, 얼굴뼈는 현장직’이라는 표현이 책에 나온다.
“얼굴은 우리 몸의 사령탑, 기업체로 보면 전략실 같은 곳이다. 이런 곳은 지시를 내리는 데가 있고 발로 뛰는 부서가 있다. 얼굴에서는 얼굴뼈가 바로 ‘발로 뛰는 곳’이다. 무언가를 보고 듣고, 의사소통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현장직’이라고 한 거다. 이를 한 번에 정리하기 위해 첫 페이지에서 머리뼈 그림에 직선으로 나눠 오피스(뇌머리뼈)와 현장직을 구분했다. 이 책은 얼굴뼈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얼굴뼈가 생각보다 우리 일상에 활발하게 관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구강악안면외과의 정체성도 강조하려 했다.”
- 얼굴뼈 중 가장 취약한 부위는?
“모든 얼굴뼈 부위가 다 위험하긴 하다. 어디에 충격이 오든 생명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히 강조하고 싶었던 부위가 측두와(temporal fossa)와 그 아래 공간 측두하와(infratemporal fossa)다. 책에서 한 챕터를 할애해서 얼굴뼈에 치명적인 공간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관자놀이와 아래턱뼈 내측에 가려진 공간이다. 수많은 혈관과 신경이 통과하지만 꽁꽁 숨겨져 있고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
- 얼굴뼈 손상은 얼마나 치명적인가?
“얼굴뼈는 일종의 보호막이기도 하다. 외부 충격을 분산해 안에 있는 혈관 등을 보호한다. 그런데, 얼굴뼈가 부러져 혈관 같은 곳까지 손상되면 출혈이 많이 발생하고 신경학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정적으로 기도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책에도 언급했는데 혀는 공중에 팽팽하게 매달려 있는 큰 근육 덩어리다. 얼굴뼈가 손상되면 혀를 잡고 있던 근육들이 무너져 혀가 기도를 막을 수 있다. 혀가 넘어가지 않아도 얼굴뼈에 외상이 발생하면 많이 붓고 감염이 와서 기도가 막힐 수 있다. 이렇듯 얼굴뼈는 생명과 직결된 신체 부위라고 볼 수 있다.”
- 나이 들수록 특히 신경 써야 할 얼굴뼈 부위는?
“사실 성인이 되고 얼굴뼈가 완성되면 엄청난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크게 변하지 않는다. 다만,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치아와 치주조직, 잇몸뼈 등은 끊임없이 외부 자극과 마주하고 취약한 환경에 노출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평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 얼굴뼈 보존을 위해 추천할 만한 생활습관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 중요하다. 칫솔질을 꼼꼼히 하고 금주,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감염이나 만성 치주질환을 예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고, 신체를 움직이는 스포츠 활동을 할 때는 안전장치를 착용해야 한다. 영양문제와 외상으로 인한 손상도 얼굴뼈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손톱을 무는 습관이나 턱을 괴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특히 성장기에는 부정교합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딱딱한 음식을 자주 먹는 것도 치아 손상과 턱관절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
“얼굴은 우리 몸의 사령탑, 기업체로 보면 전략실 같은 곳이다. 이런 곳은 지시를 내리는 데가 있고 발로 뛰는 부서가 있다. 얼굴에서는 얼굴뼈가 바로 ‘발로 뛰는 곳’이다. 무언가를 보고 듣고, 의사소통해야 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현장직’이라고 한 거다. 이를 한 번에 정리하기 위해 첫 페이지에서 머리뼈 그림에 직선으로 나눠 오피스(뇌머리뼈)와 현장직을 구분했다. 이 책은 얼굴뼈 이야기를 한다는 것을 알려주면서 얼굴뼈가 생각보다 우리 일상에 활발하게 관여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구강악안면외과의 정체성도 강조하려 했다.”
- 얼굴뼈 중 가장 취약한 부위는?
“모든 얼굴뼈 부위가 다 위험하긴 하다. 어디에 충격이 오든 생명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특히 강조하고 싶었던 부위가 측두와(temporal fossa)와 그 아래 공간 측두하와(infratemporal fossa)다. 책에서 한 챕터를 할애해서 얼굴뼈에 치명적인 공간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관자놀이와 아래턱뼈 내측에 가려진 공간이다. 수많은 혈관과 신경이 통과하지만 꽁꽁 숨겨져 있고 쉽게 접근하기 힘들다.”
- 얼굴뼈 손상은 얼마나 치명적인가?
“얼굴뼈는 일종의 보호막이기도 하다. 외부 충격을 분산해 안에 있는 혈관 등을 보호한다. 그런데, 얼굴뼈가 부러져 혈관 같은 곳까지 손상되면 출혈이 많이 발생하고 신경학적으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결정적으로 기도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 책에도 언급했는데 혀는 공중에 팽팽하게 매달려 있는 큰 근육 덩어리다. 얼굴뼈가 손상되면 혀를 잡고 있던 근육들이 무너져 혀가 기도를 막을 수 있다. 혀가 넘어가지 않아도 얼굴뼈에 외상이 발생하면 많이 붓고 감염이 와서 기도가 막힐 수 있다. 이렇듯 얼굴뼈는 생명과 직결된 신체 부위라고 볼 수 있다.”
- 나이 들수록 특히 신경 써야 할 얼굴뼈 부위는?
“사실 성인이 되고 얼굴뼈가 완성되면 엄청난 사고나 질병이 발생하지 않는 이상 크게 변하지 않는다. 다만, 책에서 언급한 것처럼 치아와 치주조직, 잇몸뼈 등은 끊임없이 외부 자극과 마주하고 취약한 환경에 노출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평생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 얼굴뼈 보존을 위해 추천할 만한 생활습관은?
“가장 기본적인 것이 중요하다. 칫솔질을 꼼꼼히 하고 금주, 금연을 실천해야 한다. 감염이나 만성 치주질환을 예방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고, 신체를 움직이는 스포츠 활동을 할 때는 안전장치를 착용해야 한다. 영양문제와 외상으로 인한 손상도 얼굴뼈 건강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손톱을 무는 습관이나 턱을 괴는 습관은 피해야 한다. 특히 성장기에는 부정교합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딱딱한 음식을 자주 먹는 것도 치아 손상과 턱관절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자제해야 한다.”

- 독자들에게 마지막으로 당부하고 싶은 한 마디.
“우리는 얼굴엔 관심이 많지만, 얼굴을 떠받치는 얼굴뼈는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근육과 피부, 점막으로 덮어져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얼굴 피부만 보면서 ‘얼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건데 본질을 본 것은 아니다. 얼굴뼈는 얼굴의 근간, 집으로 비유하면 기둥 역할을 한다. 독자들의 정체성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얼굴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
“우리는 얼굴엔 관심이 많지만, 얼굴을 떠받치는 얼굴뼈는 잘 인지하지 못한다. 근육과 피부, 점막으로 덮어져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다. 얼굴 피부만 보면서 ‘얼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건데 본질을 본 것은 아니다. 얼굴뼈는 얼굴의 근간, 집으로 비유하면 기둥 역할을 한다. 독자들의 정체성의 근간이라 할 수 있는 얼굴뼈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