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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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권 MZ 세대 사이에서 ‘슈렉킹’이라는 새로운 연애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사진=영화 ‘슈렉’ 스틸컷
영어권 MZ세대 사이에서 ‘슈렉킹(Shrekking)’이라는 새로운 연애 트렌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 용어는 2001년 상영된 애니메이션 영화 ‘슈렉(Shrek)’에서 착안했다. 영화 속에서 투박한 외모의 슈렉이 아름다운 피오나 공주와 사랑에 빠지듯, 현실에서도 외모가 덜 매력적이라고 여겨지는 사람과 일부러 연애하며 “그가 외모 콤플렉스를 보상하기 위해 더 잘해주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품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가 항상 현실과 맞아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외모가 덜 매력적인 사람을 만났는데 기대와 달리 실망하거나 상처받게 됐을 때 ‘슈렉 당했다(Getting Shrekked)’라는 표현까지 쓰이고 있다.

단국대학교 심리치료학과 임명호 교수는 “슈렉킹을 선호하는 젊은 층은 친숙함에서 안정감을 찾는 경향이 있다”며 “예능 프로그램 ‘나는 솔로’에서도 외모가 뛰어난 사람이 오히려 표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스펙과 외모 중심의 사회에 피로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고, 사회 경험이 쌓일수록 편안함을 외모 이상의 가치로 여기는 경향이 커진다”고 말했다.


연애 코치이자 ‘이별 훈련소 : 마음을 바꾸는 과학’의 저자 에이미 찬은 “외모를 데이트 우선순위에서 낮게 두는 것 자체가 나쁘지 않지만, 단순히 외모가 평범하다는 이유로 상대가 더 잘해줄 것이라 기대하는 순간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슈렉킹’이라는 신조어 자체가 현대 연애 문화 속에서 사람들이 얼마나 지쳐 있는지를 보여준다”라며 “복잡해진 연애 문화 속에서 우리에게 벌어지는 감정과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단어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만약 누군가 ‘슈렉 당했다’해도 이를 실패로만 여기기 보다, 외모와 상관없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자신의 핵심 가치를 확인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며 “외모적 매력은 연애의 한 요소일 뿐, 상대의 태도나 대우를 보장하는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관계 전문가 에마 하톤 역시 “실제 성격과 외모는 무관하다”며 “상대가 당신을 기분 나쁘게 대한다면 외모와 상관없이 매력적이지 않게 느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전지대를 벗어나 새로운 만남을 시도한 결과 성장이나 연결이 아닌 후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진정한 관계는 공통된 목표와 가치에서 비롯되어야 하고, 이는 외모나 사회적 기준보다 훨씬 깊은 유대감을 형성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