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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낙상의 약 60~70%가 실내에서 발생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나라로, 노년층의 건강한 삶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낙상은 단순 사고가 아니라, 노인 사고 사망 원인 중 2위를 차지할 만큼 위험성이 크다. 2024년 질병관리청 발표에 따르면, 70세 이상 노인의 낙상사고 환자 비율은 2014년 대비 2.1배 증가했으며, 남성보다 여성이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년층의 낙상이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곳은 어딜까?

◇의외로 집 안에서 자주 발생
낙상은 빙판길이나 야외활동 중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전체 낙상의 약 60~70%가 실내에서 발생한다. 침대나 의자에서 자세를 바꿀 때, 화장실에서 미끄러질 때, 보행 중 균형을 잃을 때 주로 사고가 발생한다. 뼈와 근육이 약해진 노년층은 작은 낙상에도 고관절 골절이나 척추압박골절 같은 골절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입원치료 및 침상 안정의 장기화로 보행능력이 떨어지고, 욕창이나 폐렴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특히 한번 낙상하면 재낙상 위험이 2배 이상 높아지므로 낙상 예방을 위한 생활 관리와 집안 내 환경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고관절 골절… 치료 늦으면 사망률 70%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관절 골절로 병원을 찾은 환자의 98%가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이 중 70~80대가 전체 환자의 89.9%에 달한다. 고관절 골절을 경험한 노인의 1년 내 사망률은 20~30%, 치료가 늦거나 적절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사망률은 70%로 높아진다.

노인 골절이라 불리기도 하는 고관절 골절은 허벅지와 골반 부위를 잇는 부위가 골절되는 것으로, 노년층에 생기는 낙상 골절 사고 중 가장 주의해야 할 부상이다. 특히 골반과 연결된 대퇴골 윗부분인 대퇴경부골절의 경우 회복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리며, 보행에 지장이 생긴다. 이로 인해 장기간 침상에 누워 지내게 되면 폐렴이나 욕창, 혈전으로 인한 심장마비, 폐색전, 뇌졸중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작은 낙상사고라도 허리, 엉치 통증이나 절뚝거림 등의 증상이 있다면 하루빨리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기 치료가 핵심… 집안 환경도 개선해야
노인 낙상 사고가 발생했다면 빠른 대처가 중요하다. 조기 진단과 치료가 사망률을 줄이는 핵심이다. 바른세상병원 낙상의학센터장 엄상현 원장은 “노인 환자의 경우 대부분 골다공증이 진행돼 골절부위가 쉽게 분쇄되고, 고정 기구가 뼈에 단단히 고정되지 않아 고정 실패와 불유합 위험이 높다”며 “특히 대퇴경부 골절의 경우 골절부위에 전위가 일어나면 대퇴골두로 공급되는 혈관의 손상으로 인해 외상성 무혈성 괴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때는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이 필요하다. 엄 원장은 “전위가 없는 미세 골절은 초기 진단이 어렵기 때문에 MRI와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며 “전위가 없는 골절 단계에서 치료가 시작되면 비교적 회복이 빠르고 합병증 발생 위험도 낮아진다”고 말했다.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하체 근력과 균형감각을 키우는 운동, 약물∙영양 관리, 그리고 집안 내 환경 개선이 필수다. 특히 배우자가 없는 노인의 경우 낙상 위험이 2배가량 높다고 보고돼 있는 만큼 낙상 위험 대비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실내 안전을 위해서는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와 손잡이 설치 ▲바닥 전선 정리 ▲문턱 제거 ▲조도 개선이 권장된다. 또한 야간에 침상에서 화장실로 이동할 때 조명을 적절히 배치해 시야 확보에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