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노화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낙상 후 회복력이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노인 낙상 사고는 단순 넘어지는 것을 넘어 골절, 오랜 입원, 근감소, 뇌졸중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치명적이다. 낙상 사고를 방지하고 만약 넘어지더라도 빠른 회복이 중요한 이유다. 최근 노화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낙상 후 회복력이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코벤트리대 공동 연구팀은 최근 2년 사이에 낙상 경험이 있는 60~90세 고령자 694명을 대상으로 낙상 후 신체 회복력과 노화에 대한 인식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낙상 여부와 노화에 대한 생각·태도를 묻는 설문조사에 응답했다.

분석 결과, 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점수가 낮은 사람은 점수가 높은 사람보다 낙상 후 신체 기능 저하를 겪을 확률이 높았다. 구체적으로 낙상 후 보행 속도가 느려질 확률이 2.6배 높았고, 일상생활에서 타인의 도움을 필요로 할 가능성과 신체활동량이 줄어들 확률 또한 각각 3배, 2.2배 높았다.

이번 연구에서 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낙상 후 신체 회복에 미치는 생리적인 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연구팀은 기존 연구를 기반으로 몇 가지 원인을 추정했다. 노화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은 자기 효능감을 높여 낙상 후 재활 과정에 지속적인 참여를 돕고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게 만든다. 스트레스 반응을 완화시켜 신체 회복력을 높이고 면역기능을 향상시켜 낙상 후 빠른 회복으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연구를 주도한 토비 엘머스 박사는 “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는 단순 기분 문제를 넘어 신체적으로 더 잘 회복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노화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회복력과 삶의 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매튜 힐 박사는 “기존 연구에서도 노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뇌졸중, 사망률 등 건강 악화와 관련된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다”며 “향후 긍정적인 노화 인식을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심리 개입법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미국노인의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Geriatrics Society)’에 최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