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사진=대한의사협회
마약류로 지정된 의약품 ‘에토미데이트’와 제조 기준이 강화된 ‘아티반’의 공급이 중단된 가운데 대한의사협회가 정부 대응을 촉구하고 나섰다.

의협은 3일 보도자료를 내고 두 약제의 공급 중단 사태가 환자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정부에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두 약제는 응급의학과, 신경과, 소아청소년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기도삽관, 뇌전증중첩증, 자살 위험 환자 관리 등 생명을 다투는 초응급 상황에 쓰는 약제다. 의협에 따르면 에토미데이트는 마약류 지정, 아티반은 제조 기준 강화로 인해 제약사들이 생산·유통을 포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이에 의협은 “정부는 대체제가 있다는 모호한 설명으로 문제를 축소하고 있다”며 “대체제가 무엇인지,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지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에토미데이트는 전신 마취 유도제 중 하나다. 프로포폴 대용으로 불법 투약하거나 오·남용하는 사례가 이어지자 정부가 지난 달 마약류로 신규 지정했다. 마약류로 지정되면 의약품 수입부터 투약까지 모든 단계에서 취급 보고 의무가 부여돼 실시간 정부 모니터링이 가능해진다. 다만 마약류 지정 여파로 국내 판매 계약이 조만간 종료될 예정이어서 11월 이후에도 에토미데이트가 공급될지는 불투명하다.


불안·긴장 등을 감소시키는 약인 아티반주사 역시 내년 6월, 재고가 소진되면 공급이 중단될 예정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보고됐다. 아티반주사는 환자 진료에 필요하지만 경제성이 없어 정부가 비용을 보전해주는 퇴장방지의약품 중 하나다.

의협은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환자의 마취 유도 및 진정에 있어 사실상 대체 약제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번 사태는 정부가 의료계의 합리적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결과로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필수의약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종합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