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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가공 식품에 포함된 특정 첨가물 12종이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가공 식품에 포함된 특정 첨가물 12종이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독일 기센대 연구팀은 ‘초가공 식품에 든 첨가물의 섭취와 사망률 간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영국 바이어뱅크에 등록된 40~75세 성인 18만6744명을 대상으로 평균 11년간 추적 조사했다. 참가자들의 평균 나이는 57세였고, 여성이 57%, 남성이 43%였다.

연구팀은 초가공 식품을 하나의 범주로 보는 기존 연구와 달리, 그 안에 들어 있는 57가지의 첨가물을 하나씩 분석했다. 참가자가 섭취한 첨가물의 양에 대해서는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의 정확한 첨가물 함량을 조사해 파악했다. 또한 연구팀은 향미 증진제, 감미료 등 하나 이상의 ‘초가공 첨가물(MUP)’이 들어간 식품을 초가공 식품으로 정의했다. 이는 가정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지 않는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을 모두 초가공 식품에 포함한 것이다. 예를 들어 라면, 과자, 탄산음료, 냉동식품 등이 있다.

분석 결과, 추적 조사를 진행한 11년 동안 총 1만203명이 사망했고, 참가자들의 음식 섭취량에서 평균 5분의 1이 초가공 식품으로 구성됐다. 초가공 식품의 섭취량이 전체 음식의 18%를 넘어섰을 때부터 사망 위험률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연구팀은 사망 위험과 관련된 5가지 첨가물 범주를 확인했다. ‘향료’ 섭취 비율이 10%인 그룹과 비교했을 때 섭취 비율이 40%인 그룹의 사망 위험은 20% 더 높았다. ‘향미 증진제’를 2% 섭취한 그룹은 전혀 섭취하지 않은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7% 높았다. ‘착색제’ 섭취 비율이 3%인 그룹과 비교했을 때 20%를 섭취한 그룹의 사망 위험은 24% 증가했다. ‘감미료’를 20% 섭취한 그룹은 전혀 섭취하지 않은 그룹보다 사망 위험이 14% 높았다. ‘당류’ 섭취 비율이 4%인 그룹과 비교했을 때, 10%를 섭취한 그룹은 사망 위험이 10% 증가했다.


연구팀은 사망 위험을 높이는 성분 열두 가지와 위험을 낮추는 성분 한 가지도 발견했다. 사망률 증가와 연관성을 보인 첨가물은 ▲향미 증진제(글루탐산염(MSG), 리보뉴클레오타이드) ▲인공 감미료(아세설팜, 사카린, 수크랄로스) ▲가공 보조제(고결방지제, 경화제, 증점제) ▲당류(과당, 전화당, 유당, 말토덱스트린) 등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초가공 식품에 포함된 초가공 첨가물을 세부적으로 나눠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며 “다만 참가자들의 자기 보고에 의존했고, 인구학적 구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첨가물 중 ‘겔화제’는 유일하게 사망 위험을 낮췄다. 연구팀은 겔화제가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밝히지는 않았지만, 겔화제가 수용성 식이섬유의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펙틴, 구아검, 카라기난 등 많은 겔화제는 물에 녹는 수용성 식이섬유의 일종이다. 이들이 소화기관에서 젤 형태로 변해 음식물의 소화를 늦추고 혈당 상승을 억제하며,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 기여했을 수 있다.

이번 연구는 'e클리니컬메디슨' 저널에 지난 8월 25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