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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헬스조선DB
의정 갈등으로 병원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던 지난해 응급실을 찾은 손상 환자가 50% 넘게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손상 환자 중 운수사고를 당한 10대 청소년 절반가량이 ‘자전거’를 타다가 다쳤다.

◇응급실 이용이 제한되면서 경증 환자 방문 줄어
28일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 현황과 특성에 대한 조사 결과를 담은 ‘2024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를 발표했다. 이번 통계는 손상 예방 정책 수립 및 활용을 위해 2006년부터 실시해 온 ‘응급실손상환자심층조사’ 결과다.

23개 참여병원의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는 총 8만6633명으로, 2023년 대비(20만3285건) 42.6%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런데 입원 분율은 23.7% (2023년 16.1%, 7.6%p ↑), 사망 분율은 2.6%(2023년 1.2%, 1.4%p↑)로 오히려 증가했다.

이에 대해 질병청은 “의료계 상황으로 인해 응급실 이용이 제한되면서 경증 환자들의 방문이 줄어든 대신 입원이나 사망 위험이 높은 중증 환자들이 주로 응급실을 이용한 데 따른 것”이라며 “2024년 통계는 환자 수 급감이라는 한시적 의료계 상황을 고려해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전체 손상환자 중 남자(56.5%)가 여자(43.5%)보다 많았으며, 연령별로는 70세 이상이 19.3%로 가장 많아 2006년 조사 이래 처음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구조 변화와 함께 경증 환자의 응급실 이용 감소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연령별 손상 위험 요소 상이… 청소년은 ‘자전거’
지난해부터 추가된 소아·청소년 손상 분석 결과에 따르면 0~18세 소아·청소년 손상 환자는 총 2만963명으로, 남자(59.8%)가 여자(40.2%)보다 많았다. 특히 3~6세(24.0%)와 1~2세(22.9%)의 영·유아 및 아동에서 손상 발생이 많았다.

가장 많이 발생한 손상 기전은 추락·낙상(40.8%)이었고, 집(58.6%)에서 많이 발생했으나, 연령이 증가할수록 학교·교육 시설과 도로에서의 손상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발생 부위 및 양상으로는 외상성 뇌손상(38.8%)과 타박상· 표재성 손상(30.2%)이 주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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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질병관리청 제공
주목할 점은 연령에 따라 손상 유형과 원인이 뚜렷하게 구분됐다는 점이다. 1~6세 영유아 단계에서는  차량 탑승 및 보행 중 운수사고 비율이 높아 놀이 및 등·하원 경로에서의 안전 강화가 필요함을 보여준다.

7~18세는 자전거 사고가 두드러져 전체 운수 사고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그러나 자전거 헬멧 착용률은 5.3%로 매우 낮아 머리 손상 예방을 위한 헬멧 착용 습관의 중요성을 확인할 수 있다. 아울러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변속기나 브레이크 없이 하나의 기어만을 사용하는 픽시 자전거가 유행하고 있어 손상 위험이 커지고 있다.


실제 국민안전처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이 시험한 결과, 픽시 자전거는 주행 속도가 시속 10km일 때 제동 거리가 일반 자전거보다 5.5배(5.5m) 길었다. 속도가 시속 20km로 높아지면 제동 거리는 13.5배 급증하는 등 사고 위험이 높아 청소년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질병청은 생애주기별 맞춤형 손상예방 정책과 교육 자료를 개발·보급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