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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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수준의 근육을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한 90대 여성 육상 단거리 선수가 화제다./사진=워싱턴포스트 캡처
20대 수준의 근육을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한 90대 여성 육상 단거리 선수가 화제다.

지난 24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은 이탈리아 파도바에 거주하는 엠마 마리아 마첸가(92)의 건강 비결을 조명했다. 마첸가는 90세 이상 여자 실내외 100m, 200m 달리기 종목에서 세계기록을 네 개나 보유하고 있다. 앞서 작년 5월 200m 실외 경주에서 51.47초로 세계 신기록을 세웠고, 한 달 후에는 결승선을 50.33초로 통과하며 자신의 기록을 1초 앞당겼다. 바람이 없는 실내 200m 경주에서도 54.47초로 세계 신기록을 세운 바 있다.

이탈리아와 미국 과학자들은 마첸가가 90대의 나이에도 달릴 수 있는 비결을 알아내기 위해 그의 근육, 신경, 미토콘드리아(세포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세포 소기관)를 연구했다. 연구진은 마첸가의 대퇴사두근에서 근육 시료를 채취해 샘플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순발력과 관련된 속근섬유는 건강한 70세와 비슷해서 나이에 비해 좋은 편이었으나 특출난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지구력과 연관된 지근섬유는 20대 젊은이와 비슷했고, 근육으로 이어지는 혈류와 신경 경로 역시 마찬가지였다. 연구진은 “마첸가는 근육에 산소를 전달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근육 내 미토콘드리아가 잘 보존돼 있다”고 말했다.

마첸가는 오는 9월 이탈리아 카타니아에서 열리는 100m, 200m 단거리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훈련하고 있다. 그는 일주일에 두세 번 한 시간 정도 달리고, 쉬는 날이면 산책을 한다. 마첸가는 “하루 종일 실내에 머물러 본 적이 없다”며 “여름에도 집 근처 트랙이나 강둑에서 달린다”고 했다. 마첸가의 달리기 비결에 대해 알아본다.


◇지근섬유, 피로는 줄이고 신체 안정성 키워
과학자들이 주목한 마첸가의 건강한 지근섬유는 피로 감소와 바른 자세 유지에 도움이 된다. 지근섬유는 에너지를 생산할 때 산소를 사용해 탄수화물과 지방을 효율적으로 분해하는 유산소 대사를 이용한다. 이 과정에서 에너지는 느린 속도로 꾸준히 생성되기 때문에 근육이 장시간 활동해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지근섬유는 우리 몸의 안정성에도 중요하다. 우리 몸의 코어 근육(복부, 등, 골반)처럼 지속적인 수축이 필요한 근육들은 지근섬유로 구성돼 있다. 이 섬유는 중력에 대항해 몸을 곧게 세워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미토콘드리아, 에너지를 빠르게 생산하고 노화를 지연해
마첸가처럼 활발한 미토콘드리아는 에너지 효율을 증가시키고 노화를 막는다. 미토콘드리아의 활동이 역동적이면 산소가 근육으로 잘 전달되고, 그만큼 필요한 에너지를 빠르게 생산할 수 있다. 이는 운동 성능을 향상하는 것은 물론, 일상생활의 활력을 높여 피로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 나이가 들수록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저하돼 노화는 가속된다. 그러나 미토콘드리아가 건강하면 활성산소의 생성을 억제하고, 이미 발생한 활성산소를 중화해 노화를 지연할 수 있다.

◇유산소 운동으로 신체 전반의 지구력 길러
유산소 운동은 지근섬유의 증가와 미토콘드리아의 수·크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심장과 폐 기능을 강화하는 달리기는 온몸에 산소를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한다. 이를 통해 지근섬유는 더 많은 산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만들 수 있다. 또, 혈관을 확장하고 혈류를 개선해 근육과 각 신체 조직으로 영양분도 원활히 공급한다. 미토콘드리아의 수와 크기는 그 기능의 정도에도 영향을 준다.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을 하면 근육은 평소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근육은 이런 에너지 부족 상태를 ‘스트레스’로 인식하고, 이를 제거하기 위해 미토콘드리아를 더 많이 만들고 크기를 키우는 방향으로 적응한다. 잇츠짐 플러스 김민성 부팀장(헬스 트레이너)은 “유산소 운동은 지근섬유를 발달시켜 신체 전반의 지구력을 키워 준다”며 “건강한 성인 기준으로 주 5회, 3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