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대상 국가예방접종을 확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이 나왔다.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며 건강하게 오래 사는 방법이 화두로 부상하고 있으나, 이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인 예방접종 지원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중요… 고령자, 의료비 지출 커"
주한영국대사관·주한영국상공회의소·한국GSK는 12일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에서 '2025 헬시에이징 코리아'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해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은 20.6%에 이를 전망이며, 오는 2035년에는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문제는 기대수명(평균적으로 예상되는 생존 기간, 82.7세)에 비해 건강수명(질병 없이 건강하게 생존한 기간, 64.4세)이 20년 가까이 짧다는 점이다. 건강하게 살지 못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의료비 지출, 만성질환 진료비, 사회경제적 질병 부담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노인 인구가 지출하는 진료비는 전체 비용의 약 44.1%며, 2020년 기준 고령자로 인한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은 169조4930억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고령자들이 국가 지원을 통해 맞을 수 있는 백신은 표준 독감백신과 폐렴구균 23가 다당백신뿐이다.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은 영유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는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성인 대상 예방접종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나,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국가가 백신 접종 지원을 통해 미리 대처하는 것이 사회적인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오히려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는 "감염병은 주로 영유아들이 많이 걸리지만, 질병부담과·의료비용 급증은 노년층에서 더 크게 문제가 된다"며 "어떤 백신이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건강 수준을 유지·향상시킬 수 있는 데이터가 많다면, 우선순위를 설정해서 도입 적절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 중요… 고령자, 의료비 지출 커"
주한영국대사관·주한영국상공회의소·한국GSK는 12일 서울 중구 주한영국대사관에서 '2025 헬시에이징 코리아' 포럼을 공동 개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올해 국내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은 20.6%에 이를 전망이며, 오는 2035년에는 30%, 2050년에는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문제는 기대수명(평균적으로 예상되는 생존 기간, 82.7세)에 비해 건강수명(질병 없이 건강하게 생존한 기간, 64.4세)이 20년 가까이 짧다는 점이다. 건강하게 살지 못하는 기간이 늘어나면서, 의료비 지출, 만성질환 진료비, 사회경제적 질병 부담도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노인 인구가 지출하는 진료비는 전체 비용의 약 44.1%며, 2020년 기준 고령자로 인한 사회경제적 질병부담은 169조4930억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고령자들이 국가 지원을 통해 맞을 수 있는 백신은 표준 독감백신과 폐렴구균 23가 다당백신뿐이다. 국가필수예방접종(NIP) 사업은 영유아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전문가는 건강하게 오래 살기 위해서는 성인 대상 예방접종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강보험 재정이 적자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으나,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은 국가가 백신 접종 지원을 통해 미리 대처하는 것이 사회적인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오히려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분당서울대병원 노인병내과 김광일 교수는 "감염병은 주로 영유아들이 많이 걸리지만, 질병부담과·의료비용 급증은 노년층에서 더 크게 문제가 된다"며 "어떤 백신이 질병을 예방할 수 있고 건강 수준을 유지·향상시킬 수 있는 데이터가 많다면, 우선순위를 설정해서 도입 적절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개인 비용 공동 부담도 고려해야"
이날 행사에서는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연구진이 대상포진 백신·RSV 백신을 대상으로 국내 성인 예방접종의 비용·편익을 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백신의 경우 국내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할 때 투입 비용 대비 사회경제적 편익이 약 1.52로 나타났으며, RSV 백신은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회경제적 편익이 1.65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편익 수치가 1을 초과할 경우, 투입된 비용보다 더 큰 사회적 편익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화여대 약대 이한길 교수는 "이번 분석은 성인 예방접종이 질병 예방을 넘어 장기적인 사회경제적 편익을 가져오는 공공투자라는 것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새로운 비용 부담 모델로 '코페이먼트(정부와 국민이 백신의 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방식)'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일본, 프랑스, 싱가포르에서 백신 사업을 지원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가령 일본의 경우 국비 30%, 지자체 예산 10~40%, 개인 부담금 30~60% 비율로 백신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이한길 교수는 "현재 NIP 제도에서는 국가가 영국처럼 모든 백신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본·프랑스·싱가포르 사례처럼 '코페이먼트' 모델을 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병청 "NIP 도입, 당국 예산 초과… 변화 필요성은 동의"
질병관리청은 예산의 한계로 인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이형민 의료안전예방국 예방접종정책과장은 "6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백신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2조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한데, 질병청의 올해 예산은 1조 6698억원으로 기관 전체 예산을 상회하는 비용이 필요하다"며 "보건학·의료계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까지 판단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의 단가가 높은 것도 문제점이다. 가령 대상포진과 RSV 백신은 병원마다 접종 가격이 다르지만, 대체로 한 번 접종하는 데 25~3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특히 대상포진 사백신의 경우 총 2번 접종하는 것이 권고 사항이다.
다만, 해외의 흐름을 참고해 고령자의 백신 접종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이형민 과장은 "NIP 도입을 고려 중인 백신을 선정하는 기준, 산업계에서 준비해야 될 내용들을 담은 매뉴얼을 연말 중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사회경제적 비용 절감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도 소개했다. 연구진이 대상포진 백신·RSV 백신을 대상으로 국내 성인 예방접종의 비용·편익을 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백신의 경우 국내 5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할 때 투입 비용 대비 사회경제적 편익이 약 1.52로 나타났으며, RSV 백신은 60세 이상 고령층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사회경제적 편익이 1.65로 나타났다. 사회경제적 편익 수치가 1을 초과할 경우, 투입된 비용보다 더 큰 사회적 편익이 발생한 것으로 간주된다.
이화여대 약대 이한길 교수는 "이번 분석은 성인 예방접종이 질병 예방을 넘어 장기적인 사회경제적 편익을 가져오는 공공투자라는 것을 입증하는 결과"라고 말했다.
새로운 비용 부담 모델로 '코페이먼트(정부와 국민이 백신의 비용을 나눠 부담하는 방식)'를 제안하기도 했다. 이는 일본, 프랑스, 싱가포르에서 백신 사업을 지원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가령 일본의 경우 국비 30%, 지자체 예산 10~40%, 개인 부담금 30~60% 비율로 백신 가격을 지불하고 있다.
이한길 교수는 "현재 NIP 제도에서는 국가가 영국처럼 모든 백신의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일본·프랑스·싱가포르 사례처럼 '코페이먼트' 모델을 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여러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질병청 "NIP 도입, 당국 예산 초과… 변화 필요성은 동의"
질병관리청은 예산의 한계로 인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이형민 의료안전예방국 예방접종정책과장은 "60세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대상포진 백신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서는 2조원이 넘는 비용이 필요한데, 질병청의 올해 예산은 1조 6698억원으로 기관 전체 예산을 상회하는 비용이 필요하다"며 "보건학·의료계의 문제뿐만 아니라 사회적 합의까지 판단에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신의 단가가 높은 것도 문제점이다. 가령 대상포진과 RSV 백신은 병원마다 접종 가격이 다르지만, 대체로 한 번 접종하는 데 25~30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특히 대상포진 사백신의 경우 총 2번 접종하는 것이 권고 사항이다.
다만, 해외의 흐름을 참고해 고령자의 백신 접종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이형민 과장은 "NIP 도입을 고려 중인 백신을 선정하는 기준, 산업계에서 준비해야 될 내용들을 담은 매뉴얼을 연말 중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