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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움병원 박형근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중년 이후 어깨 통증을 단순 근육통으로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어깨에서 ‘뚝’ 소리와 함께 시작되는 극심한 통증, 밤잠을 설치게 하는 지속적인 불편함은 단순한 통증이 아닌 '회전근개파열'일 가능성이 크다. 회전근개파열은 특히 40대 이후 중년층에게 자주 발생하는 질환으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회전근개는 어깨관절을 감싸고 있는 네 개의 근육과 힘줄을 말하며, 어깨의 안정성과 움직임을 책임지는 핵심 구조다. 이 부위에 파열이 발생하면 어깨를 들어 올리거나 옆으로 벌리는 기본적인 동작조차 제한될 수 있다. 문제는 이 증상이 근육통이나 단순한 어깨 결림으로 오인되기 쉽다는 점이다. 진단이 늦어질 경우 파열 범위가 확대되고, 치료 난이도도 함께 높아진다.

회전근개파열은 반복적인 어깨 사용, 외상, 퇴행성 변화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며, 특히 활동량이 많은 40~60대에서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초기에는 염증과 통증을 조절하고 근육을 강화하는 보존적 치료가 시도된다. 약물치료, 물리치료는 기본이며, 최근에는 손상된 힘줄 조직의 재생을 유도하는 프롤로주사(증식치료)가 많이 활용되고 있다. 이 방법은 특히 파열이 부분적이거나 수술을 피하고 싶은 환자에게 좋은 비수술 치료 옵션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계속되거나 파열이 크다면 수술이 불가피하다. 이때 선택되는 치료가 관절내시경 수술이다. 절개 부위가 작고, 흉터나 감염의 위험이 적으며, 회복 속도 또한 빠르다는 장점을 가진 최소침습 수술이다. 어깨관절 내부를 카메라로 직접 확인하며 정확하게 손상된 부위를 봉합할 수 있어 치료의 정밀도 역시 높다.

이러한 수술적 치료에 재생의학을 접목하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PRP(자가혈혈소판농축액) 주사는 환자의 혈액에서 농축한 성장인자를 손상 부위에 주입하여 조직 재생을 유도한다. 또 다른 치료법인 리제네텐은 콜라겐 패치를 활용해 파열된 힘줄 주변의 회복 환경을 개선해 주는 기술로, 특히 재파열 위험이 높거나 광범위한 손상에 효과적이다. 단순히 봉합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힘줄의 ‘질’을 회복시키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 핵심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이다. 어깨를 들 때 통증이 심하거나, 밤에 통증으로 잠을 이루기 어렵고, 팔을 옆이나 뒤로 움직이기 힘들며, 어깨에서 ‘뚝’ 소리가 나면서 갑작스러운 통증이 발생한다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야 한다. 적절한 시기에 진단하고 치료한다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일상으로의 완전한 복귀가 가능하다.

회전근개파열은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겪을 수 있는 질환이지만, 이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는 것은 금물이다. 적절한 보존적 치료와 필요시 정밀한 관절내시경 수술, 그리고 환자 맞춤형 재생치료까지 통합적으로 접근한다면 회복은 훨씬 빠르고, 결과는 더 좋아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어깨 상태에 관심을 갖고, 증상이 있다면 조기에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다.

치료의 출발은 진단이고, 회복의 완성은 환자 맞춤형 치료다.

(*이 칼럼은 새움병원 박형근 원장의 기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