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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립아트코리아
“어깨가 욱신거리고 팔을 위로 들기가 힘들어요.”

중년 이후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흔히 ‘오십견’이라 생각하지만, 만성적인 어깨 통증의 대부분은 오히려 ‘회전근개파열’일 가능성이 높다. 어깨 통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인 회전근개파열은 오십견과는 전혀 다른 질환이다. 치료 방향도 다르다. 오십견과 달리 회전근개파열은 흔히 수술해야 낫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는 그렇지 않다. 정확한 진단 후 적절한 비수술 치료를 받는다면, 수술 없이 충분히 회복 가능하다.

회전근개파열, 정확한 진단이 먼저
회전근개파열은 어깨 관절을 둘러싼 네 개의 힘줄(극상근, 극하근, 견갑하근, 소원근) 중 일부가 손상되거나 완전히 끊어진 질환이다. 팔을 들어 올릴 때 어깨 깊숙한 곳에 통증이 있거나, 밤에 통증이 심해 수면을 방해받는다면 회전근개 손상을 의심할 수 있다. 연세스탠다정형외과 장기준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회전근개파열의 조기 진단이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가 통증이 비슷한 다른 질환들이 많기 때문”이라며 “어깨를 돌렸을 때 오십견은 모든 방향에서 통증이 나타나고, 회전근개파열은 특정 방향에서 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회전근개가 손상되면 어깨뼈와 인대 간의 균형이 무너지고, 반복적인 충돌로 염증과 통증이 악화된다. 특히 부분 파열 상태를 방치하면 남아있던 힘줄까지 찢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회전근개가 완전히 끊어졌거나 통증이 극심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봉합술이 필요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특히 부분 파열이라면 수술 없이도 충분히 치료가 가능하다. 장기준 원장은 “무조건 수술을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힘줄이 얼마나 찢어졌는지, 환자의 나이와 직업, 통증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콜라겐 등 비수술 치료 발전
회전근개 부분 파열이나 경미한 손상일 경우 약물치료, 프롤로주사, 체외충격파,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회복을 유도할 수 있다. 최근 콜라겐 주사치료와 줄기세포 치료 같은 재생을 도와주는 치료법이 더해지면서 보다 효과적인 치료를 기대할 수 있다. 콜라겐 주사는 손상된 인대 부위에 콜라겐을 직접 주입해 조직 재생을 유도하고, 염증을 완화시켜 회복 속도를 높이는 방식이다. 장 원장은 “염증과 미세 파열이 반복되는 부위에 콜라겐을 투여하면 힘줄이 다시 두꺼워지고 조직 밀도가 높아져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줄기세포 치료 역시 손상 부위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조직 재생을 촉진하고 재파열 위험을 낮춰주는 효과가 있다.

치료만큼 중요한 게 재활이다. 특히 남아 있는 힘줄을 강화해 어깨 기능을 회복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 장 원장은 “남은 회전근개가 20%밖에 안된다해도, 꾸준한 재활 운동으로 그 조직을 두껍게 만들면 70~80% 수준의 기능 회복이 가능하다”고 했다. 회전근개파열시 재활은 관절의 가동 범위를 넓히고, 약해진 근육을 단련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상태에 따라 재활 기간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2~3개월 이상 꾸준히 진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상태에 맞는 비수술 치료와 재활을 병행한다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수준까지 회복이 가능하다. 장기준 원장은 “어깨 통증은 자가 진단하면 위험하므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