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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휴가 떠나는 중, 선글라스를 두고 온 걸 깨달았다. 사진 찍으려고 팬시점에서 산, 저가형 패션 선글라스만 있을 뿐이다. 이때 이 선글라스라도 쓰는 게 나을까? 아니다. 만약 렌즈 색이 짙다면 오히려 눈 건강을 해칠 수도 있다.

먼저 렌즈 색이 진할수록 자외선 차단 효과가 좋을 것으로 착각하기 쉬운데, 여러 연구를 통해 두 가지는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텍사스대 연구팀 연구 결과, 투명한 렌즈도 자외선 차단 효과가 있었다.

오히려 색만 짙고 자외선 차단율이 낮은 선글라스는 눈으로 들어오는 빛의 양을 늘리기 위해 동공을 확장해 자외선 노출을 더 높일 수 있다. 눈에 도달하는 자외선량이 선글라스를 쓰지 않을 때보다 더 증가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눈이 자외선에 장기간 노출되면 눈 속에 활성산소가 생성돼 각종 안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파장이 긴 UV-A 자외선은 각막은 물론 수정체와 망막까지 침투해, 백내장·황반변성 등 중증 안질환 위험이 커진다. 중파장인 UV-B 자외선은 각막 염증과 화상을 유발할 수 있다.


선글라스를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제 자외선 차단율'을 확인하는 것이다. UV-B는 99%, UV-A는 50% 이상 차단하는 선글라스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특히 시력이 발달하고 있는 청소년 시기에는 수정체가 투명해 자외선이 더 깊게 침투할 수 있으므로, 더욱 선글라스 선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구매한 지 4~5년이 지났다면, 자외선 차단율이 떨어졌을 수 있으므로 가까운 안경점을 찾아 자외선 차단 측정 기기로 확인해 보는 게 좋다.

밝은눈안과 강남 천현철 원장은 "자외선 차단 기능이 떨어지면서 색상이 진한 선글라스는 눈 건강을 해친다"며 "만약 자외선으로 눈이 충혈되고 통증이 있으면 인공눈물을 점안하고 눈을 감은 상태로 휴식을 취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선글라스를 여름철 차 안에 보관하는 것은 삼가야 한다. 고온에 노출되면 렌즈 코팅막이 갈라져, 자외선 차단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10만 원대 이상 선글라스 18종을 한국소비자원에서 고온에 두고 확인했더니, 85도에 이르니 15개 제품에서 변형, 손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잠시 둔다면 안경렌즈가 위로 가도록 케이스에 넣어 그나마 시원한 조수석 서랍 안이나 팔걸이 쪽 콘솔박스에 넣어두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