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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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거주하는 맥켄지 스텔리(23)는 지난해 둘째 출산 후 모유가 과잉 생산되자​ 모유 판매로 거액을 벌어 화제다./사진=더 미러
미국 일부 보디빌더들 사이에서 모유가 ‘천연 단백질 보충제’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한 산모가 모유 판매로 거액을 벌어 화제다.

지난 6일(현지시각) 더 미러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거주하는 맥켄지 스텔리(23)는 지난해 둘째 출산 후 모유가 과잉 생산되자 병원에 모유를 제공하는 기관인 ‘타이니 트레저스(Tiny Treasures)’에 모유를 팔기 시작했다. 그는 모유 1온스(약 30mL)당 1달러(약 1400원)를 받아 한 달에 1000달러(약 140만 원)를 벌었다. 스텔리가 이 사실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자, 모유를 사고 싶다는 보디빌더들의 요청이 이어졌다. 그는 “보디빌더에겐 1온스당 5달러(약 7000원)로 더 높은 가격에 모유를 판매했다”며 “한 달 평균 3500달러(약 480만 원)의 수익을 냈다”고 말했다. 스텔리는 “모유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유관이 막히지 않도록 규칙적인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모유는 내 몸과 시간을 쏟아 얻은 산물”이라고 했다. 그는 심지어 효율적인 모유 재고 관리를 위해 냉장고도 하나 더 마련했다.


스텔리처럼 모유를 판매하는 현상은 적지 않게 발견되고 있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미국 조지아주의 간호사 키이라 윌리엄스도 지난 5월부터 미숙아에게 기부하고 남은 모유를 보디빌더들에게 판매해 왔다. 그는 “하루에 800달러(약 111만 원)를 번 적도 있다”고 말했다. 모유 판매가 증가하면서 최근 미국에서는 근육 강화를 위해 모유를 마시는 보디빌더들의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모유에는 아기의 성장과 발달에 필요한 영양소가 모두 들어있어 ‘아기가 먹는 최초의 슈퍼푸드’라고 불리는 만큼 성인에게도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서 비롯된 현상이다. 하지만 이 같은 믿음에는 과학적 근거가 없으며 오히려 주의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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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유를 마시는 보디빌더들./사진=틱톡 계정 'sethguthrie4', 'paulylong' 캡처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모유가 신생아의 면역력(면역 단백질) 강화와 성장(불포화지방산·비타민·무기질) 발달에 최적화된 영양 성분을 갖추고 있지만, 성인에게 특별한 이점은 없다고 설명한다. 오히려 비공식적인 경로로 거래되는 모유는 위생 관리가 미흡해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의 위험이 크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약국(FDA)는 “개인 간 거래되는 모유는 B·C형 간염,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등 각종 바이러스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모유 섭취가 근육 성장을 돕는다는 보디빌더들의 주장도 과학적 근거가 없다. 성숙유(분만한 지 10~15일 지났을 때 나오는 모유)의 영양 성분을 따졌을 때 단백질 함량은 총열량의 7%에 불과하다. 이는 보디빌더들이 흔히 섭취하는 유청 단백질 보충제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예를 들어 단백질 보충제 1회분(20~25g)을 모유로 대체하려면 하루에 수 리터를 마셔야 한다. 영국 퀸 메리 런던대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Journal of the Royal Society of Medicine’에 온라인 모유 거래 실태에 대한 분석 결과를 보고하면서 “모유가 성인에게 주는 효과는 사실상 플라시보 효과(위약 효과)에 불과하다”며 “섭취하는 양에 비해 감염 위험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임민영 기자 | 김건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