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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변에 거품이 자주 생긴다면 고혈압, 당뇨병, 루푸스, 신장질환, 요로감염을 의심해야 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소변을 볼 때 거품이 자주 생기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 것은 ‘단백뇨’의 증상이다. 단백뇨란 신장에서 걸러져야 할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오는 현상을 뜻한다. 최근 미국 신경과 전문의 레쉬미 베르마 박사는 “단백뇨는 여러 질환의 신호”라며 “대표적으로 고혈압, 당뇨병, 루푸스, 신장질환, 요로감염이 원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고혈압=고혈압이 오래 지속되면 신장의 사구체(혈액을 여과하는 모세혈관 덩어리)가 손상돼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단백뇨가 생긴다. 이로 인해 소변량이 줄거나 탁해질 수 있고, 얼굴·발의 부종, 두통, 시야 흐림 같은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는 고혈압이 혈액순환과 신장 기능 모두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치료의 핵심은 혈압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염분 제한과 체중 조절 같은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항고혈압제를 사용한다.


▷당뇨병=당뇨병에서는 고혈당이 신장 사구체를 손상시켜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면서 단백뇨가 생긴다. 소변에 당이 섞이면 점성이 높아져 거품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이외에도 소변량이 늘고(다뇨), 배뇨 횟수가 잦아지며, 단내가 나는 소변이 나타날 수 있다. 세포가 에너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 갈증, 피로,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생긴다. 치료는 철저한 혈당 관리가 핵심으로, 인슐린·혈당강하제와 함께 식사·운동 요법을 병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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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당뇨병, 루푸스, 신장질환, 요로감염이 있다면 단백뇨뿐만 아니라 동반 증상이 나타난다./그래픽=김민선
▷루푸스=자가면역질환인 전신홍반루푸스는 면역계가 자기 몸을 공격하는 병이다. 이때 면역 복합체가 신장 사구체에 쌓여 염증을 일으키며 단백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 단백뇨가 생긴다. 혈뇨가 동반돼 소변이 붉거나 갈색으로 변하기도 한다. 전신적으로는 관절통, 발열, 극심한 피로, 피부 발진이 흔히 나타나는데 이는 면역계가 여러 조직을 동시에 공격하기 때문이다. 전신홍반루푸스 치료는 스테로이드와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염증과 면역 반응을 억제하는 것이 기본이다. 증상 조절과 장기 손상 예방을 위해 항말라리아제, 생물학적 제제, 생활 습관 관리가 병행된다.

▷신장질환=사구체신염이나 만성신부전 같은 신장질환에서는 사구체 여과 기능이 손상돼 단백뇨가 생긴다. 사구체신염은 신장의 여과 단위인 사구체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며, 만성신부전은 신장 기능이 점차 저하돼 노폐물과 수분을 배출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소변이 탁하거나 붉게 변하고, 소변량이 줄어들 수 있다. 전신 부종, 체중 증가, 고혈압, 피로 같은 증상은 노폐물과 수분이 쌓이면서 나타난다. 치료는 원인과 진행 정도에 따라 스테로이드, 저염식, 체액 조절을 시행한다. 필요할 경우 투석이나 신장이식이 이뤄진다.


▷요로감염=요로감염이 생기면 세균과 염증 물질이 소변에 섞여 단백뇨가 나타날 수 있다. 요로감염은 세균이 요로(신장, 요관, 방광, 요도)에 침입해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대표적으로 방광염, 요도염, 신우신염 등이 있다. 요로감염에 걸리면 소변은 탁하고 악취가 나며, 혈뇨가 동반되기도 한다. 소변을 볼 때 작열감과 하복부 통증을 느낀다. 소변을 자주 보거나 발열이 생길 수도 있다. 이는 세균 감염으로 방광과 신장이 자극받기 때문이다. 치료는 항생제 복용이 기본이며,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 소변을 자주 배출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