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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클립아트코리아
임신 합병증이 심해 불가피하게 일을 관두는 여성이 많다. 이에 소득이 줄어 가정 경제가 불안정해질 경우, 태아의 뇌 발달에 악영향이 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덴버대 연구팀은 63명의 신생아와 그 부모를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했다. 임신 기간의 가정 소득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연구팀은 모체 임신 도중 수차례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직장과 직장 외 기타 수입원에서의 월소득을 파악하고, 월별 소득 변화와 월소득-월 지출 비율을 계산했다. 소득이 직전 달의 25% 이상 감소한 달은 소득 급감이 있었던 달로 간주했다.

아이가 태어난 후에는 신생아들이 자는 동안 MRI(자기공명영상)으로 뇌를 촬영해, 기억과 스트레스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해마’와 감정 조절과 두려움 반응을 관장하는 ‘편도체’ 크기를 측정했다.

수집한 자료들을 분석한 결과, 절반 정도의 가정이 임신 기간 적어도 한 번의 소득 급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 가정에서 소득 급감이 더 흔하긴 했으나, 모든 소득 수준에서 이러한 현상이 보편적으로 관찰됐다.


소득이 급감한 개월 수가 많은 가정에서 태어난 신생아일수록 우측 해마·편도체의 크기가 작은 경향도 있었다. 해마와 편도체가 작으면 기억력과 감정 조절 능력 등이 떨어질 수 있다. 신생아의 출생 시 몸무게, 전반적 뇌 크기 등 다른 요인의 영향을 배제했을 때도 이러한 경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소득 급감을 경험한 부모들은 임신 기간에 느낀 불안과 스트레스 수준이 더 높은 편이었다.

덴버대 가족 아동 신경과학 연구소 소속 연구자 제네비브 패터슨은 “임신 기간의 월소득 감소는 부모에게 큰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임신 기간의 스트레스는 부모뿐 아니라 태아에게도 영향을 미치므로, 정치권에서는 산모가 있는 가정의 경제적 안정성을 태아의 올바른 발달을 위한 중요한 요소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 학술지 ‘발달 과학(Developmental Scie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