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를 농촌의 급속한 고령화와 도시 중심으로 설계된 치매 관리 정책의 한계로 분석한다. 농경원 김수린 연구원은 “치매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병 가능성이 커진다”며 “농촌은 도시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치매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왔지만, 인구가 많은 도시 기준으로 설계돼 농촌 현실과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농촌의 치매 복지 인프라는 도시와 큰 격차를 보인다. 전국 256곳의 치매안심센터는 지역별로 접근성에서 현저한 차이를 보인다. 대도시에서 센터 한 곳이 담당하는 면적은 평균 43㎢이지만, 농촌은 566.1㎢로 약 13배 넓다. 실제 사례를 보면 격차는 더 두드러진다. 경남 양산시는 485.7㎢ 넓이에 치매안심센터가 본소와 분소 각각 한 곳씩만 있다. 전남 순천시는 서울보다 면적이 넓은 910.96㎢이지만, 센터는 분소 포함 두 곳에 불과하다. 분소를 제외하면 두 도시 모두 사실상 센터가 한 곳뿐이다. 한 지자체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예산과 인력이 모두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서울은 605.2㎢ 면적에 25곳의 치매안심센터가 있으며, 분소까지 합치면 39곳으로 농촌과는 접근성 차이가 압도적이다.
이러한 인프라 격차는 치매 검진 참여율 저하로 이어진다. 치매 검진은 ▲1차 선별검사(치매안심센터) ▲2차 진단검사(신경과 병원) ▲3차 감별검사(MRI·CT 가능한 종합병원) 순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농촌은 신경과·정신과 전문의와 종합병원이 부족해 검진을 위해 장거리 이동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격차 해소를 위해 만 60세 이상 중위소득 120% 이하 국민을 대상으로 치매 조기검진사업을 운영하고, 진단검사비를 지원하고 있다. 송영(이동 차량) 서비스도 마련했지만, 외곽 거주민은 이용이 쉽지 않다.
김수린 연구원은 제도 정착 전까지 개인과 지역사회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자녀들이 전화로 부모님의 변화를 알아차리기는 어렵다”며 “노인과 대면하는 주변인이나 본인이 스스로 변화를 빨리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앙치매센터에서 제공하는 자가진단표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6개 이상 문항에 해당할 경우 한 번쯤 진료 받아보길 권한다.